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다한 이야기/일상 생활 이야기

중국에서 교통사고

YK Ahn 2022. 2. 27.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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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살면서 운전은 하고 싶지 않았지만, 어쩌다보니 작년에 차를 사서 운전을 하고 있다. 중국 사람들의 운전을 표현하자면, 운전을 실제로 하는게 아니라 게임을 하는 것이라고 착각하는 듯 하다. 뭐 다들 그렇게 운전하는 것은 아니지만,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운전을 거칠고 이기적으로 운전한다. 자기 앞에 차가 있으면 무조건 상향등을 켜서 경고를 주며 칼치기는 거의 기본으로 하는 듯 하다. 저속이든 고속이든 앞차와의 안전거리라는 개념은 전혀 없고, 고속도로에서 조금만 막혀도 갓길에 새로운 차선이 하나 더 만들어진다. 급하게 끼어들고 양보라는 개념도 없는 듯 해서, 이 때문에 사고도 굉장히 많이 난다. 또한 거의 모든 운전자가 운전 중에 핸드폰을 사용하기 때문에, 전방 부주위에 의한 접촉사고도 정말 흔하다.
8년정도 중국에 살면서 보았던 크고 작은 자동차 사고들은 30년 넘게 한국에 살면서 보았던 것보다도 훨씬 많은 듯 하다. 재작년 8월에 차를 산 후, 6개월 동안 13,000km정도를 주행하였는데 벌써 접촉 사고가 3번이나 났다. 첫 사고는 심천의 한 해수욕장의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길에 정체가 있었는데, 뒤에 있던 아우디 차주가 옆에서 끼어드려고 하는 포드차를 견제하다가 내차를 뒤에서 박는 접촉사고였다. 크게 부딪힌 것은 아니라서 사진만 몇개 찍어놓고 가라고 하였다.

오른쪽의 포드 차량이 끼어들기를 하려고 해서 자리를 내어주지 않으려다가 부딪힌 아우디

그 다음에 난 것은, 눈이 갑자기 많이 내려 도로 옆에 잠시 차를 세워두었는데, 잠시 뒤에 벤츠 차량도 내 차 뒤에 차를 세우려고 했으나 눈길이 처음이었는지 차가 미끄러질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하여 차가 미끄러져 내려와, 역시 내 차 뒤를 박은 접촉사고. 차주가 눈길에 대한 경험이 없어서 생긴 것 같은데다 대충보니 딱히 외관상 문제가 없어보여 그냥 가라고 하였는데, 나중에 보니 범퍼가 약간 패여있었다. 이건 아쉽게도 당시 사진을 찍지 못했다.
가장 최근에 난 사고가 가장 아찔했는데, 사천성 여행 중, 산 속의 절벽에 왕복 2차선 도초를 대형 SUV들이 단체운전을 난폭하게 하면서 중앙선을 침범하여 내 차를 무리하게 추월하다가, 당시 한대가 반대편에서 오는 차를 급하게 피하려고 다시 차선으로 진입하다가 내차의 앞 범퍼와 부딪힌 사고였다. 당시 가해차량은 도요타 랜드크루저였는데, 운전자는 접촉사고를 인지하지 못하였는지 계속 운전을 하였고, 결국 내가 다시 추월해서 차를 막은 다음에야 겨우 멈춰섰다. 당시에 상대차량에는 자기 와이프와 어린 애까지 타고 있었는데, 왜그렇게 난폭운전을 하는지 물어봤더니, 자기네 지역에서는 모두 다들 이렇게 운전한다는 얘기를 했다. 범퍼가 깨지거나 찌그러지지는 않고, 컴파운드로 문지르면 없어질 것 같아서 그냥 보내려고 했지만, 자기는 제대로 운전을 했고 내가 중앙차선을 넘어서 부딪혔다는 말도 안되는 얘기를 해서, 블랙박스로 다 녹화되었으니 경찰 불러서 해결하자고 했더니, 결국 800위안(15만원)을 주어서 그 자리에서 합의를 보았다.

도요타 랜드크루저의 바퀴와 뒷쪽 범퍼가 스치고 지나간 자리. 

이 다음부터는 목격한 사고 현장.
총칭에서 중앙 분리대를 혼자 들이받은 사고. 휴대폰을 보다가 차선을 이탈한 듯 보였다.

집 근처에서 난 폭스바겐과 닛산 차의 접촉사고. 이런 식의 접촉사고는 도심에서 1시간 이상 운전하면 쉽게 볼 수 있다.

집 근처 공업사에 수리하려고 온 차량. 앞이 완전히 망가졌는데, 고쳐서 다시 타려는 듯 하다.

자전거로 출퇴근 할 때, 국도가 굉장히 밀려서 보니 이사 차량 한대에 불이 붙어서 소방관이 진화작업 중이었다.

중국 고속도로에서 1~2시간마다 볼 수 있는 후방 접촉사고. 안전거리 확보를 하지 않는데다 칼치기가 많다보니, 앞차가 속도를 줄이면 이런 접촉사고는 정말 흔하게 일어난다.

특이하게 중국 고속도로에서는 갓길에 세워서 차량을 수리하는 경우가 많다. 평소에 차량 관리를 안하는 것인지.. 이런 것은 중국 고속도로에서 30분정도마다 볼 수 있다.

졸음운전이나 휴대폰 사용으로 의심되는, 혼자 사고내기.

이외에도 시내에서 오토바이가 차에 크게 치어 오토바이 운전자가 날아간 후 길바닥에 방치되어 있던 것들이나, 포르쉐와 람보르기니의 접촉사고, 다중 추돌사고 등도 있었는데, 아쉽게도 사진으로 남기지는 못했다.
중국 운전자들의 대표적인 운전 악습관을 들자면,
1. 전방 부주의.
- 거의 모든 운전자들이 운전 중에 휴대폰으로 위챗 대화를 한다. 심지어 한손으로 휴대폰을 들고 동영상을 보던 운전자도 있었는데, 한번은 띠띠를 타고 가던 중, 운전자가 휴대폰을 사용하다가 앞에 공사장 인부를 친 적도 있었다.
2. 안전거리 미확보
- 앞차와 거리가 조금만 떨어져도 사방에서 난리가 난다. 뒤에서는 빨리가라도 난리고, 옆에서는 다들 그 자리로 끼어들려고 한다.
3. 칼치기
- 칼치기보다도 거의 무대포로 차선 변경을 하는 차들이 많다. '박고 싶으면 피하지마' 라는 식으로 운전
4. 대로 진입시 무정차 및 속도 유지
- 이로 인한 사고가 굉장히 많은데, 큰 차도로 진입 시 주변에 차가 오는지 보지 않고 그냥 들어간다. 정차는 바라지도 않고 속도라도 줄여야 할텐데, 속도를 줄이면 끼어들지 못한다라고 생각해서 그런지, 달리던 속도 그대로 진입하니, 이런 차량 때문에 항상 두개 차선의 차들이 모두 움찔하게 된다.
5. 상향등 경고
- 앞차에게 무조건 상향등을 켠다. 정속이든 고속이든 상관없고 단지 내 앞에 있다는 이유로 상향등을 계속 켜는데, 그래서 그런지 중국에서는 백미러(룸미러)를 아예 안보고 차량 뒤쪽의 유리를 아예 막아 놓은 운전자가 굉장히 많다.
6. 중앙선 침범과 역주행
- 이건 정말 욕이 저절로 나오는 순간들이지만, 너무 일상적으로 일어난다. 동네 길이 아니고 왕복 6차선 도로에서도 자주 일어난다. 특히 유턴제도가 취약한 중국의 도로에서는 유턴을 하기 싫어서 대충 중앙선을 침범한 후 역주행해서 골목으로 들어가는 차량이 정말 많다.
7. 인도침범과 갓길 운전
- 길이 막히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차량들. 도심에서 길이 막히면, SUV 차량이 많은 중국 특성상 인도로 침범해서 인도로 달리는 차량이 많고, 고속도로에서는 길이 막히면 바로 갓길로 차선을 변경해서 달린다.
8. 불법 주정차
- 왕복 2차선 도로에서도 갑자기 주정차하거나, 왕복 4차선 도로에서 평행 주정차하는 차들. 뒤에서 차들이 자기 때문에 막혀 있던, 크락션을 울리던 상관없이 '뭐 어쩌라고'라는 표정으로 차에서 당당하게 내린다.
9. 과속과 난폰운전
- 포르쉐, 페라리, 링컨, 벤츠, BMW, 아우디 같은 고급차량이 넘치다보니 다들 자기가 무슨 레이싱 선수인것 마냥 운전들을 해댄다. 제발 레이싱은 레이싱 경기장에서 하기를.

이 밖에도 중국에서 운전하면서 답답하고 짜증나는 것들이 많기는 하지만, 그렇다보니 오히려 한국에서 보다 더 안전운전과 방어운전을 하게 되는 듯 하다. 혹시라도 중국에서 운전을 하고 싶으신 분들은 너무 좋은 차는 구매하지 마시길 추천한다. 수입차량들도 모두 중국 내 공장에서 생산하다보니 차량 가격이 한국보다 훨씬 저렴하지만, 워낙 사고가 많이 나서 차를 오랫동안 탈 수가 없을 듯 하다.
최근에 보니 후미 안개등 중 한쪽이 안들어 오던데, 조만간 또 누군가 와서 박을테니 그 때 고치기 위해서 기다리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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