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시아 여행 이야기/스리랑카

스리랑카 (Sri Lanka) 갈라(ගාල්ල, Galle) - 갈라 포트 (ගාලු කොටුව, Galle Fort)

YKAhn 2024. 7. 7.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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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스리랑카 여행 글의 수정본>

스리랑카 (Sri Lanka) 여행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을 뽑으라고 한다면 주저없이 갈라(ගාල්ල, Galle)를 뽑을 것이다. 갈라는 스리랑카의 남서부에 있는 해안도시로 인구는 10만명도 안되는 곳이지만, 스리랑카 남부지방에서는 가장 큰 도시이고 스리랑카의 주요 도시 중 하나로 뽑힌다. 이곳에는 갈라 요새(ගාලු කොටුව, Galle Fort)라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있다. 유럽의 제국주의가 세계로 뻗어나가며 아프리카와 아시아를 침략하던 시기에, 스리랑카도 다양한 서유럽 국가들로부터 침략을 받았는데, 그때 당시 침략국들이 세우기 시작한 것이 갈라 요새이다. 처음에는 포르투갈이 요새를 건설하기 시작한 후, 독일이 빼앗아 다시 짓고, 이후에는 영국이 스리랑카를 스리랑카를 식민화 시켰을 때 추가로 건설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유네스코가 이 갈라 요새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인정할 때, 이 갈라 포트는 16세기부터 19세기 사이에 유럽의 건축양식과 남아시아의 전통이 보이는 도시의 조화로움'이라고 하였는데, 사실 이는 스리랑카가 당시 겪어야 했던 아픔의 역사이기도 한 것이다.

 심하게 빗대어 말한다면 예전에 없어졌지만, 한때 경복궁 앞에 있던 일본 식민지 시절의 조선총독부의 건물을 보고 '동아시아 조선의 전통 양식과 유럽 강국의 건축양식을 받아드린 일본의 건축기술이 만들어낸 근대 건물의 조화로움이다'라고 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랄까...

 이런 우울한 사념과는 달리 갈라도시와 갈라 포트는 신의 축복이라고 받은 것처럼 아름다운 도시이다.  갈라 역은 서남부 해안열차의 종점이기 때문에 갈라역에 모든 사람이 내린다. 역에서 나오면 멀지 않은 곳에 벌써 갈라 포트가 보인다. 

 고대와 근대의 한국(고려, 조선 등등)과 중국(송, 원, 명, 청 등)과의 역사적 관계가 아마 인도와 스리랑카의 역사적인 관계가 아닐까 싶은데, 인도에서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가 크리켓이듯 스리랑카에서도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는 크리켓이라고 한다. 갈라 기차역 바로 앞에는 국제 크리켓 경기장이 있는데, 당시 인기있는 두 경쟁 학교간의 크리켓 경기가 진행 중이라고 하였다. 그래서 기차역 주변과 경기장 주변이 꽤 소란스러웠다.

 기차역에서 그렇게 멀지 않은 곳에 숙소를 잡아놓았기 때문에, 도시 구경도 할겸 숙소로 걸어가 보았다.

 왠지 캄보디아의 도시 풍경이 오버랩되는 듯 하다.

 과일 가게에 바나나 나무를 통째로 옮겨놓은 것처럼 바나나가 정말 많았다.

 사실 갈라 도심 풍경은 그렇게 인상깊지는 않았다. 그래서인지 도시의 사진을 찍은게 별로 없지만, 신기하게도 당시에 걸었던 길과 간단히 점심을 먹기 위해 들렀던 KFC, 숙소의 모습 등은 너무 생생하게 기억 속에 남아있다.

 숙소에 짐을 풀어놓고 갈라 포트를 구경하기 위해 나왔다. 갈라 포트는 반도처럼 툭 튀어나온 곳에 있는데, 요새의 오른쪽에는 현재의 갈라 항구가 있다.

 왜 스리랑카와 유럽사람들의 노후 휴양지로 뽑히는 알 수 있는 풍경들이다. 

 갈라 요새는 아직도 성벽의 보존이 잘 되어 있는 듯 하다. 요새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더 게이트를 통과해야 한다. 

 생각보다 요새 안쪽이 굉장히 커서 놀랐다.

 성벽 위에서 나른한 오후를 즐기며 사람들을 구경하는 소 한마리.

 갈라 포트 안을 요새 벽을 따라서 해안선을 따라서 걸어다녀 보았다.

 스리랑카의 어린이들이 소풍을 나온 듯.

 날씨가 더워서 노상에서 파는 생오렌지 주스를 사 먹어 보았다. 오렌지를 잘라서 착즙을 한 후, 설마 했지만, 실제로 사진 오른쪽에 있는 물통의 물을 퍼서 컵에 넣어서 주었다. 처음에는 조금 당황했지만, 조금 마셔보니 맛있어서 별 생각없이 후다닥 다 마셨다.

 갈라 포트 안에는 갈라 포트 해변 혹은 그 옆에 있는 등대때문에 등대 해변이라고도 불리는 매우 작지만 숨겨놓은 보석같은 해변이 있다.

 관광객들은 거의 보이지 않고 스리랑카 주민들이 대부분인 숨겨진 해변이었다. 바다에 들어가 수영하고 싶은 생각이 굴뚝 같았지만, 수영복을 가지고 나오지 않아 온도가 떨어지는 오후에 다시 돌아와 수영을 하였다.

 해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암초가 있는 곳까지 수심이 꽤 얕고 물이 굉장히 깨끗하여 수영하기에 정말 좋은 해변이었다.

 해변 바로 옆에 있는 모스크

 갈라 포트의 마스코트 같은 등대. 아직도 정상적으로 동작하는 등대이기 때문에 날이 어두워지면 등대에서 밝은 빛을 발산한다.

 갈라 포트에서 가장 남쪽에 있는 플래그 락 보루(Flag rock bastion). 독일이 이곳을 점렴했을 당시, 이쪽으로 오는 배들에게 암초가 있다는 경고를 주기 위해 깃발을 흔들었던 보루인데, 사람들이 저기서 바다로 다이빙을 하는 놀이를 즐기고 있었다.

 KFC에서 괜히 점심을 먹지 않았다면 이런 식당에서 먹었으면 더 좋았을 듯 싶다.

 아까는 어린이들이었는데, 지금은 중고등학교 학생들인 것 같다. 스리랑카 학생들은 종종 지나가면서 'hello~~~', 'hi~~~'라고 인사하면서 지나간다.

 갈라 포트의 서쪽은 앞에 시선을 가리는 방해물이 없이 수평선이 끝없이 펼쳐 있는데다가 거의 정서향을 향하고 있기 때문에 일몰을 보기에 가장 완벽한 장소이기도 하다. 이따가 저녁에 와서 이곳에서 일몰을 봐야겠다라고 싶었는데, 저녁에 오니 이미 다른 커플들도 이곳에서 일몰을 기다리고 있었다.

 우선 여기서 갈라 포트의 구경을 마치고, 다시 숙소로 돌아가 잠시 쉬다가 주변 구경과 간단한 쇼핑도 한 후, 오후 늦게 다시 이 갈라 요새로 돌아왔다. 수영복을 옷 앞에 입고 와서 바로 입수. 한참을 놀다가 보니 벌써 어두워지기 시작해서 물에서 나와야 했다.

 바다를 비춰주는 갈라 포트의 등대

 일몰을 보기 위해 해변에서 나와 서쪽으로 걸어가는 중, 모스코에서 나오는 이슬람 예배곡과 평화로운 갈라의 풍경이 마치 영화의 한장면처럼 펼쳐졌다.

 요새의 서쪽으로 와서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 일몰 구경

 왜인지 갈라에서는 사진을 많이 찍지 않았는데, 다시한번 여행가면 사진을 무조건 많이 찍어야 한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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