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다한 이야기/일상 생활 이야기

북한 지폐와 중국의 위조 지폐

YK Ahn 2022. 1. 2.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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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 업무상 미국에 가기 위해 중국 광동성의 심천에 있는 선전바오안국제공항에 갔었던 적이 있다. 심천국제공항에서 미국으로 바로 가는 비행기가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심천공항에서는 국제항공편이 많이 없어 인천공항으로 가려고 했던 것이다.

 공항 하차장에서 내린 후 공항 앞에서 흡연 중 누군가 말을 걸어왔었는데, 자기들이 북한사람이라고 하였다. 지금은 조선족 사투리가 익숙해져서 그런지 10년 전에 대학원에서 북한사람을 만났을 때보다 훨씬 알아듣기가 쉬었다. 그들은 자기들이 북한 사람인데, 혹시 환전해 줄 수 있냐고 했다. 사실 환전은 아니고 북한돈이 사실 별로 가치가 없다보니 스스로도 기념으로 북한 화폐를 살 생각이 없냐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한국돈이 2만원정도 있었는데, 이걸 주고 5천원권 한장, 5백원권 한장, 2백원권 한장을 받았었다. 실제 지폐인지도 모르겠고 위조지폐일 것 같기도 하지만, 사실 실제 지폐여도 딱히 화폐로서의 가치가 없을 것 같기는 했다. 실제 가치가 있다면 대략 한국돈으로 7500원정도의 가치이긴 한데, 이후 북한에서 화폐계혁을 한번 했었기 때문에 이제는 전혀 가치가 없을 듯 하기도 하다. 그래도 어차피 기념(?)으로 산 것이기도 하고, 기념이라기 보다는 어쩌면 그냥 신기해서 산 것인데, 덕분에 무미건조하고 의미없었을 그 한 순간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 특별한 순간이 되었다.

 위조지폐 얘기를 잠깐 하자면, 지금은 나도 그렇고 중국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폐를 사용하지 않고 위챗이나 알리페이등을 사용해서 금융활동을 하지만, 처음에 중국에 왔을 때는 이런 지불방식을 몰라서 꽤 오랫동안 지폐를 사용했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중국에서 위조지폐가 상당히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위조지폐는 늘 있지만, 어리버리한 외국인들을 많이 이용했던 것 같기도 하다. 대부분 택시에서 위조지폐를 거스름돈으로 많이 받았는데, 받을 때는 모르다라 이걸로 지불하려고 하면 위폐라고 다시 돌려준다. 한번은 은행에서 계좌를 열기 위해 첫 입금을 하려고 돈을 냈더니 위조지폐라고 해서 경찰이 왔던 적도 있었다. 뭐 말도 안 통하는 외국인이 멍청하게 위조지폐를 은행에다가 낸 것이었으니 별 문제 없이 간단하게 주소와 이름, 전화번호만 남겨놓고 해결되기는 했지만 말이다. 오른쪽의 사진이 중국에서 받았던 20원짜리 위조지폐들 중 일부인데, 그냥 보면 잘 모르겠지만, 한국의 지폐처럼 중국에서 위폐방지 문양들이 있어서 만져보면 약간 다르다고 한다. 게다가 위폐의 일련번호가 모두 똑같다. 아마 같은 공장에서 같은 시기에 뽑아서 대량으로 유통시킨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어느나라나 다 그렇듯이 중국에서도 위조지폐를 사용하다 걸리면, 고의성과 액수에 따라 처벌이 달라진다. 고의성이 없이 모르고 사용했다면 따로 처벌을 받지는 않지만, 어디서 누구한테 받았는지등을 설명해야 하고 나처럼 인적사항을 남겨야 한다. 외국인의 경우, 따로 그렇게 심하게 추궁하지는 않는 듯 하다. 위조지폐 사용액수에 따라 벌금형만 처해질 수도 있고, 징역을 살수도 있다. 하지만 액수가 딱 정해진 것도 아니다. 

 

아래는 중국의 위조지폐 사용에 대한 처벌내용이다. 

<형법>

비교적 큰 액수: 1만~10만위안의 벌금과 3년 이하의 징역

거대한 액수: 2만~20만 위안의 벌금과 3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

특별히 거대한 액수: 5~50만 위안의 벌금 또는 재산 몰수, 10년 이상의 징역

 

<인민은행법>

위폐구입 및 고의 사용시, 15일 이하의 구류 혹은 1만 위안 이하의 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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