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행 이야기/한국 - 강원도

한국 강원도 여행 - 양양 하조대

YK Ahn 2018. 2. 2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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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의 남이섬처럼, 동해안의 겨울도 2000년 초에 군 복무 시절이후로는 처음인 것 같다. 군 복무 기간동안 얻은 값진 것들 중 하나는 아마 이 지역의 지리에 익숙해진 것이 아닐까한다. 

 여름에는 곧잘 망상 오토캠핑장에 와서 휴가를 보내곤 했는데, 이번에는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에는 오토캠핑장이 선수단 숙소로 지정되어 예약이 안된다고 하여, 동해시에 있는 적당한 곳에서 묵기로 하였다.


 고속도로를 타고 간다면 동해시까지 강릉을 거쳐 빠르게 갈 수 있지만, 그렇게 하면 강원도 동해안의 가장 아름다운 풍경 중 하나인 7번 국도와 그 주변으로 실핏줄처럼 나아 있는 해안도로 풍경을 볼 수 없기에 양양으로 도착하는 길을 선택하기로 하였다.


 양양에 도착하여 우선 하조대로 향하였다. 하조대... 지나가다가 몇번 보고듣기는 하였지만 막상 와본 적이 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러다 하조대 초입에 들어서면서 10년 전쯤 이곳에 도착하였다 폭우가 들이닥쳐 차에서 내려보지도 못하고 돌아갔던 것이 기억이 났다. 


 겨울의 하조대의 경치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뼈가 시릴정도로 춥지만 또한 뼈가 시릴정도로 멋있다. 올해 겨울이 유난히 추웠기도 하였지만, 겨울의 동해바다는 살을 파고드는 바람이 체온을 가볍게 가져가버려 금방 체온이 내려가 버린다. 그래도 새파란 바다와 거센 하얀 파도, 파도 위로 보이는 무지개, 얼어버린 하얀 바위와 절벽등을 보고 있으면 이렇게 멋진 곳을 왜 이제까지 몰랐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하조대 전망대 밑에 있는 방파제. 하얗게 얼어버린 바위가 눈에 띈다.




 방파제 끝에는 파도가 무섭게 몰아치고 있었는데, 파도가 바위에 부서질 때마다 파도위로 무지개가 펼쳐졌다.




 하조대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바다.






 조금 전까지 있었던 방파제가 파도에 아슬아슬하게 다가서 있다.





 하조대 전망대에서 50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하조대 등대와 진짜 '하조대'가 있다. 등대는 어디를 가던 다 같은 등대이건만 늘 사진에 담게 된다...




 하얗게 얼어버린 절벽의 바위들




 실수라도하여 파도 속에 빠진다면 익사보다 저체온증이 더 문제가 될 것 같다. 




 해안가의 거센 파도에서 벗어난 곳은 다시 평화롭기만 한 것 같다.








 하조대는 절벽 끝 소나무들 사이에 고즈넉하니 앉아 있는데, 전형적인 조선시대의 정자의 위치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하조대에서 바라보는 경치마저 일부러 만든 것처럼 너무 전형적이다.





 하조대 해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가시문항이라는 조그만 항구가 있는데, 방파제 안쪽의 평화롭게 떠있는 배들이 보기 좋아 잠깐 들렸다.




 방파제 안쪽의 평화로운 전경과는 달리, 방파제에는 파도와 방파제간의 치열한 공방전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방파제를 어떻게든 넘으려는 파도와 그를 제지하는 방파제간의 결투는 하얗게 얼어버린 돌들과 얼음으로 창이 만들어진 난간이 잘 보여주는 것 같다. 

 파도가 몰려올 때 방파제 돌들 사이에서 나는 '웅~'하는 소리는 마치 상어가 달려드는 듯한 느낌을 들게 하는 소름끼치는 소리이기도 하였다. 빨간 등대가지 가보고 싶었으나 파도가 너무 거칠어 이번에는 여기서 돌아가기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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