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다한 이야기/일상 생활 이야기

총칭? 충칭? 아니면 중경? - 重庆의 진짜 이름

YK Ahn 2019. 8. 20.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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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살면서 이상하게 생각했던 것 중 하나가, 동일한 지역에 이름이(종종 발음도) 두개가 존재한다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베이징 (Beijing, 北京, 북경)을 베이킹(Beiking)으로, 난징(Nanjing, 南京, 남경)을 난킹(Nanking)으로 부르고, 칭다오(Qingdao, 青岛, 청도)를 Tsingtao로 표기하는 등이 있다. 이는 1958년에 조우유광이라는 중국 언어학자가 개발해 낸 중국어 병음이 도입되기 전에, 중국어 발음을 영어로 표시하는데 있어서 중국 표준 발음보다 서양인에게 더 익숙한 광동어(광동 지역의 방언)나 민난어(闽南语) -현재 대만어의 근간이 되었던 푸저우 지방의 방언- 기본으로 한 우정식 병음으로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 


 영어로 광동어를 Cantonese라고 부르는 것은 광동어의 옛 광동식 이름이 Canton이었기 때문이며, 베이킹이나 난킹은 모두 우정식 병음으로 중국지역의 이름을 본토 발음과 비슷한 영어 발음을 찾으려고 한 결과인 것이다. 


 그런데 한자를 사용하며 중국 고유의 한어발음과는 다른 한국식 발음을 사용하는 한국어에만 부르는 이상한 지역 이름이 있다. 중국의 개별 도시 중 최고의 인구를 자랑하며 남한보다도 넒은 행정구역을 지니며, 예전 일제시대의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있던 곳인 총칭(Chongqing, 重庆, 중경)이 바로 그것이다. 중국어 병음으로는 '총칭'이라고 부르는게 맞고 한국식 한자어로는 '중경'이라고 부르는게 맞지만, 이상하게도 한국에서는 '충칭(Chungqing)'으로 부른다. 


 이는 총칭의 우정식 발음은 충킹(Chungking)이며, 본토 발음은 총칭(Chongqing)인 것으로 미루어 보아, 충칭은 이 우정식 병음과 한어 병음의 혼종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래서 중국에서 '충칭'이라고 하면 중국인들은 못 알아들으며 영어로 Chongqing 혹은 Chungking(영화 중경삼림의 원제목은 'Chungking express'이다.)으로 표기되기 때문에 외국인도 못 알아듣는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외국인이 '서울'을 '세울(Seoul)'이라고 부르면 우리들이 열심히 '서.울.'이라고 고쳐주는 것처럼, 이름 같은 고유명사는 영어식 표현이나 근원없는 발음이 아닌 그 나라 고유의 발음대로 불러주는 것이 맞지 않나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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