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여행 이야기/중국 - 화남 지역

중국 광서성(广西省, 광시성) 방성항(防城港, 팡청강) - 백랑탄(白浪滩, 빠이랑탄)

YK Ahn 2017. 11. 5.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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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서성(广西省)의 성도인 난닝(南宁)에서 남쪽로 150km정도 떨어져 있으며 해안 도시인 팡청강(防城港, 방성항)은 광서성에서 많이 알려지지 않은 도시인데, 베트남으로 가는 육지 경로가 있어 여행객들이 지나가는 곳이 되었다. 우리가 팡청강을 간 이유도 순전히 베트남을 육로로 가기 위함이었다. 중국에서 베트남을 육로로 가는 방법 중 하나가 고속철을 타고 이 팡청강으로 온 후 여기서 다시 국경지대인 동씽(东兴, 동흥)으로 가는 것이었는데, 베트남으로 갈 때는 팡청강에서 내리자마자 동씽으로 이동하여 동씽에서 하룻밤을 묶고 베트남으로 넘어갔으나 올 때는 베트남에서 중국의 동씽으로 넘어오자마자 이 팡청강으로 왔다. 

 

 팡청강에 대한 정보가 너무 없어 기차역에서 너무 멀지 않은 곳에 숙소를 잡았는데, 도심에서 약간 떨어져 있는 곳이었던 것 같다. 호텔 주변에 식당가 하나만 있고 주변은 거의 다 공사장이었다. 

 팡청강이 해안 지역이다보니 주변에 해변이 많아 그 중 하나인 백랑탄(白浪滩, 빠이랑탄)에 가보기로 하였다.

 남부지방에 우기같은 시기가 시작되는 즈음이다보니 비구름이 많이 끼어있었다. 

 한국의 서해와 남해 중간에 생성되어 있는 해변 같은 느낌인데, 모래사장은 아니고 그렇다고 갯벌도 아닌 그 중간의 어디쯤에 있는 해변같다. 궂은 날씨에도 많은 사람들이 나들이를 나와 있었다.

 해변을 걷다보면 소라, 게와 같은 갑각류들이 해변에 정말 많다.  사람들이 별로 없는 한적한 곳에 가면 해변에 온통 작은 게들 천지인데, 근처로 가면 서둘러 자기 구멍들로 들어가기 바쁘다. 대부분 자기가 파놓은 구멍 옆에 있지만, 너무 멀리 나갔거나, 혹은 다른 게가 자신의 구멍에 먼저 들어가버려 들어갈 구멍이 없어 당황하는 게들을 보고 있는 것도 재미있는 장면 중 하나.

 제때 자기 구멍을 못 찾은 게들이 당황하며 도망가는 모습

 사람들이 없는 곳으로 계속 걷다보니 하얀 파도의 갯벌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백랑탄의 모습들이 보였다. 검고 어두운 갯벌위에 보이는 파도이다보니 더욱 하얗게 보였나보다. 

 갯벌에서 조개를 파내는 아주머니들.

 해변을 걷다보면 거대한 해파리들이 해변에 떠올라와 있는 것이 보였는데, 크기가 거의 성인 남자 상반신처럼 컸다. 왠지 바다 속에 있었다면 빛이 날 것만 같은 해파리들이었다. 

 백랑탄 해변에 게들이 얼마나 많냐면, 사진 속의 작은 알갱이들이 게들이 먹고 뱉어낸 흙들이다. 마치 한밤중에 내린 눈처럼 소복히 쌓여 있다. 

 인적이 드믄 해변을 걸으면 저 작은 알갱이들 때문에 이렇게 발자국이 남는다. 

 백랑탄 외에도 다른 곳도 가보려고 하였으나, 갑자기 폭우가 몰아닥치는 바람에 황급히 숙소로 돌아와 조금 쉬다가 짐을 챙겨 나섰다. 주변에 광서성 음식점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예전에 먹었던 해남도 음식과 비슷한 것 같다.

 점심 후 기차역까지 천천히 산책겸 걸어가는 길.  주변이 온통 아파트와 고층 빌딩의 공사장이다. 

 왼쪽의 고층 아파트가 이 지역에서 거의 유일하게 본 사람이 사는 아파트. 오른쪽 뒤쪽에 한창 공사 중인 고층 빌딩이 있는데, 저 빌딩 뿐 아니라 비슷한 규모의 빌딩이 2~3개 뒤에 더 있다. 처음에는 이렇게 작은 도시에 저렇게 큰 빌딩이 필요할까 했는데, 알고보니 방산업체 회사 빌딩이라고 한다.

 기차역으로 오는 길에도 그쳤던 비가 또 내려 다시 중간에 차를 불러 서둘러 왔다. 드디어 휘이짜(回家)!

 팡청강에는 멋진 경치의 해변들이 많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지방 소도시가 그렇듯이 자기 차가 없으면 이동이 상당히 불편하며 띠띠따처를 불러도 도시보다 훨씬 비싸게 부르고, 추가 현금을 요구하며 거부하면 취소해 버리는 행위를 많이 하는 것 같다. 우리도 비오는 때 차를 부르는데 거의 30분이상 소비했는데, 대부분의 경우가 차를 부르면 전화로 추가 요금을 요구하고 싫다고 하면 오지 않거나 취소해 버리기 때문이었다.

 

 육로를 이용한 베트남 여행도 크게 메리트가 없어 보여 한동안은 방성항에는 다시 올 일은 없을 것 같지만, 만약 몇년 후에 다시 돌아오게 된다면 왠지 굉장히 큰 도시가 되어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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