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 여행 이야기/베트남

베트남 (Việt Nam) 하노이 (Hà Nội) - 바딘 지역(Ba Đình) 시내관광과 육로로 중국으로 돌아가기

YK Ahn 2017. 10. 29.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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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노이(Hà Nội)의 성요셉 성당에서 바딘 지역로 향하였다. 하노이의 번화가는 호안 끼엠 지역(Hoàn Kiếm)과 바딘 지역(Ba Đình)으로 나뉘는데, 먹자골목, 상가, 성당, 오페라 하우스, 쇼핑몰 등이 있는 지역이 호안 끼엠이고 하노이를 가로지르는 기차역을 넘어 서쪽 지역으로 가면 빠딘 지역이다. 빠진 지역에는 여러 공원과 대통령궁, 세계 각 국의 대사관들 있는 곳이다.


 호안끼엠과 바딘 지역은 바로 옆에 붙어 있으며 그렇게 크기 않기 때문에, 천천히 산책하면서 돌아다니면 충분히 볼 수 있다. 또한 주요 볼거리들이 서로 근접해 있어 택시를 타고 이동하기에는 너무 가까운 느낌도 있다. 


 호아끼엠에서 바딘 지역으로 걸어다가보면, 하노이 플래그 타워 및 레닌 공원도 지나갈 수 있는데, 하노이 플래그 타워는 입장을 할 수가 없었고, 레닌 공원도 공사 중이어서 잠깐 앉아있다가 갔다. 사실 레닌 공원은 중앙에 레닌 동상이 있다는 것 빼고는 한적한 평범한 공원인 것 같다.


 하롱베이에서 돌아다닌 때도 관광지 한가운데 전투기와 미사일등이 전시되어 있는 것을 보고 의아했는데, 하노이의 이 바딘 지역에 오면 여기저기 보이는 '투쟁'의 상징들과 더불어 각 건물마다 걸려있는 붉은 국기들이 베트남이 사회주의 국가라를 것을 더욱 느끼게 해준다. 

 



 하노이 플래그 타워와 호치민 기념관 사이에 있는 고궁이 있다. 안을 둘러보다보면, 이게 1400년대 지어진 건물이라고 하는데, 건물 내에서도 건출물의 양식이 매우 달라 조화가 안되는 것으로 보아, 원래의 것에 새롭게 시멘트 구조물을 지은 것 같기도 하지만 또한 노란색의 건물양식은 같은 시기 중국 명나라 시대에 광서성 계림에 지은 정강왕성 (靖江王城, 진장왕청) 과도 닮은 것 같다. 





 고궁을 나와 조금 더 걷다보면 호치민 묘가 나온다.  




 호치민 묘 앞에는 네모 반듯하고 매우 잘 정리 잔디밭이 있다. 잔디를 길게 깍아놓고 네모 난 길을 만들어 놓은 것으로 보아 왠지 밟으면 안되는 풀밭 같다. 




 호치민 묘 옆에는 대통령 궁과 호치민 생가가 있는데, 입장권을 구매해야 하며 X-ray검색을 통과해야 한다. 호치민 대통령의 검소함을 볼 수 있는 곳이다. 





 호치민 생가에서 나오면 또한 바로 옆에 작은 탑(Chùa Một Cột)이 있다. 작은 연못 가운데 연꽃 모양으로 만들어져 있으며, 정식적인 이름으로는 Diên Hựu tự (延祐寺)이지만, one pillar pagoda 혹은 perfume temple 이라고도 불리는 것 같다. 



 이 작은 탑 앞에는 거대한 호치민 박물관이 있다. 지난번에 왔을 때는 가보지 않았던 곳인데, 이번에는 둘러보기로 하였다. 




 밖에서 보았을 때 건물이 굉장히 크게 보였는데, 실제 안은 생각보다 크지는 않았다. 호치민의 일생이 독립과 투쟁으로 되어 있다보니 박물관 내 전시물들도 전투적이며 투쟁의 상징인 것들이 많다. 






 특이한 것은, 언뜻 보기에는 예술적인 구조물들인데, 그 안에 있는 것들은 무기들이 종종 보인다. 가끔 현대 미술관 같은 전시관에 온 것 같은 느낌이기도 한데, 박물관과 미술관이 혼합된 느낌의 박물관이다.




 박물관에서 나와 Hồ Tây로 향하였다. 굳이 우리나라말로 하자면 서호(west lake)가 될 것 같다. 서호는 하노이에서 가장 큰 호수이며,  하노이에서 가장 오래된 사찰인 Chùa Trấn Quốc(鎭國寺, 진국사)가 있는 곳이다. 




 Chùa Trấn Quốc 입구




 한국의 사찰이 대부분 산에 있는 것과는 달리 소승불교가 주를 이룬 동남아시아 지방에서는 사찰들이 도시 한 가운데 있는 것이 특징이며, 사찰들이 도시 안에 있어서 그런지 약간 비좁다는 느낌도 든다.





 사찰을 둘러보고 호텔까지 천천히 걸어가기로 하였다. 오늘 걸음이 많았고 피곤도하여 택시를 탈까 생각하기도 하였지만, 왠지 베트남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꺼려지기도 하고 하노이에서의 마지막 저녁이기도 하여 주변도 볼겸 다시 걸어갔다. 


 쉬기도 할겸 한동안 서호 주변의 의자에 앉아 해가 져가는 멋진 풍경의 서호를 보았다. 




 호텔로 돌아와 샤워를 한 후 약간의 휴식을 취한 괜찮은 음식점을 찾아 나섰다. 

 Gia Ngu restaurant 이라는 식당인데, 하노이 구시가지에 있는 괜찮은 음식점이다. 호텔에 딸린 식당인데 음식도 굉장히 맛있고 친절한데 비싸지도 않았다.. (밑의 음식들과 맥주 두병까지 다 해서 3만원이하였던 것 같다.)




 기분좋은 식사를 마치고 주변 시장을 둘러본 후 호텔로 돌아와 하노이에서의 마지막 밤이 마무리되어 가고 있었다. 다음날에는 다시 베트남과 중국의 국경지역인 몽까이로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했기에 또다시 힘든 하루가 예상되는 밤이었다.


 다음날 아침, 하노이 내 버스 터미널로 이동하여 물어보니, 하노이에서 몽까이로 직행하는 버스는 하루에 2번밖에 없는데 시간이 맞지 않아 하롱베이로 먼저 이동 후 하롱베이에서 다시 몽까이로 가기로 하였다. 하노이-하롱베이, 하롱베이-몽까이간의 버스는 많다고 한다. 


 버스를 타고 하롱베이로 이동. 한국의 금호 고속 버스인데, 베트남에서는 특이하게 고속버스를 버스회사에서 따로 운영하는 것 같다. 표도 따로 팔고, 고속도로 위의 휴게소도 따로 있다.




 금호 고속버스도 달리면서 택배업무를 같이하며 중간에 사람을 태우는 것은 마찬가지여서 하롱베이까지 가는데 4시간정도 걸렸던 것 같다.  아래 사진은 금호 고속 전용 휴게소...




 하롱베이 터미널에 내려서 물어보니, 자기네들은 몽까이로 가는 버스표를 따로 팔지는 않는다고 하며, 지나가는 버스를 잡아타면 된다고 하였다.... 결국 터미널 직원의 도움을 받아 지나가는 버스를 잡아서 탔다. 


 역시 베트남의 버스는 '이동'수단으로서의 역할만을 강조하지 그 이동의 '어떻게'와 '얼마나'는 고려 대상이 전혀 안되는 것이다...

 특이하게 이 버스는 신발을 벗고 타야 한다....자리가 없어 가장 뒷쪽에 있는 곳에 앉았는데, 앞의 좌석에 앉을 때도 신발을 벗고 타야 하며 뒤쪽에 앉아있는 내 앞에는 중국에 물건을 매매하러가는 듯한 남자가 잠을 청하고 있었다. 1시간 뒤에는 이 뒤쪽도 사람들이 꽉차서 이 남자도 일어나 앉아있어야 했다..




 아침에 하노이에서 출발하였으나 저녁이 되어서야 몽까이에 도착하였다.  몽까이 국경 검색대를 지나 중국으로 넘어가는 길. 여기서 다시 한번 베트남 검색요원들의 횡포를 겪게 되었는데, 검색대 대기 중 전화가 와서 잠시 받았더니 나중에 따로 불러 전화기를 압수하고는 돌려주지 않고 보내려고 하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보안요원들이 전화기의 내용을 확인하거나 물어본 것도 아니고, 그냥 받은 느낌으로는 보안요원이 전화기를 갖고 싶어서 억지로 떼쓰는 듯한 느낌이었다... 설명하는 것도 '검색대기 중에는 전화기를 쓰면 안된다라고 하며, 그런데 너가 전화기를 썼으니, 이건 압수이다.'라는 것인데...이때는 전형적인 부패한 사회주의 국가의 냄새가 정말 많이 났다. 또한 외국인 검색대는 단 2개밖에 없는데, 심지어 중간에 현금을 쥐어주면 기다리지 않고, 검색도 하지 않고 지나가는 것이었다. 아마 검색요원들과 연결된 여행사들 같은데, 검색대에서 뭉칫돈이 오가며 검색을 하지 않고 옆으로 그냥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베트남에 대한 인상은 거의 바닥을 찍었다고 생각되었다. 

 

 본토에서 서구의 강대국들과 동아시아의 강대국 일본과 중국을 상대로 고군분투를 하였던 호치민이, 이후 자기와 서로 총을 쏘며 죽고 죽이던 사람들을 위해 관광상품을 만들고 자기 주머니로 떨어지는 뒷 돈 몇푼 외에는 아무것도 안중에도 없는 부패한 사람들과 시스템을 본다면 무슨 생각할까... 자기의 적에게서 뺏어낸 것이니 괜찮다고 할까...




중국의 국경지역인 동씽(东兴)으로 넘어왔다.




 중국으로 넘어오니 그동안의 긴장이 쭉 풀리는 느낌이었다.


 베트남에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베트남 여행은 너무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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