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여행 이야기/중국 - 화남 지역

중국 광서성(广西省, 광시성) 옥림(玉林, 위린) - 옥림시 인민공원(玉林市人民公园, 위린스 른민공위엔)과 대용산(大容山, 다롱샨)

YK Ahn 2022. 2. 17.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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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2022년 중국의 춘절기간 동안 운남성(云南省, 윈난성)을 자동차로 여행하였다. 동관에서 운남성을 육로로 가기 위해서는 그 사이 광서성(广西省, 광시성)을 거쳐 1,400km가 넘는 거리를 가야한다. 한번에 가기에는 아무래도 매우 부담되는 거리이기 때문에, 광시 지방 중 위린(玉林, 옥림)이라는 곳을 중간거점으로 잡고 하루를 묶으며 주변을 본 뒤 다시 출발하기로 하였다. 위린이라는 도시는 광시에 있는 14개의 지급시 중 성도인 난닝(南宁, 남녕) 다음으로 인구가 많은 도시이다. 난닝의 인구가 870만명이며 위린은 580만명 정도이다. 지급시는 우리나라의 시와 비슷한 개념이다.

 가기 전에도 몰랐고 도착한 다음에도 몰랐던 것이지만, 특이한 것은 이 위린시는 절기상 하지 때 개고기와 리치를 먹는 페스티벌이 열려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당연히 국내외적으로 관련하여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데, 이 축제 기간 동안 대략 1천~1만마리의 개들이 도살당한다고 한다. 또한 이 때 도살되는 개들 중 상당히 많은 수가 타인의 애완견이나 반려견이거나 시골 마당에서 키우는 개들을 훔쳐서 도살시킨다고도 한다. 그나마 2년 전인 2020년 중국 정부가 개를 가축이 아닌 반려동물로 지정하여 개사육 및 도살을 금지하기 시작했으나, 같은 해인 2020년에도 이곳의 개고기 페스티벌을 여전히 열렸다고 한다. 

 뭐 어쨌든 우리가 간 목적은 이 개고기 페스티벌이 아닌, 위린시에서 북쪽으로 2~30km 떨어진 곳에 있는 다롱산(大容山, 대용산)이라는 곳을 구경하기 위해서였다. 게다가 금요일 업무를 끝내고 출발한 것이라 그렇게 멀리 가지는 못하고 동관에서 460km정도 떨어진 이곳을 거점으로 삼은 것이었다.

 해가 떨어지기 시작할 때 출발하여 도착한 위린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압도적인 숫자의 전동스쿠터들. 이런 스쿠터들은 교통법규를 거의 안 지키는데, 예약한 호텔이 있는 곳이 구시가인지 교차로에 신호등이 없다보니, 교차로로 주변이 완전 마비상태였다.  

 호텔에 주차장이 따로 없어 50m거리에 있는 공용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기 위해 가는데 30분이 넘게 걸렸다. 

 시간이 지나자 그나마 많이 좋아진 교차로. 추운 날씨에도 전동스쿠터가 굉장히 많았다. 근처에 옥림시 인민공원(玉林市人民公园, 위린스 른민공위엔)이 있어 산책을 하고 다른 곳들을 걸어가 보았으나, 강아지를 산책하기에는 딱히 좋지 않은 도시라 가볍게 산책을 하고 다시 호텔로 돌아왔다. 

 다음날 아침에 다시 강아지를 산책시키기 위해 길을 나섰다. 지도를 봐도 주변에 마땅히 산책을 시킬 만한 곳이 인민공원밖에 없어서 다시 한번 인민공원으로 향하였다. 어제 밤에는 엄청난 숫자의 전동스쿠터에 놀랐는데, 이 위린시에는 공유자전거는 없고 공유전기자전거만 있는 듯 하다.

 어제밤에 난리도 아니었던 거리가 비가 부슬거리며 오는 아침이 되니 꽤 한산해졌다. 왠지 광시 지방의 느낌이 나는 도시이다. 

 위린시 인민공원의 내부. 중국에는 거의 매 도시마다 인민공원이라는 공원이 있는데, 이 인민공원들은 예전에 중국이 개방하기 전이나 아직 사회주의나 공산주의 분위기가 많이 날 때 만들어서 그런지 공원들 중에서 별로 볼거리나 조경이 예쁘지 않은 공원이라 개인적으로는 잘 가지 않는다.

 그래도 사진을 찍고 보면 꽤 그럴 듯 하다. 

 인민공원을 자주 안가는 이유는, 보통 인민공원들은 바닥이 모두 콘크리트나 시멘트, 벽돌등으로 되어 있어 보기에는 깔끔해 보여도 공원을 걷는 맛이 없어서이다. 이 위린시 인민공원도 잔디밭과 나무 사이를 걸을 수 있는 곳은 매우 작은 공간에 한정되어 있고 다 포장된 도로이다. 

 어쨌든 그렇게 아침 산책을 마치고, 원래의 목적이였던 대용산(大容山, 다롱샨)으로 향하였다. 1시간 반정도 걸려서 도착한 대용산국가삼림공원(大容山国家森林公园, 다링샨궈지아선린공위엔). 입구에 있는 주차장에서 꽤 한참을 산 위에까지 올라가야 했다. 산을 올라가는 길은 그래도 꽤 멋졌는데, 아쉽게도 사진을 찍지는 못했다. 산을 계속 올라가면서 목적지에 가까워지자 안개가 굉장히 짙게 끼기 시작하더니 가시거리가 굉장히 짧아졌다. 심지어 입장료를 판매하는 곳에서조차 공원 안에 들어가도 하나도 안 보일 것이라고 굳이 들어가길 추천하지 않아서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주변만 한번 돌아보았다.

 소설 <무진기행>에 나오는 무진에 온 느낌이다. 

 뭐, 그렇게 위린 여행은 안개와 같이 묻어두고 운남성으로 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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