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여행 이야기/중국 - 서남 지역

중국 사천성(四川省, 쓰촨성) 양산(凉山, 링샨) - 로고호(泸沽湖, 루구후) 여신만(女神湾, 뉴션완)

YK Ahn 2022. 4. 7.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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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의 서쪽 쓰촨성(四川省, 사천성)과 윈난성(云南省, 운남성) 사이에 있는 루구후(泸沽湖, 로고호)는 그것이 위치한 험난한 지리적 요인으로 인해 외부와 단절된 시간이 오래되어서 그런지 호수와 관련된 많은 신화가 있다. 이 루구후의 상징이자 이 곳의 원주민이라고 할 수 있는 모수오(摩梭, 마사족) 사람들이 신성하게 여기는 거무뉴션샨(格姆女神山, 거무여신산)이 정면으로 보이는 호수의 만이 있는데, 이 곳의 이름이 바로 뉴션완(女神湾, 여신만)이다. 또한 이 여신만은 거무 여신의 연인이었다가 산이 되어버린 호우롱(后龙山, 후용산)으로 가는 길에 있다. 거무 여신이 산으로 변해버린 호우롱을 지켜보기 위해서 자기 스스로도 산이 되어 거무 여신산이 되었으니 당연히도 거무 여신산은 호우롱산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이 여신만에서 굉장히 잘 보인다.

 이 여신완은 루구후의 풍경 중 가장 으뜸인 곳으로도 알려져 있지만, 루구후의 다른 곳들과는 달리 차가 없다면 가기가 힘든 외딴 곳에 있다. 그러다보니 방문하는 사람들도 다른 곳들과는 다르게 적어, 붐비지 않고 굉장히 조용하고 평화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다. 게다가 만 자체가 서쪽을 향하여 있어 이곳에서 보는 노을은 루구후에서 최고라고 한다. 

 루구후도 이미 산 깊은 곳이지만, 여신만으로 가는 길을 다시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가는 느낌이다.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호변으로 가보았다. 주요 도로에서 꽤 멀리 떨어져있다보니 사람들이 있어서 굉장히 조용했다.

왠지 살짝 태국의 마야해변이 생각나기도 하지만, 다시 보면 전혀 다른 느낌이기도 하다. 

 

태국 (Thailand) 푸켓 (Phuket, ภูเก็ต) - 아일랜드 호핑 (Island hop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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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신만에는 이렇게 특이하게 생긴 나룻배들이 많이 떠 있는데, 이는 루구후에 사는 모수오족의 전통 배인 주차오찬(猪槽船, 저조선), 풀어쓰자면 돼지여물통배이다. 통나무에 안을 파서 만들었는데, 그 모양이 돼지여물통같이 생겼다고 해서 붙혀진 이름이다.  

 모수오족들이 이 주차오촨이라는 배를 만들어 사용하게 된 것은 이 지역에 내려오는 전설 속에서 찾을 수 있다. 내려오는 전설에 의하면 원래 이 루구후의 지역은 호수가 아닌 저지대였다고 한다. 이 곳에는 9개의 마을에 사람들이 살고 있었고 저지대가 그렇듯이 땅이 비옥하여 곡식이 풍부하였다. 거무여신산이라고도 불리는 사자산(狮子山)의 산기슭에는 씨에바오쿠(谢报库, 사보고)라는 곳에서 항상 샘물이 끊임없이 흘렀다고 한다. 이 마을 중 한 곳에 사는 벙어리 고아는 늘 이 사자산에 올라가 소와 양들에게 줄 풀을 뜯어오면서 이 샘물에서 물을 마셨는데, 어느날 더이상 샘물이 흐르지 않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샘물이 나오던 곳을 따라 동굴 속으로 들어가니 커다란 물고기가 어느 구멍을 막고 있는 것이 보였다. 작은 칼을 커내서 물고기의 한쪽을 잘라서 요리를 해서 먹었다. 다음날 다시 그곳에 가보니 전날 칼로 베어낸 자리가 완전히 나아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벙어리 고아는 더이상 집에서 음식을 싸가지 않고 늘 이곳에서 물고기 요리를 해 먹게 되었는데, 이를 이상하게 여긴 사람들이 벙어리 고아를 미행하여 이 곳을 알아차리게 되었다. 탐욕에 눈먼 사람들은 9마리의 소와 9마리의 말을 이끌고 가서 커다른 물고기를 동굴 속 구멍에서 뽑아내었다. 하지만 물고기가 막고 있던 구멍에서는 물이 끊임없이 세차게 나오기 시작해서 걷잡을 수 없이 커지더니 홍수가 나면서 마을이 물에 잠기고 결국은 지금의 호수가 되었다고 한다. 이 홍수가 날 때, 한 마을에서 돼지에게 음식을 주던 한 여인은 산에서 들리는 물소리가 심상치 않고 홍수가 날 것 같아, 자신의 두 아이를 돼지 여물통에 넣어 홍수 속에서도 살아남게 하고 자신은 물에 빠져서 헤어나오지 못하였다고 한다. 훗날 이 두 아이가 이 곳에 사는 모수오족의 선조가 되었으며, 이 용감한 어머니를 기억하기 위해 호수를 무친후(母亲湖, 모친호)라고도 부른다고 한다. 또한 이 두 아이가 탔었던 돼지여물통은 지금의  주차오찬(猪槽船, 저조선)이라는 배의 시작이 되었다. 

 지금은 루구후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을 위한 배에 불과하지만, 모수오 사람들에게는 호수에서 낚시를 하고 호수를 가로지를 때 사용하던 중요한 배인 것이다. 

 이곳에서의 노을이 정말 멋있다고 하지만, 낮의 풍경도 매우 멋지다. 

 산으로 변해버린 자신의 연인을 바라보고 있는 거무 여신산은 어디서 보아도 장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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