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전 물리학과 대학원 석사과정 시절에 흔히 말하는 구안와사라는 얼굴이 마비되는 병에 걸렸던 적이 있다. 꽤 추웠던 겨울이었다. 토요일 아침에 실험실로 출근 후 오전부터 뭔가 혀에 얼얼한 느낌이 있어서 이상하다 싶었는데, 점심을 먹은 후 양치질을 할 때 입안에 물을 머금지 못하고 물이 줄줄 흐르는 입을 보면서 얼굴 한쪽에 마비가 온 것 같았다. 부모님께 전화해서 증상을 얘기해보니 구안와사가 의심되어서, 실험실에서 나와 집 근처에 있는 신경외과에 바로 갔더니, 역시나 얼굴 마비 증상이라고 확진이 되었다. 의사 말로는 이 구안와사가 걸릴 수 있는 경로가 다양해서 원인을 꼭 찝어서 말하기는 힘들지만, 보통 면역이 약해졌을 때 얼굴쪽 신경에 바이러스가 침투해서 신경을 파괴하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라고 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