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여행 이야기/중국 - 서남 지역

중국 귀주성(贵州省, 구이저우성) 뇌산(雷山, 레이샨) - 서강천호묘채(西江千户苗寨, 씨장쳰후먀오짜이)

YK Ahn 2023. 6. 30.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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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구이저우(贵州, 귀주)에 있는 씨장쳰후먀오짜이(西江千户苗寨, 서강천호묘채)는 이전에도 와보려고 했지만, 코로나 때문에 두번이나 실패하고 돌아갔던 곳인데, 3번째 시도만에야 결국 볼 수 있게 되었다. 씨장쳰후먀오짜이는 뇌산(雷山, 레이샨)이라는 현급 도시에 있는 묘족(苗族, 먀오주)들이 집단 거주하는 곳으로, 1992년에 성급 문화유물 보호단위, 2020년에 4A급 관광지 지정되었으며, 구이저우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이다. 
 이름 그대로, 중국과 동남아시아에 퍼져 있는 소수민족 중 하나인 묘족들이 1000호이상 집단 거주하는 곳이다. 원래 황허(黄河, 황하)강 중하류에 살던 묘족들은 한족과의 많은 전투를 하면서 패배하며 중원에서 쫓겨나 현재의 중국 서남지역인 쓰촨, 구이저우, 윈난, 라오스, 베트남등으로 수차례의 대이동을 강요받았다고 한다. 춘추 삼국시대에 묘족 일부는 우링샨(武陵山, 무령산) 지역으로 들어가 이곳에서 지내며 세력을 키워 이후 우링만(武陵蛮, 무릉만) 즉 '무릉오랑캐'로 불리게 되었다. 이후 우리에게는 삼국지의 오나라 장군으로 유명한 황개(黃蓋)가 이 지역의 태수로 있으면서 이들을 토벌하여 다시 고향에서 쫓겨나게 되었다. 잇단 한족과의 전투와 이에 따른 강제 이동 등으로 묘족들은 뿔뿔이 흩어지게 되었는데, 이 중 유씨족(柳氏族), 서씨족(西氏族), 우씨족(尤氏族), 구씨족(苟氏族)등이 구이저우의 롱장(榕江, 용장)에 거의 동시에 도착하였다. 하지만 이 중 서씨족은 다른 지역을 돌다 오게 되면서 다른 씨족들보다 늦게 도착하게 되었다. 씨장쳰후먀오짜이(西江千户苗寨, 서강천호묘채)에서 서(西, 씨)는 서씨족(西氏族, 씨스주)을 의미하며 강(江, 장)은 토(讨, 타오), 즉 요청함을 의미하여, 씨장(西江, 서강)은 '서씨족이 요청하였다' 혹은 '서씨족을 받아들인다'라는 뜻이다.
 동관(东莞)에서 이 씨장쳰후먀오짜이까지는 차로 운전해서 1,000km정도를 가야하기 때문에, 아침일찍 출발하였어도 저녁이 되어서야 도착할 수 있었다. 묘족마을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입장료를 내야 한다. 때마침 할인 기간이라 입장료 및 셔틀버스비용이, 중국인은 65위안이고 외국인은 할인이 안되어 110위안이었다. 묘족마을에는 서문과 북문 이렇게 두군데에 게이트가 있는데, 이 곳에 주차를 한 후 입장 후 셔틀버스를 타고 들어가야 된다. 씨장쳰후먀오짜이는 산들에 둘러쌓인 계곡에 있는데, 서문은 산의 능선에 있는 반면, 북문은 산 아래쪽에 있다. 마을 안에 숙소가 엄청나게 많기 때문에 숙소의 위치에 따라 게이트를 선택하면 조금 더 편하게 갈 수 있다.

 셔틀버스.

 셔틀버스에서 내려, 진짜 마을로 걸어들어 가는 길. 

 예상과는 다르게 굉장히 화려하다. 건물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고, 탁트인 경치를 확보하기 위해서 대부분 산기슭에 있기 때문에 숙소를 찾는게 쉽지 않았다. 

 결국 숙소에 전화를 해서, 숙소 주인이 근처까지 나와서 같이 숙소로 향하였다. 짐을 풀고 늦은 저녁 및 야경을 구경하기 위해 다시 숙소를 나왔다. 알록달록, 화려한 등불들이 만화나 영화 속 배경같은 경치를 만들어 준다.  천호가 아니라 만호쯤은 되보인다. 

 언덕에서 풍경을 볼 수 있는 식당을 찾아서 간단하게 늦은 저녁을 먹으며 경치를 감상하였다. 


 틈도 없이 붙어있는 집이며, 좁고 경사진 골목길, 그리고 전통목조건물 방식의 주택들은 화재시 굉장히 위험할 것 같았다.

 사실 이 묘족마을에서 보게 된 대부분의 사람들은 묘족이나 원주민이 아닌 외지인이다. 엄청나게 많은 관광객들과 그 관광객들을 상대로 장사 및 숙박업을 하는 외지인들. 그래서 실제로 묘족들을 많이 볼 수는 없었는데, 왠지 원래 살던 묘족들은  음식점도 아니고, 숙박업소도 아닌 이런 허름한 집에서 살고 있을 것 같았다. 혹은 아니면 이것도 이곳에 일을 하러 온 외지인들의 집일 수도 있겠다.

 전망대. 이른 아침부터 이미 많은 사람들이 구경 나와 있었다.

 산들에 둘러쌓인 묘족마을. 인상깊고 멋진 풍경이지만, 사실 대부분이 숙박업소와 음식점들이다. 묘족 마을이 아닌 묘족이 '살던 곳'을 본 느낌.

 아침으로 먹는 면. 


 묘족 마을에는 이들이 가꾸는 거대한 다랭이 논도 있다.

 묘족 마을 중앙을 가로지르는 하천을 따라 산책하면서 구경해 보았다.

 다양한 상점들과 관광객들. 이른 아침이어서 그나마 사람이 그렇게 많지는 않은 듯 하였다.

 묘족 여성들은 전통적으로 머리를 올려말은 모습이다.

 묘족 마을이라고 하지만, 사실 보이는 것은 모두 숙박업소이다. 

 묘족 마을에 있는 전통 시장. 진짜 묘족들인 듯 하다. 

 마을 중앙 즈음에 있는 공연장. 공연이 없을 때는 전통 의상을 입고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분주하다. 

 최근 몇년 사이 중국 관광지에는 이렇게 전통의상을 입고 사진을 찍는 유행이 엄청난데, 의상 대여점에서 사진기사가 같이 대동하며 찍어주기도 한다. 

 원래는 차나 휴게소에서 먹으려고 동관에서부터 가지고 온 꼬마수박. 결국 묘족마을을 산책하다가 먹었다. 

 매우 상업적이기도 하지만, 풍경이 멋있기는 하다. 

 그렇게 한참을 돌아다닌 후, 다시 숙소로 복귀. 멋진 풍경들이지만 생각보다 볼게 많지 않은 것 같아 하룻밤만 묵고 떠나기로 하였다.

YY도 같이 셔틀버스를 타려고 줄서서 기다리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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