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행 이야기 19

대한민국 서울 - 호암산

한국 출장기간 동안 주말에는 부모님집에서 지내었는데, 그 중 일요일에 아버지와 같이 집에서 멀지 않은 호암산에 짧은 등산을 갔었다. 호암산은 관악산 서쪽 끝에 있는 봉우리라고 한다. 15년전에 관악산을 아주 잠깐 올라갔던 것을 제외하면 관악산이 집에서 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올라가본 적이 없는 산인 것이다. 미성동 둘레길에서 시작하는 호암산 등산 둘레길을 따라 가다보니 호암산으로 올라가는 갈림길이 나왔다. 등산이나 산책을 하면서 이렇게 흙길을 걷는 것은 정말 오랜만이다. 중국에는 왠만한 등산로에는 모두 돌계단이나 시멘트로 길이 나있기 때문에 이러한 길들은 원래 산책로나 등산로가 아닌 비공식 루트들에만 있는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보는 무궁화꽃. 잠깐 나무가 없는 곳으로 나오자 쨍쨍 ..

한국 강원도 동해 - 추암촛대바위

지구 온난화 때문인지, 모든 것을 태워버릴 듯 한 더위에 지쳐서 유난히도 추웠던 2018년 겨울 강원도 여행이 생각났다. 너무 추워서 방파제에 부딪혀 깨져 오른 파도까지도 얼려버리는 추위 속에서 동해 추암촛대바위를 보러 갔었다. 촛대바위 끝에 앉아있는 저 갈매기는 춥지도 않나라는 생각을 했었다. 바위에 부딪혀 부서진 파도가 바람에 날려 다시 바위위로 올라타서 얼어버린 하얀 얼음들이 보는 것만으로도 살이 에이는 듯한 추위를 느끼게 해준다. 여행을 많이 다니기 전에는 잘 몰랐는데, 시간이 흘러 여러군데를 다니다보니 한국의 풍경들이 굉장히 멋있다는 것도 새삼느끼게 된다. 확실히 한국 동해의 풍경은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국가들에서는 찾을 수 없는 절경인 듯 하다. 굳이 비교하자면, 대만 동부의 풍경과 비슷할까.

한국 경기도 - 임진각 평화누리 공원

지난 추석에 한국에 갔을 때, 추석이라 딱히 갈 곳이 없어 임진강 리조트에서 송어를 먹으러 갔었다. 어렸을 적에 두어번 갔었던 것 같은데, 정말 오래 간만에 다시 간 곳이지만 기억 속에 있는 그 모습과 꽤 닮아 있었다. 요즘 미세 먼지니 황사이니 하며 한국에서 맑은 날씨를 많이 볼 수 없는 것 같은데, 지난번 추석 때만큼은 날씨가 정말 좋았던 것 같다. 네비게이션 없이 서울을 벗어나면 한참 헤매는 나와는 달리 항상 네비게이션 없이 운전하시는 아버지. 이런 길을 도대체 어떻게 기억하시는 것인지 모르겠다. 이곳이 '리조트'인 줄은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항상 임진강 송어회집이라고 일컫는 곳이었는데... 송어를 직접 양식하는 곳이라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꽤 많은 송어들을 볼 수 있다. 철갑상어도 있다는 것..

한국 서울 - 북악 스카이 팔각정

서울에는 어딜가나 차가 막히고 주차난 때문에 드라이브를 하기에 좋은 곳을 찾기 힘든데, 그나마 가볼만 한 곳이 있다면 청와대 뒤 북악산에 있는 북악 스카이 팔각정이 아닐까 싶지만, 사실 서울 근교에도 경치 좋은 곳을 찾기 쉽고, 북악산길을 운전하는 동안 볼 수 있는 경치가 그렇게 딱히 굉장히 멋지다고 하기 힘들기 때문에 '추천'까지 하기는 민망하고 그냥 서울에서 살면서 운전할 기회가 있다면 한번쯤은 가볼만 한 곳이라고 말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 이 북악스카이 도로 중간에 팔각정이라는 전망대가 있는데, 그 경치는 남산 타워에서 보는 것보다는 못 미치지만, 남산 타워가 10년전과 다르게 자기 차로 올라갈 수 없게 된 이상, 서울에서 자기가 직접 운전해서 올라가 서울 시내 전경을 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한국 경기도 - 용인 한국 민속촌

한국 경기도에 있는 용인 한국 민속촌은 한국에 있을 때는 아주 가끔가지만 외국인과는 꼭 한번은 가게 되는 곳인데 놀이공원과는 다르게 조용히 걸어다니면서 한국 전통 가옥들을 볼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다만 수년전에 왔을 때는 정말 조용했었는데, 제작년에 갔을 때는 사람이 너무 많고 길게 늘어서 주차장으로 가는 차들에 놀랐었다. 입구를 지나 안에 들어가자마자 엄청난 인파가 보였다. 에버랜드같은 놀이공원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있었던 것 같다. 한국에서 발견하는 중국식 매너.. 최대한 사람들이 없는 곳으로 피해가려고 하다보니 사람들이 잘 지나지 않는 루트로 계속 가게 되었다. 한옥 온돌방 구경. 민속촌에서 주요한 볼거리는 다양한 지방의 다양한 모양의 가옥들이다. 아궁이가 집밖에 있는 구조. 지방에 사또가 머..

한국 서울 - 북촌 한옥마을

언제부터인가 서울의 북촌이 그 전통적인 가옥들의 모습으로 인기를 끌기 시작하였는데, 비록 요즘에는 북촌 한옥마을 다음으로 서촌 한옥마을이 뜬다고 하지만 우선 북촌 마을부터 가보기로 하였다. 종로에서 인사동을 가로 질러 북쪽으로 가면 북촌 한옥마을이 나온다. 한창 추운 겨울이라 인사동에도 사람이 별로 없었다. 북촌 한옥마을에 도착하니 한옥건물들이 눈이 띄기 시작하였다. 전통가옥이지만 너무 반듯하고 맨들맨들해서 그런지 좀 어색한 느낌이다. 한옥에서 사는 것도 운치있고 좋을 것 같다. 북촌 한옥마을의 골목을 따라 들어가니 한옥집들이 주변에 가득하다. 이곳이 한옥마을에서 가장 사진이 잘 나오는 곳인지, 굉장히 추운 날씨에도 한복을 입고 사진찍기에 신나있다. 한옥마을 전망대라는 표지판이 있어 따라가 보았는데, 결..

한국 강원도 여행 - 태백산 눈꽃 축제

겨울 동해바다를 본 후, 겨울에 갈만한 곳이 어디 있을까하며 찾아보니 강원도 태백산에 눈꽃 축제라는 것이 있어 가보기로 하였다. 25회째를 맞는 꽤 역사가 긴 축제인 것 같은데, 규모가 그렇게 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딱히 갈곳도 없고 바다는 충분히 본 것 같아 산으로 가기로 하였다. 태백산 눈꽃 축제는 태백산 국립공원과 태백시내의 황지연못 그리고 세이프타운(?)에서 열린다고 하는데, 축제(?)의 끝무렵에 가서 그런지 축제라고 하기에는 너무 한산하였다. 태백산 국립공원을 가기 전에 태백시내의 황지연못에 먼저 가보기로 하였는데, 황지연못은 낙동강이 시작하는 곳이라고 한다. 황지연못 공원 주변에 주차를 하였는데, 주차요원이 외지인 번호판을 봐서 그런지 주차권은 주지 않고 '대충 1시간정도 있다가 가'..

한국 강원도 여행 - 동해안 해안도로 (동해 일출로, 강릉 헌화로, 강릉 율곡로)

강원도 강릉시와 동해시는 고속도로로 잘 연결되어 있지만, 바다를 바로 옆에 끼고 달릴 수 있는 도로들도 있다. 시간이 촉박하지만 않으면 언제나 이 지방도로들을 이용하는데, 세계 어디에 내어 놓아도 빠지지 않는 최고의 자동차 드라이브 코스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는, 북쪽에서부터 내려온다면 강릉시 안인해변의 율곡로에서 시작하여, 정동진 해변에서 강릉시 헌화로로 이어지며, 동해시 옥계항에서 7번 국도로, 다시 노봉해수욕장에서 동해시 일출로로 연결되어 동해시 묵호항까지 연결되는 코스이다. 묵호항 이후에도 해안도로가 있기는 하나 위의 코스와 같이 바다를 바로 옆에 끼고 달리는 도로까지는 아니고 어느정도 거리를 두고 달리는 도로들이다. 길이도 대략 30km정도 되기 때문에 짧게 끝나지도 않고..

한국 강원도 여행 - 양양 하조대

겨울의 남이섬처럼, 동해안의 겨울도 2000년 초에 군 복무 시절이후로는 처음인 것 같다. 군 복무 기간동안 얻은 값진 것들 중 하나는 아마 이 지역의 지리에 익숙해진 것이 아닐까한다. 여름에는 곧잘 망상 오토캠핑장에 와서 휴가를 보내곤 했는데, 이번에는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에는 오토캠핑장이 선수단 숙소로 지정되어 예약이 안된다고 하여, 동해시에 있는 적당한 곳에서 묵기로 하였다. 고속도로를 타고 간다면 동해시까지 강릉을 거쳐 빠르게 갈 수 있지만, 그렇게 하면 강원도 동해안의 가장 아름다운 풍경 중 하나인 7번 국도와 그 주변으로 실핏줄처럼 나아 있는 해안도로 풍경을 볼 수 없기에 양양으로 도착하는 길을 선택하기로 하였다. 양양에 도착하여 우선 하조대로 향하였다. 하조대... 지나가다가 몇번 보고듣기는..

한국 강원도 여행 - 춘천 남이섬 (눈사람 축제)

겨울의 남이섬은 처음이었는데, 춘천과 남이섬에는 서너번 와 본 적이 있지만 모두 여름과 가을즈음이었던 것 같다. 겨울의 남이섬이 딱히 궁금했던 것도 아니었고, 남이섬에 별다른 감흥이 있던 것도 아니었지만 갑자기 마땅히 생각나는 곳이 없어서 무작정 갔던 곳인데, 남이섬의 위치도 '대략 춘천 근처'라고만 생각하고 네이게이터 없이 '춘천 고속도로로 가다보면 나오겠지'라고 생각하며 가다보니 춘천시까지 도착하였는데, 남이섬은 경기도 가평군 바로 옆에 있어 다시 돌아가야 해서 예상보다 훨씬 오래 걸려 버렸다. 춘천시내에서 남이섬으로 돌아가기 전에 춘천의 자랑(?)인 춘천 닭갈비를 점심으로 먹었다. 춘천 닭갈비는 그 음식의 간단함 때문인지 어디를 가나 맛이 다 비슷한 것 같다. 춘천이나 서울이나 심지어 중국에서 먹는..

한국 서울 - 연세대학교, 경복궁

중국에 살다보니 한국에 올 기회가 별로 없다보니 올 때마다 변화된 모습에 놀랄 때가 많다. 물론 1~2년마다 새로운 아파트 단지와 거대한 쇼핑센터가 생겨나는 지금의 중국보다는 느리긴 하지만, 그리고 그런 규모의 변화가 아닌 무엇인가를 다져가는 느낌의 변화이긴 하지만, 올 때마다 놀라는 것은 여전하다. 오랜만에 가봤던 연세대학교. 정말 너무 많이 변해 있었다. 마치 잘 꾸며놓은 공원같은 느낌이다. 한국의 대학교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주는 것은, 오직 저 딱딱한 사각형의 건물들 뿐일 것 같다. 옛날 공학관이야 어쩔 수 없다하여도 신축 건물들은 좀 더 세련되게 지어도 될 것 같은데... 예전에 고려대학교에 편의시설들이 지하에 생겼을 때, 고대생들이 고엑스(고려대+코엑스)라고 불렀던 적이 있다고 하는데, 연대..

한국 강원도 여행 - 설악산 대청봉

시간이 좀 지난 여행이긴 했지만, 강원도 설악산 대청봉에 아버지와 함께 등산을 한 적이 있었다. 하루동안 대청봉에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오기에는 시간이 부족하기에 대피소에서 하루 묵어야 했다. 지금은 어떻게 변했는지 모르겠지만 중국에서 하는 등산과 한국에서 하는 등산은 느낌이 많이 다른데, 중국에는 한국보다 훨씬 높은 산들이 더욱 많지만 대부분 등산하기에 편하게 되어 있다. 즉 케이블로 올라가거나 아니면 도로 공사를 하여 전기차 등으로 거의 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도록 하거나 혹은 잘 다듬어진 콘크리트나 시멘트 계단으로 되어 있다. 반면 한국의 등산 코스들은 대부분 자연 그대로 되어 있거나 최소한의 인위적인 구조물이 설치되어 있어 다소 힘들기는 하지만 등산을 하는 재미는 중국의 산과 비교가 안되는 것 같다...

한국 전라도 여행 - 전라남도 나로 우주센터, 보성녹차밭

전남의 나로우주센터로 향하였다. 특별히 나로우주센터로 가야만 했던 이유는 없었지만, 순천에서 주변 지도를 보다가 예전에 나로우주센터에서 일하고 싶다고 했던 후배가 생각났기에 그냥 가보기로 하였다. 지금은 경찰이 되어 과학수사대에서 일하고 있기에 이제는 상관이 없는 곳이지만 나로우주센터는 어떤 곳일지 궁금하기도 하였다. 지도로 보았을 때는 순천에서 그렇게 멀어보이지는 않았는데, 운전을 해보니 생각보다 꽤 멀었다. 실제 거리로는 90km정도 되는 거리였다. 나로 우주센터는 다도해 국립공원 옆에 있는 외나로도라는 섬에 있는데, 15번 국도가 거의 끝나는 곳이다. 15번 국도를 타고 가다보면 나오는 나로대교가 있는데, 다리를 건너기 전에 있는 전망대에서 보는 경치도 꽤 좋다. 운전을 하다가 경치가 멋져 아무 생..

한국 전라도 여행 - 전라남도 순천만 국가정원

전라남도 순천만 습지 입장권을 구매하면 순천만 국가공원도 같이 입장할 수 있는데, 꼭 같은 날이 아니어도 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순천만 습지도 크고 순천만 국가정원도 크기가 꽤 크기 때문에, 같은 날 모두 보기에는 체력적으로 부담도 많이 되고 둘다 남쪽 지방이라 구름 없이 햇볕이 강하게 쬐는 날에는 계속 돌아다니기가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예전에 왔을 때는 햇볕이 강해 땀이 많이 났지만, 이번에는 여전히 우중충한 날씨 덕분에 덥지 않고 선선한 날씨 속에서 볼 수 있었다. 순천만 국가정원이라고 꼭 그렇게 특징이 뛰어나게 볼 것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잘 가꿔어진 정원같은 공원을 산책한다고 생각한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은 장소인 것 같다. 정원이라 꽃을 볼 곳이 굉장히 많고 매우 다양한 꽃들이 있다. 우리가..

한국 전라도 여행 - 전라남도 순천만 습지 (순천만 자연생태공원)

전남 여수의 여행에서 헛탕을 많이치고 비도 많이 맞아 피곤한 몸을 이끌고 순천으로 향하였다. 여수에서 이미 비가 많이 오고 있어 섬으로 갈 계획을 순천만 습지로 바꾸었다. 몇년 전 부모님과 같이 온 적이 있었지만 그 때는 햇볕이 너무 강해 걷는데도 땀이 많이 났지만, 이때는 구름낀 하늘이 오히려 좋을 것 같았다. 다행이 여수에서 순천으로 오는 동안 빗줄기가 점점 약해지더니 순천만에 거의 도착할 때 쯤에는 거의 그쳤다. 비록 구름이 아직 많이 껴있기는 했지만 비만 내리기 않는다면 오히려 더 좋은 날씨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순천만 생태공원에는 습지를 걷는 동안 나무나 그늘이 전혀 없고 중간에 쉴 곳도 많지 않아 생각보다 여름에 걷기가 쉽지 않다. 순천만 습지에 도착하였다. 주차된 차들은 많지만 공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