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여행 이야기/중국 - 서남 지역

중국 귀주성(贵州省, 구이저우성) 육반수(六盘水, 류판슈이) - 살짝 구경하기

YK Ahn 2023. 7. 5.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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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구이저우(贵州, 귀주) 남서쪽에 자리잡고 있는 류판슈이(六盘水, 육반수)라는 도시는 '중국에서 가장 시원한 도시' 혹은 '중국의 시원한 수도'라는 의미로 종궈량두(中国凉都, 중국량도)라고 불릴 정도로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도시로 이름이 나있다. 연평균 기온이 13~14℃인데, 한겨울 1월 평균기온이 3~6℃이고 한여름 7월 평균기온은 19~22℃밖에 되지 않아, 기후만으로는 중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중 하나로 뽑히기도 한다. 뜨거운 광동(广东)에서 훠루(火炉)라고 불리는 총칭(重庆, 중경)으로 가는 중간에 이 량두(凉都)에서 서늘한 기운을 느껴보고자 하였다.

 '중국의 시원한 수도'이고 구이저우에서 2번째로 큰 도시이지만, 상대적으로 중국에서도 발전이 더딘 구이저우라서 그런지 큰 도시라기보다는 지방 소도시 같은 느낌이었다. 인구는 360만명이고 이 중 90만명인데, 한국에서 두번째로 큰 부산보다도 많은 인구이지만 한국으로 치면 100만명 정도의 인구를 가진 도시 같다. 광물이 풍부해서 광산업이 주요 산업이라고 한다. 이런 소도시(!)에서는 반려동물이 머물수 있는 숙소를 찾는게 쉽지 않은데, 겨우 찾은 것이 역시 아파트형 호텔이었다. 

 전망이 좋고 평수가 큰 1차 아파트 단지들은 모두 분양이 되어서 사람들이 사는 것 같았고, 그 뒤 쪽에 지은 작은 평수의 이 아파트 건물들은 거의 모든 집이 비어있는 듯 하였다. 게다가 아파트 관리도 제대로 안되는 것 같아서 건축공사가 끝난 것인지 아닌지도 헷갈릴 정도로 난잡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런 아파트형 호텔들의 장점은 매우 저렴한 가격에 꽤 전망이 좋은 곳에서 지낼 수 있다는 것이다. 아파트 바로 앞 길 건너에는 밍후궈지아스띠공위엔(明湖国家湿地公园, 명호국가습지공원)이라는 멋진 공원이 있는데 그 옆에는 류판슈이 대학교와 그 뒤로는 테마공원까지 있는 것이 한눈에 보인다. 게다가 그 뒤로 보이는 구이저우의 풍경은, 천하제일 풍경이라는 계림보다 더 멋진 듯 하다. 밍후 국가습지공원은 구이저우의 최초 습지공원이기도 하다. 

 숙소에 짐을 풀고 저녁을 먹으러 가기 전 강아지 산책 겸, 이 밍후 습지공원을 가보았다. 6월에도 서늘해서 중간중간에 얇은 겉옷을 입은 사람들도 보였는데, 서늘한 날씨에 조용한 공원을 산책하는 것은 항상 기분 좋은 일이다. 

 왼쪽에 보이는 아파트 단지들이 호텔이 있는 숙소. 

 공원이 꽤 크기 때문에 1시간넘게 20~30%정도 밖에 보지 못했지만, 너무 늦기 전에 저녁을 먹기 위해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 주변에는 딱히 맛있어 보이는 식당이 없어서 류판슈에의 음식으로 유명한 슈이청라오궈(水城烙锅, 수성낙과)를 먹으로 번화가로 나왔다.

 시원한 날씨 덕분에 에어컨이 필요없고 모기도 거의 없어서 밖에 있는 테이블에서 먹기로 하였다.

 슈이청라오궈는 채소, 고기, 감자, 두부 등등 여러가지 음식을 철판 위에 올려놓고 숱으로 구워서 양념장에 찍어서 먹는 음식이다. 사람들이 많으면 여러가지 음식을 다양하게 시키겠지만, 둘이서 먹으려고 주문하기에는 큰 철판에 놓인 음식들이 초라해 보인다. 

 특이하게 중국은 소도시일수록 한국의 밤거리와 비슷한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식당들이 늦게까지 하고, 심지어 24시간 영업을 하는 식당도 있으며, 늦은 저녁임에도 불구하고 거리나 술집에서 늦게까지 술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저녁을 먹고 돌아가는 길에 수제 맥주 호프집을 발견하여 숙소에서 마시기 위해 포장 주문을 하였다.

 다음날 아침 풍경. 뒤에 펼쳐진 멋들어진 풍경에 창피할 정도로 아파트 주변이 난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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