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여행 이야기/중국 - 화중 지역

중국 후난성(湖南省, 호남성) 장자지에(张家界, 장가계) - 티엔먼샨(天门山, 천문산)

YK Ahn 2022. 1. 19.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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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회사를 다니다가 한국으로 돌아가시는 분들이, 한국에 가기 전에 중국에서 여행을 좀 하다 가려고 추천을 해달라고 하면 후난성(湖南省, 호남성)에 있는 그 유명한 장자지에(张家界, 장가계)는 빠지지 않고 들어간다. 워낙 영토가 넓은 국가이고 여러 민족과 다양한 기후, 지형들이 있어 가볼 곳이 많은 나라이긴 하지만, 윈난(云南, 운남)의 리장(丽江, 여강), 광시(广西, 광서)의 구이린(桂林, 계림)만큼이나 그 인상이 굉장히 강렬한 곳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장가계는 워낙 유명해서 코로나 시기 전에는 한국에서도 직행이 있을 만큼 가기가 용이했다.
이런 장가계에 갔던 것은 수년 전이긴 하지만, 종종 생각나는 곳이라 다시 한번 둘러보면 좋을 듯 하다.
장가계로 가는 몇가지 경로가 있는데, 가장 손쉬운 방법은 여행사를 통해서 관광버스를 타고 바로 장가계로 가는 것이다. 중국 내에서도 워낙 장가계로 여행가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여행사를 통해서 단체관광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둘째는 후난성의 성도인 창사(长沙)까지 고속열차를 타고 가서 창사에서 다시 버스를 타고 장가계로 가는 것이다. 장가계가 유명하고 매년 천만명의 넘는 관광객이 오는 곳이지만 아직 고속열차역이 없어서 창사로 간 다음에 창사에서 다시 장가계로 이동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가장 편하지만 약간 비싼 방법은 비행기를 타고 바로 장가계 공항으로 가는 것이다. 장가계에는 고속열차역은 없지만 공항은 있어서 바로 비행기를 타고 갈 수 있다. 하지만, 매우 작은 공항이고 비행기편이 그렇게 많지는 않기에 가격이 조금 비쌀 수 있다.
우리가 여행을 갔었을 때는, 장가계로 갈 때는 비행기를 타고 바로 장가계로 갔으며, 돌아올 때는 두번째 방법인 창사로 이동 후 창사에서 고속열차를 타는 방법이었다. 편하기는 당연히 비행기를 타는게 더 편리하지만, 중국의 고속열차는 좌석간의 거리가 넓어서 한국의 KTX보다 조금 더 편하기는 하다.

 밤 비행기를 타고 장가계로 가는 길. 

밤이 되어서 장가계 공항에 도착하였다. 우선 바로 호텔로 이동하여 짐을 풀고 조금 쉬다가 바로 취침.

다음날 아침 호텔 조식을 먹고 출발. 중국의 저렴한 호텔에서의 조식은 사실 그냥 싸서 먹는 것이지, 럭셔리하거나 맛있는 것과는 완전히 거리가 멀다. 아침에 대충 먹고 이동하기 위해 먹는 것이 대부분.

호텔에서 나와 택시를 잡아서 우선 티엔먼샨(天门山, 천문산)으로 이동하였다. 장가계는 이 천문산과 원가계, 양가계로 불리는 곳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원가계와 양가계는 한 곳에 그래도 모여있는 반면 천문산은 좀 떨어져 있어서 계획을 세울 때 따로 따로 세워야 한다. 이렇게 멀리서도 거대한 산의 장벽이 보인다.

택시를 타고 천문산 관광센터로 왔다. 이 곳에서 어떻게 천문산으로 이동했다가 돌아올지 결정해서 표를 구매해야 한다. 버스로 이동하는 방법과 케이블카로 이동하는 방법이 있는데, 가는 길과 오는 길을 서로 같게나 혹은 다르게 설정할 수 있다. 우리는 갈 때는 버스로, 올 때는 케이블카로 오는 것을 선택하였다. 이 것은 천문산 입구까지 이동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어떤 것이 힘이 더 들고 덜 들고는 없다. 다만 방법을 선택하면 서로 다른 풍경을 구경할 수 있다.
버스를 타고 천문산으로 이동.

버스를 타고 오면 이 천문산이 보이는 곳에서 내려준다. 저 건물이 천문산 입구인데, 이곳을 통과해서 다시 미니 버스를 타고 올라가야 한다.

꼬불꼬불한 길을 미니버스에 몸을 맡겨 힘겹게 올라간다.


풍경은 이미 절경이다.

그 유명한 티엔먼동(天门洞, 천문동굴)이 보인다. 저 계단을 올라가는 것이 관광의 시작이다. 올라갈 때는 몰랐는데, 이 계단 옆에는 유료 에스컬레이터도 있다.

생각보다 계단도 훨씬 많고, 무엇보다 경사가 정말 급하다. 발 한번 잘 못 디디면 한없이 굴러 떨어질 것만 같은 계단 경사인데, 이런 높은 경사를 계속 계단으로 올라가다보녀 힘이 쭉쭉 빠진다. 다행히 계단 옆에 간간히 쉴 수 있는 곳을 만들어 놓아서 잠깐씩 쉬었다 올라갈 수는 있다. 대신 다 올라간 후에는 다리는 이미 지칠대로 지친 상태...
어쨌든 힘들게 간혹 손도 써가면서 계단을 다 올라오면 이렇게 천문동굴 밑을 지나갈 수 있다. 사실 천문동굴은 이게 끝이다. 그렇게 힘들게 올라왔는데, 이렇게 동굴을 한번 통과하고 나면 천문동굴 구경은 끝인 것이다. 대신 천문동굴을 통과하고 나면 그 옆에 나아 있는 길로 더 위로 올라갈 수 있다.

천문동굴을 통과하면 보이는 풍경.

이때부터 시작된 절벽길. 아직도 적응이 안되는 중국의 이 절벽길은 너무 무섭다.

게다가 이 천문산에는 이 절벽길에 사람들이 너무 많다. 정말 이러다가 무너지는거 아냐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을 때가 있는데, 이 와중에도 애들은 뛰어다니고 가끔 일부러 쿵쿵 거리면서 위아래로 뛰는 사람들도 있다...

장가계 시내를 바라보는 풍경. 저 멀리 장가계 공항도 보인다.

이렇게 길이 놓이고 차가 생기고 터널이 생기기 전에는 도저히 이 곳을 통과한다는 것은 불가능했을 듯 한 산세이다.

저 멀리 사람들이 빼곡히 줄지어 있는 곳이 유리절벽길. 아니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유리절벽길에 올라가다니... 이 유리절벽은 2016년에 개장하였다.

자연이 얼마나 거대한지 알게 해 주는 곳이다.

천문산의 두 봉우리를 연결하는 거대한 흔들다리. 흔들다리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걸을 때마다 출렁거린다. 이후에 다시 유리다리로 바뀐 듯 하다.


계속 걷다보면 산을 보러 온 것인지 담력 시험을 온 것인지 헷갈리기도 한다.

지금은 이런 절벽길들이 중국에 이곳 저곳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천문산 위에서 보는 풍경은, '거대하고 무지막지하다'라는 느낌이다. 뭔가 엄청나게 큰 무엇인가가 만들어 놓았다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정말 크다.

유리절벽길. 뾰족한 신발에 유리가 파손되지 않게 하기 위해 보호대를 신고 들어가야 한다. 빛이 반사되어서 사진으로는 잘 보이지 않지만, 실제로 올라갔을 때는 정말 무서웠다. 정말 안전할까라는 생각도 있는 상태에서, 사람들이 너무 많아 마음대로 걷기도 힘든 상황이었다. 멋진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빨리 지나가고 싶다는 느낌도 강해서 사진은 대충 찍고 말았다.

세상의 끝은 이곳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듯한 풍경.

까마득한 절벽아래에는 구불구불한 길이 보이는데, 저 길이 미니버스를 타고 올라온 길이다.

이 천문산 위에 나아 있는 길은 대략 11km정도로 결코 짧지 않은 길이다. 그래서 천문동굴을 오르는데 힘을 다 빼고 나면 천문산 절벽길을 걷을 때 힘이 드니 체력조절을 조금 해야 한다. 그렇게 떨리고 후달리는 다리로, 스스로와 인간이라는 존재가 너무 하찮게 느껴지는 장엄한 풍경을 보고 난 후, 케이블카를 타고 다시 장계가 시내로 돌아갔다.

케이블카에 앉아서 멀어져 가는 거대한 천문산을 보고 있으면, 모험 가득한 판타지의 세계에 들어갔다가 나오는 느낌이다. 이 천문산의 케이블카는 길이만 7.4km가 넘어 케이블카 안에서 한참을 타고 있어야 한다.

왠지 언제든지 한걸음에 다가와서 다시 판타지의 세계로 끌어들일 것 같은 천문산의 먼 풍경.

한국에도 멋들어진 풍경들이 많고, 다른 나라에도 절경들이 많지만, 천문산의 거대함은 굉장히 강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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