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다한 이야기/일상 생활 이야기

동관(东莞)에서 총칭(重庆, 중경)까지 왕복 3,000km 운전

YK Ahn 2021. 10. 10.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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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통은 동관(东莞)에서 총칭(重庆, 중경)으로 갈 때 비행기나 고속열차를 타고 이동하였는데, 이번에는 요요를 데려가기 위해서 자가용으로 이동하였다. 동관에서 총칭까지의 거리는 고속도로를 이용할 경우 대략 1,400km정도 되는데, 쉬지 않고 가면 대략 20시간정도 걸린다. 사실상 쉬지도 않고 20시간을 운전한다는 것이 불가능하고 매우 위험하기 때문에 중간중간에 휴식을 취하게 되면 25~26시간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굳이 이렇게 만 하루 이상이 걸리는 거리를 쉬지도 않고 갈 이유가 없기에 동관과 총칭의 중간 지점에서 구경도 할 겸 해서 총칭으로 가는 길에는 광시(广西, 광서)의 구이린(桂林, 계림)을, 다시 돌아오는 길에는 구이저우(贵州)의 샤오치콩(小七孔, 소칠공)을 들렸다. 이렇게 중간에 다른 도시를 들러서 놀다가다 보니 주행거리가 더 늘어나서 3,000km정도 되었다. 실제로는 구이린과 샤오치콩에서도 좀 돌아다니고 다시 돌아오는 길에는 교통체증을 피하기 위해서 우회도로를 사용하다보니 실제로는 대략 3,200~3,300km정도 되었던 듯 하다.

짐을 넣은 캐리어에 담긴 자신의 타월위에 누운 요요

 흥미로운 것은 1,500km라고 하면 매우 긴 거리인 듯 하나, 세계에서 2~3번째로 큰 중국에서는 이정도 거리는 '차로 이동하기에는 가깝지 않은 거리이나 그렇다고 또 그렇게 먼 거리도 아닌' 그런 곳이다. 동관에서 총칭이 멀다가 해봤자 바로 인접성은 아니더라도 성 한개만 넘어가면 되는 거리이니 그런 듯 하다. 중국에서 중국인들하고 얘기하다보면, 인접성에 있는 지역들은 보통 가까운 곳이라고 얘기하고, 동일성 내에서 있는 지역들은 서로 붙어있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중국의 개별 성의 크기는 한국보다 크다. 그래서 중국사람들과 얘기할 때 '크다, 작다' 혹은 '멀다, 가깝다'라는 기준이 한국과는 사뭇 다르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서울에서 부산은 멀다고 얘기하지만, 중국에서 그 정도는 동일한 성 내에 붙어 있는 인접도시인 것이다. 

 총칭으로 가는 길에 들렀던 곳은 광서장족자치구(广西壮族自治区)에 있는 구이린이다. 구이린 방문은 이번이 세번째이고, 다랑이 논 구경도 2번째이지만, 지난번에 왔을 때는 겨울비가 내리는 시기였기에 다시 들렀다. 아직 가을 추수시기가 아니라 논은 아직 녹색을 띄고 있었다.

계림의 다랑논

 총칭에서 도착해서 이번 기간동안 돌아다녔던 거의 유일한 지역도 역시 이미 몇번 가봤던 츠치커우(磁器口, 자기구). 2~3년만에 왔는데, 새로운 구역이 많이 개발되어 있었다.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여전히 옛 츠치커우 거리가 더 좋다. 

총칭의 츠치커우

 다시 동관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구이저우의 리보씨엔(荔波县, 여파현)에 있는 샤오치콩에 들렀다. 이 샤오치콩은 예전에 입구까지 왔었으나 시간이 없어서 보지는 못하고 돌아갔던 곳인데, 이번에 드디어 구경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중국 국경절 연휴기간이라 관광객이 정말 미어터지게 많아서 풍경 구경보다는 사람 구경을 더 많이 한 듯 했다. 

구이저우의 샤오치콩

 결국은 동관에서 구이린까지 8시간, 구이린에서 다시 총칭까지 12시간. 총칭에서 샤오치콩까지 7시간, 샤오치콩부터 동관까지 13시간정도 걸려서 총 40시간 넘게 운전을 했는데, 휘발유값은 중국이 한국보다 대략 30%정도 저렴하고 차가 신차가 연비가 좋아 그나마 괜찮지만, 긴 거리를 계속 고속도로로 운전하다보니 고속도로 이용비용인 톨게이트 비용이 편도로 거의 900위안, 한국돈으로는 16~17만원정도 든다. 다행히 국경절 기간에는 톨게이트비용이 무료이기 때문에 돌아올 때는 면제받았지만, 그래도 톨게이트비용, 휘발유값, 중간에 묶었던 호텔비용등을 합치면 사실 비행기를 타고 가는 비용이 더 저렴했다. 

 비용면에는 기차나 비행기가 더 저렴하다고 하여도, 자동차 여행만이 가지고 있는 그 특색은 꽤 매력적이어서 장기간 휴식 기간이 또 생긴다면 자동차로 중국 여행을 하는 것도 좋은 추억일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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