동아시아 여행 이야기/중국 - 화중 지역

중국 후난성(湖南省, 호남성) 장자지에(张家界, 장가계) - 티엔즈샨(天子山, 천자산)

YK Ahn 2022. 1. 22.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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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산(天门山)은 장가계(张家界,장자지에)에서 남쪽으로 8km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반면, 우리가 장가계라고 부르는 장가계국가삼림공원(张家界国家森林公园)은 장가계에서 북쪽으로 25km정도 떨어져 있다. 이 장가계국가삼림공원은 거대해서 하루만에 볼 수는 없고 적어도 3일정도는 봐야 어느정도 볼 수 있기 때문에 입장권을 구매하면 3일인가 4일동안 입장할 수가 있다. 이 거대한 장가계 공원 중 가장 먼저 가봤던 곳은 천자산(天子山, 티엔즈샨)이라는 곳이다. 장가계 공원은 입장할 수 있는 곳이 4군데 정도가 있는데 그 중 우리는 동쪽 입구에 있는 호텔을 잡아놨기에 항상 동쪽으로 입장하였다. 동쪽으로 입장하면 한참을 버스를 탄 후 케이블카를 타고 바로 천자산으로 갈 수가 있는데, 개인적으로 이 장가계에서 케이블카는 정말 탈만 하다. 장가계의 환상적인 풍경을 케이블카를 타고 바로 옆에서 혹은 위에서 내려다보는 경험은 아무리 멋진 산에 있는 케이블카라고 해도 비교가 되질 않는다. 

 판타지 세계 같았던 천문산 풍경으로 다시 들어가는 느낌인데, 그 규모가 더 커졌다. 

 바람만 살짝 불어 케이블카가 흔들리면 옆에 바로 부딪힐 것 같이 아슬아슬하게 바위 사이를 지나간다. 도대체 이런 곳에 어떻게 케이블카를 설치했는지도 신기할 따름이다.

 뾰족하게 솟아난 듯한 바위산들 꼭대기에 또 솟아나 있는 나무들도 신기하다.

 케이블카를 타고 곡예비행을 하듯 바위산들 사이사이를 지나 정상에 도착하였다. 지금은 천자산이라고 불리는 이 산의 원래 이름은 나무들로 빼곡히 덥힌 바위들의 모습을 따서 청암산(青岩山, 칭옌샨)이라고 불렸다고 한다. 하지만 명나라 시기였던 1353년, 지방 소수민족인 토가족(土家, 투지아)의 향대곤(向大坤, 샹다쿤)이라는 사람이 정부의 소수민족에 대한 불합리한 대우에 대한 불만을 품고 이 곳 천자산으로 들어와 자신을 천자왕이라고 부르며 반란을 일으켰다. 이 장가계 지방의 소수민족들과 원주민들의 지지에 힘입어 30년 넘게 이곳을 지배했으나, 1385년 압도적인 숫자의 명나라 군대와 40일간의 치열한 전투를 벌인 끝내, 향대곤은 전투에서 사망하고 반란을 막을 내렸다고 한다. 이후 이곳 사람들은 그를 기억하기 위해 이 산을 천자산이라고 불렀고, 명나라는 그 이름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였으나 원주민들에 의해 그 이름은 계속 전해져 내려와 결국은 천자산이라는 정식 이름을 얻게 되었다고 한다. 

 도대체 이런 첩첩산중에 험난한 바위산에서 어떻게 전투를 벌일 수 있었는지도 신기하다. 

 이런 곳에도 맥도널드가 있다. 날씨가 너무 더워서 맥도널드에서 잠깐 쉬었다가 갔다.

 천자산의 최고 경치. 케이블카를 타고 천자산에 오른 후 길을 따라 걸어내려오면 이런 장관을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장가계의 이런 풍경은 세계에서 오직 장가계에만 있을 듯 하다. 까마득한 절벽아래 빼곡히 들어찬 나무들 사이로 갑자기 우뚝 솟아난 듯 한 바위기둥들이란.... 사실은 이 곳도 중국 중서남부지역을 형성하는 카르스트지형이라 침식에 의해 만들어 진 곳이다. 신비한 돌기둥들이 있는 이 곳은 안개 낀 날이 많은데, 안개가 짙게 껴있으면 마치 거대한 사람들이 모여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한다. 

 천자산의 또 하나의 자랑은 이 어필봉(御笔峰, 위비펑)이라고 하는 뾰족한 봉우리들로 이루어진 돌기둥들이다. 

 천자산의 풍경을 볼 수 있는 전망대들이 여기저기 숨어 있기 때문에 전망대를 다니면서 다른 모습과 다른 각도에서 볼 수 있다.

 

장가계 4대 풍경 중 하나인 천자산에 대해서 중국인은 이렇게도 말한다. '수인식득천자면 귀래불견천하산(谁人识得天子面,归来不看天下山)'. '천자산을 본 사람은 천하의 다른 산들은 보러 오지 않는다'는 뜻이다. 혹은 '부유천자산 왕도무릉원不游天子山,枉到武陵源)'이라며 '천자산을 보지 않으면, 무릉원이 의미없다'이라고 한다. 여기서 무릉원(武陵源)이란장가계국가삼림공원(张家界国家森林公园), 삭계곡(索溪峪), 천자산(天子山), 양가계(杨家界) 등 4개의 풍경구를 합쳐서 부르는 말이다. 중국에서 풍경이 좋은 곳에 가면 늘 비슷한 말이 있기는 하지만, 그만큼 천하절경이 많기도 해서 일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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