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유럽 여행 이야기/터키 - 중앙 아나톨리아 지역

터키(Turkey) 네브셰히르 주(Nevşehir ili) 위르귑(Ürgüp) - 카파도키아 (Cappadocia) 괴레메 국립공원(Göreme National Park) Kizilcukur Valley

YK Ahn 2020. 3. 14.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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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부터 서둘러 코니아(Konya)에서 네브셰히르(Nevşehir)로 이동하여, 카파도키아(Cappadocia)를 이루고 있는 한 부분인 위르귑(Ürgüp)에 도착하였다. 위르귑은 인구수가 2만명도 안되는 굉장히 작은 동네이지만, 카파도키아를 찾는 수많은 관광객 덕분에 도시는 활기를 띄고 있었다. 


 카파도키아에 오고 나서야 알게 된 것이, 카파도키아는 굉장히 넓은 지역을 가르키는 말이라는 것이었다. 우리가 머문 네브셰히르 주 뿐만 아니라 카이세리(Kayseri) 주, 키르셰히르(Kırşehir) 주, 악사라이(Aksaray) 주, 니데(Niğde) 주 등 5개의 터키 주에 걸쳐 광활하게 펼쳐져 있으며 이 중 괴레메 국립공원(Göreme National Park), Kaymakli Underground City, Derinkuyu underground city 등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지역으로 등록되어 있다고 한다.  


 호텔에 도착하여 짐을 풀고 리셉션에서 카파도키아 여행에 대해서 이것저것 물어보았다. 우선 카파도키아에서 가장 유명한 열기구. 리셉션에서 열기구를 예약하기는 했냐고 물어봐서 아직 안했다고 하니, 그럼 No chance라고 하며 적어도 2달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고 했다. 혹시나 취소자에 의한 기회나 다른 여행사는 없냐고 물어봐도 impossible이라고 하였다. 호텔에서 나와 2~3개의 다른 여행사에도 물어봤으나 결과는 마찬가지여서 결국 카파도키아에서의 열기구는 포기하게 되었다. 대신 열기구를 구경할 수 있는 투어가 있다고 하였는데, 좀 더 자세히 물어보니 새벽같이 모여서 열기구들이 잘 보이는 경치가 좋은 곳에 차로 데려다 주는 그런 투어였었다. 이 후 카파도키아의 주요 관광지들을 돌아다니는 투어도 있었으나, 이런 것들은 차만 렌트할 수 있으면 충분히 우리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결국 투어 프로그램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우선 렌트를 할 수 있는 곳을 찾아 나섰다. 


 위르귑의 중앙에, 그리고 우리가 머물렀던 호텔의 바로 앞에 있는 언덕. 호텔인지 군사시설인지, 관광시설인지 뭔지 모르는 곳. 철조망이 있어 군사시설인가 했는데, 유적지들이 있어 박물관인가도 싶었다.





 호텔 주변에 있는 렌트카 사무실 5~6군데를 가보았는데, 이미 차가 모두 예약되어 있거나 현재 보유하고 있는 차가 없다고 하여 거의 포기할 때 쯤, 마지막으로 들어간 사무실에서 렌트카는 모두 나가고 없고 혹시 자기 아버지가 사용하시는 SUV를 빌릴 의향이 없냐고 물어봐서 결국 그 차를 빌리게 되었다. 렌트카 업체에서 업체 운용하는 사람의 아버지 차를 빌리게 될 줄은 전혀 상상도 못하였지만, 없는 것보다는 비교도 안되기 때문에, 사실 차를 빌리지 못했다면 카파도키아를 어떻게 여행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즐겁게 여행할 수 있었다. 빌린 차는 기아(KIA)의 스포티지. 


 어쨌든 차를 렌트할 수 있게 되어 즐거운 마음으로 카파도키아에서의 여행을 시작하였다. 괴레메 국립공원에서 위르귑으로 들어가는 경계에 있는 Three graces 혹은 Three beauties라고 불리는 곳으로 먼저 향하였다. 





 이 세 미녀(Three beauties or three graces)라고 불리는 신기한 바위는 후두(Hoodoo) 혹은 요정의 굴뚝(Fairy chimney), 텐트 바위(Tent rock) 또는 버섯바위라고도 불리는 지질학적 지형으로 풍화침식이 잘 일어나는 지반 위에 상대적으로 단단한 암석이나 돌이 있어 오랜 시간에 걸쳐 지반이 깍여 나가 마치 높은 기둥에 누군가 돌을 올려 놓은 것처럼 생긴 지질학적 지형을 일컫는다고 한다. 마치 성인 두명과 어린아이 한명이 어딘가를 급히 향하고 있는 것과 같은 형상이라 이와 관련된 전래동화(?)도 내려오는데, 그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오래 전 이 곳이 왕국이었던 시절, 아름다운 딸을 가진 왕은 왕비가 죽고 공주와 둘이서 살고 있었다고 한다. 공주는 착하고 총명하며 아름답기까지 하였기에 많은 사람들이 공주와 결혼을 하기를 꿈꾸고 있었지만, 공주는 보잘것 없는 양치기 소년과 사랑에 빠지게 되고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왕의 눈을 피해 결국 왕궁에서 빠져나와 양치기와 도망쳐서 숨어 살게 되었다. 이후 이 둘 사이에서 예쁜 딸이 태어나게 되고, 아버지가 그리웠던 공주는 자신의 딸, 즉 손주를 보게 되면 아버지도 노여움을 풀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여 셋은 굳은 결심과 떨리는 마음으로 왕궁으로 향하였다. 그러나 자신을 버리고 도망간 딸에게 여전히 화가 나 있던 왕은 왕궁의 병사들을 시켜 셋을 잡아 처형시키라는 명령을 내리고, 공주와 양치기 그리고 그들 사이에 난 딸은 다시 급하게 도망을 치게 되었다. 병사들과 이들의 거리가 점점 좁혀지자 공주는 신에게 제발 자신들을 돌이 되게 해달라고 빌어 이 셋은 그 자리에서 돌이 되었다고 하는 이야기이다.  그래서인지 이 세 버섯바위는 급히 앞을 달려가는 큰 바위 하나와 그를 쫓아가는 치마를 입은 여인과 엄마의 치마폭에 안겨 가는 아이와 같은 형상을 하고 있다.





 마치 누가 올려놓은 듯한 바위




 언덕을 오르면 시야가 트인 넓은 풍경을 볼 수 있다.




 사진 속 멀리 위르귑 도시가 보인다. 




 이 곳에도 오랜 시간동안 문명이 있었기에, 사람들이 이런 척박해 보이는 곳에서도 살 곳을 마련하였는데, 바위 중간 중간에 보이는 작은 터널같은 곳이 예전에 사람들이 살 던 곳이라고 한다.





세 미녀 바위를 떠나 차를 타고 운전하던 중 도로에 view point 라는 곳이 보여서 들어가 보았는데 Kizilcukur Valley(키질추크루 계곡?)였다. 이 계곡은 기괴한 바위와 지형으로 이뤄진 곳으로 카파도키아의 가장 유명한 곳 중 하나인 괴레메 공원(Göreme National Park)의 절경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된다. 







 주차장에 바로 공원 안에 있어 주차를 한 후 길을 따라 언덕으로 올라가 보았다.






 거대한 버섯 바위





 풍화가 만들어낸 바위 구멍.








 언덕의 꼭대기까지 올라오면 보이는 풍경. 끝없이 펼쳐진 괴레메 공원과 중간중간 작은 마을들이 보인다.





 언덕 위네는 특별한 것은 없고 평평한 들판이 있다.




 주변을 구경한 후 언덕 밑으로 다시 내려와 보니 가시처럼 뾰족뾰족 돋아난 것 같은 기괴암들이 만들어낸 풍경이 더욱 신기하게 보인다.





 주차장에서 다시 차를 몰고 길로 나가던 중, 비포장길이 곳곳에 보여 한번 들어가 보았다.





 언덕 위에서 볼 때와는 또다른 풍경. 계곡의 깊이가 얕지 않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석양이 지는 카파도키아의 풍경





 빛나는 석양을 등뒤로 웨딩사진을 찍고 있는 커플. 환상적인 사진이 나왔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렇게 해가 완전히 지평선 넘어로 사라질 때까지 풍경을 감상하고 다시 위르귑으로 향하였다.





 위르귑에서 꽤 괜찮은 식당을 찾았는데, 너무 먹는데 집중하다보니 아쉽게도 식당이나 음식을 찍어놓은 사진이 없었다.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배부르게 먹은 후 주변에 있던 주류판매점에서 맥주를 산 후 호텔 옥상에서 야경을 보면서 카파도키아에서 하루를 마무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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