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여행 이야기/중국 - 화남 지역

중국 광동성(广东省) 동관(东莞) - 동청(东城, 동성) 우스강공예루(乌石岗工业路, 오석강공업로) 메이스지에(美食街, 미식가)

YK Ahn 2022. 1. 1.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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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은 배가 든든해야 좋은 것도 제대로 보인다는 의미이지만, 흔하게 쓰이는 말로 '금강사도 식후경이라는 말처럼 한국사람은 먹는 것을 참 좋아하는데요...'라는 약간 오역 된 의미로도 많이 사용된다. 역사가 길고 전쟁시기가 상대적으로 짧은 민족은 아무래도 먹거리 문화가 발전할 수 밖에 없는듯 한데, 한국사람이 먹는 것을 좋아하는 만큼 중국인들도 먹는 것을 매우 좋아한다. 그래서 중국에서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도시를 가면 꼭 메이스지에(美食街, 미식가)라는 우리나라로 해석하자면 '먹자 골목'이 꼭 있다.
광동성(广东省)에서 인구수로는 광저우(广州, 광주)와 선전(深圳, 심천)에 이어 세번째 큰 도시이며 그 인구가 천만명이 넘는 동관(东莞)에도 당연히 여기저기 먹자골목이 많이 있다. (동관의 도심 인구는 800만명정도이고 외곽인구까지 합하면 1000만명이 넘는다) 그런데 최근에 동관의 중심 지역 중 하나인 동청(东城) 지역에 꽤 '괜찮은' 먹자 골목 생겼다.

보통 중국의 먹자골목은 노점상들과 작은 상점들이 많아서 약간 야시장 같은 느낌이 많이 나는데, 새로 생긴 이 곳은 한국의 카페거리 같은 느낌이다. 동관 동청지역에 사는 사람이라면 다들 알만한 싱허청(星河城, 성하성)의 건너편 약 600m길이의 이 골목은 원래 작은 공장들이 있던 곳이었다. 이 곳 동관에 처음 왔었던 8년 전만 해도 이 골목은 이미 문닫은 공장들이 있는 어둡고 왠지 우범지역 같은 골목이었다. 그래서 이름도 우스강공예루(乌石岗工业路, 오석강공업로)라는 공업단지길인데, 동청의 번화가 중 하나이며 괜찮은 아파트들이 많은 이 지역에 누군가 납치되어도 이상할 것 없는 그런 골목이 있다는 것이 신기했었다. 그러다가 2~3년전부터 갑자기 대규모 공사가 시작되더니 작년이었는지 올해 초부터였는지 그 모습이 완전 바뀌었다.

들리는 말로는 이 문닫은 공장들이 줄지어 있어 이 어두운 골목을 비구위엔(碧桂园, 벽계원)이라는 중국 내 최대 부동산 회사-요즘 유명한 헝다 건설사가 그 뒤를 이어 2위이다-가 이 땅들을 사서-중국은 토지는 모두 국유지여서 국가에서 대여를 하는 것이므로, 대여권리를 산 것인 듯 하다- 이곳에 멋진 건물들을 지은 후 렌트를 준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건물들의 디자인이 통일성이 있는데, 그래서 다른 먹자 골목 혹은 메이스지에와는 다른 느낌이 더 강한 듯 하다. 이 곳 식당들은 동관에서 찾기가 쉽지 않은 분위기들이 많이 풍긴다. 하지만 가격이 다른 곳보다는 조금 더 비싸다.


대부분의 식당들이 예약을 해야 하고, 예약하지 않으면 꽤 오랜동안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

가끔 배달음식으로 시켜먹는 수제 햄버거가 있는데, 배달로 시켜 먹으면 수제버거와 감자튀김, 음료수까지 해서 1만정도이지만 홀에서 사먹으면 3만원정도이다. 물론 그래도 한국에서 이런 분위기의 식당에서 먹는 것보다는 저렴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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