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다한 이야기/일상 생활 이야기

중국 내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 바이러스(2019-nCoV))에 대한 상황

YK Ahn 2020. 2. 7.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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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2019년 연말부터 중국 우한에서 유행하여 전세계를 전염병 공포에 몰아넣고 있는 우한(武汉)폐렴 혹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2019-nCoV)의 기세가 조금 꺽이는가 싶었다가 다시 급격하게 증가하였다.


 2020년 2월 7일 오후 2시까지 중국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한 확진환자는 31,223명이며 의심환자는 26,359명이다. 매일 수천명의 확진자가 추가로 나오고 의심환자까지 더하면 매일 1만명의 사람들이 격리나 관찰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치유되는 환자는 이에 비해 훨씬 적은 400명정도이며 사망자도 매일 수십명씩 더해지고 있다. 


 전염병의 심각도가 높은 도시들의 거리는 텅텅 비어있고, 특히 전염병이 쉽게 번질 수 있는 곳 중 하나인 시장은 거의 대부분이 문을 닫고 있다. 


 공항, 철도, 터미널들은 예전부터 체온검사를 하고 있으며, 심지어 아파트 단지내에 출입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체온 측정이 이루어지고 있다.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에는 배달음식이나 택배는 아예 단지 내로 들어오지 못하고 수령인이 집적 단지 출입 게이트로 가서 받아와야 하며, 엘리베이터에는 손 소독용 알콜과 휴지, 비닐 장갑등이 비치되어 있다. 아쉽게도 마스크는 비치되어 있지 않은데, 주변 약국 어디를 가봐도 마스크는 품절된 상태라 구하기가 힘들다. 


 (물론 개인적으로 소셜미디어(위챗이나 QQ)를 통해서 파는 보따리상들은 있으나 가격이 기존대비 훨씬 비싸다.)


 이런 전염병 사태를 보면서, 한국에서도 과연 이렇게 할 수 있을까 싶은 것들이 있어 약간 놀랍기도 한데, 아마 공산주의 국가 혹은 자본주의를 흉내내는 공산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 아닌가 싶다.




 




 첫째로 도시 봉쇄령이다. 우한은 후베이성(湖北)의 성도로 인구가 1000만이 넘는 거대 도시이다. 현재 도시가 봉쇄된 곳은 우한 외에도 그 주변 도시까지 퍼지고 있으며, 후베이 성의 주민들은 외부 성으로의 진출입이 금지되고 있다. 후베이성의 인구가 6000만 가까이 되고 그 면적이 남한의 85%정도 되는 것을 생각해보면 사실상 우리나라에서 보면 국가의 봉쇄와 맞먹는 규모이다. 전염병의 심각성으로 인해 중국 정부에서 도시 봉쇄라는 초강수를 두었다고 보도하지만, 개인적으로보면 초강수라는 단어가 어울리지 않는 듯 하다. 과연 민주주의 국가에서도 도시 봉쇄를 쉽게 내릴 수 있을까 싶다. 정유정 작가의 [28]이라는 소설에 보면 원인모를 전염병이 창궐하여 가상의 도시인 '화양시'를 봉쇄하여 도시 자체가 아비규환이 되는 내용이 나온다. 비록 비교할 수 없는 것이기는 하나 예전에 광주민주화 운동시 광주에 봉쇄령이 내려지고 계엄령이 내려졌던 것에 비하면 현재 우한과 그 주변 도시의 봉쇄는 그 정치, 경제적인 파급에 비하면 매우 조용한 듯 싶다. 


 둘째는 중국이 공산주의 국가이다보니 가능할 것 같은 것인데, 국민 혹은 중국에서 부르는 '인민'의 생활에 대한 보장이 굉장히 강하다. 한국에서 기업활동을 유치하기 위해 산업용 전기가 일반 생활용 전기보다 훨씬 저렴한 것과는 반대로 중국에서 전기나 가스등과 같은 비용은 한국에서는 상상도 하지 못할 정도로 싸다. 영토가 큰 캐나다에서는 그 유지비용 때문에 전기가 매우 비싼데 반해 캐나다만큼 거대한 중국 대륙의 전기세는 한국인은 믿지 못할 정도로 저렴한데, 여름이 매우 길고 무더운 남방 지역에서 에어컨을 마음컷 틀어놓아도 전기세가 두달에 10만원대가 나올 정도이며 혼자 사는 사람들은 3~4만원정도 밖에 안나온다.  


 또한 이번에 전염병이 심각해지기 시작한 지난달 1월 중하순부터 중국 중앙정부에서 모든 항공/기차/버스에 대해서 100% 취소 환불을 지시하였다. 한국이었다면 취소 수수료이니 일부 환불이니 말이 많았을 듯 싶은데, 중국법의 강력함 때문인지 그런 잡음을 사실 듣지 못했고 주변에도 100% 환불을 받은 사람들이 꽤 있었다. 


 인민들의 생활에 대한 보장이 강하다 보니 기업들에게는 불이익이 가는 것들도 있는데, 전염병이 심각해지면서 전국의 공식 춘절 연휴를 기존 28일에서 2/9일로 연장하는 시행령이 내려왔을 때에도 이 연장분에 대해서는 100% 유급휴가로 전환하는 것으로 시행령이 내려왔다. 몇가지 실무차원에서는 조금 꼬이는 상황들이 있기는 하지만 정말 엄청난 정부의 힘이라고 생각이 드는 때였다. 이것 때문에 긴급대책회의가 소집되어 논의를 할 때도, 한국인들은 예외나 부분 조업의 가능성에 대해서 얘기할 때 중국인들은 '이것은 정부에서 나온 시행령이기 때문에 타협이 불가하다'라고 의견을 개진하였고 실제 정부에 재문의했을 때도 단칼에 'No'라는 대답이 왔다고 한다. 




 셋째는 개인정보 공개에 대한 태도이다. 전염병에 대한 우려가 커짐에 따라 감염자의 신상 보호를 위해 성씨와 나이, 현재 격리되어 있는 병원에 대한 정보만 공개하는 한국과는 달리, 정말 깜짝 놀란 것이데, 중국에서는 감염자의 모든 정보가 공개가 된다. 이름, 나이, 주소, 고향, 심지어 우리의 주민등록번호와 같은 인민증번호, 어느 병원에 격리되어 그 전에 어디를 갔었는지, 증상이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보고서가 그대로 공개된다. 개인정보 보호가 있는데 어떻게 이렇게 다 공개를 할 수 있는지 물어보니, 현재는 개인정보 보호가 문제가 아닌 이 사람의 이동을 통제하기 위한 조치라고 한다. 아직 중국이 인권에 대한 의식이 낮아서 그런 것일수도 있고 개인보다는 단체가 더 중요하다는 의식이 강해서 그럴 수도 있을 듯 싶다. 


 춘절기간이 길어지고 사람들의 외출을 극도로 자제시키며, 의료와 의식주에 타격을 주는 기업을 제외하고는 조업금지를 시켰고 이를 어길 시 벌금은 물론 영업정지 및 영업 허가권 취소라는 강력한 경고가 나오다 보니, 거의 대부분의 상업활동은 정지가 되었다. 국내 경제활동이 사실상 정지가 된 상태인데, 이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타격을 감소 시키는 방안도 나왔는데, 우한과 그 주변 도시에는 자택에 격리되어 있는 사람들을 위해 매일 식료품들을 배달하여 준다고 한다. 또한 전기/수도/가스 등은 대금이 미납되어도 공급 중단을 하지 못하게 하는 시행령이 내려왔다. 추가로 소상공인들에게는 초저리 대출 및 세금 감면에 대한 시행령도 내려왔다고 한다. 아직 확인된 내용은 아니나 월세 제도밖에 없는 중국에서, 세입자들의 월세에 대한 면제 논의도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공산주의 국가이다 보니, 공산국가들이 가지고 있는 정치적 신념의 약점인 '공산당 무결점주의'로 인해 초기 상황에 대한 은폐나 축소가 있을 수 밖에 없었을 듯 하다. 중국의 정식 명칭은 중화인민공화국이며 공산주의 일당독제 공화국이다. 일당체제이다 보니 정부의 정치/경제적 파워는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강하고 그 약점 또한 치명적인 듯 하다. 그러다보니 Max Brooks의 [World War Z]처럼 중국 정부의 전염병 창궐의 은폐가 더 심한 문제를 발생시킨 것이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도 하게 되는 듯 하다. 



 현재 중국의 우한 폐렴 상황은 그 태풍의 눈에 있는 후베이성의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 감염자의 70%이상이 후베이성에서 발생하였고 그 중 절반은 우한에서 발병하였다. 후베이성만큼 심각하지는 않지만 후베이성 다음으로 감염자가 많은 지역이 광동성(广东省)과 저장성(浙江省)인데, 각각 1000명을 넘어섰다. 연장된 춘절 연휴의 끝이 다가옴에 따라 국민들의 고향에서 일터로의 대규모 이동이 조금씩 일어나고 있는데, 이에 따라 광동성이 3위에서 2위로 올라선 것 같다. 광동성은 세계의 공장이라고 불릴 정도로 중국 내에서도 가장 발전한 공업지역인데, 그러다보니 외지인들이 많고 후베이 출신들도 많기 때문에 대부분의 공장들이 가동하기 시작하는 2/10부터는 광동 지역의 감염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많은 사람들이 염려하고 있다. 물론 각 지역사회와 회사에서는 이에 대비하여 각종 대비책과 예방책을 내어놓고 있으나 사람들의 불안한 마음은 어쩔 수 없는 것...


 사실 후베이성의 춘절연휴는 한차례 더 연장되어 2월 17일까지 이다. 2/17 전에는 후베이성 사람들은 타지역으로 이동하여 업무를 시작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 2주일이라는 잠복기를 고려하여 계속 1~2주씩 연장하는 듯 하다. 




 위의 표들은 위챗에서 매순간 조회에서 볼 수 있는 우한 폐렴 감염자 현황이다. 각 지역별, 도시별로 감염자 현황인데, 그 동안 감염자가 나오지 않아 '청정지역'이라고 불리던 티벳(西藏)과 칭하이(青海)에도 감염자가 발생하였다. (중국 서부 지역의 광대한 영토 크기에 비하면 매우 적은 숫자이기는 하지만) 


 국외상황으로는 일본이 45명, 싱가포르가 30명, 태국 25명, 한국이 24명으로 4번째이다. 호주가 상대적으로 15명으로 많고 말레이시아가 14명, 베트남이 12명으로 상대적으로 적다. 말레이시아와 베트남은 중국과 매우 가깝고 여행객들도 매우 많은데, 감염자수는 독일이나 미국과 비슷한 것이 특이하다.



 어쩔수 없이 몇일에 한번씩 식료품 및 생활용품을 사러 마트나 시장에 가면 휑하다. 사실상 시장은 폐업 상태이고, 대형 마트는 영업 중이나 식료품을 사는 곳을 제외하고는 사람이 없다. 거리에도 사람이 거의 없어 가끔 유령도시 같은 느낌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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