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여행 이야기/중국 - 화동 지역

중국 산동성 (山东省, 샨동셩) 청도 (青岛, 칭다오) - 칭다오 맥주 박물관 (青岛啤酒厂, 칭다오피주광)

YK Ahn 2018. 9. 16.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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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칭다오 (青岛, 청도)로 여행을 오는 사람들이 많이 들르는 곳이 있는데, 칭다오의 명물 중 하나가 칭다오 맥주이고 중국 맥주 시장 점유율의 15%를 차지고 있는 칭다오 맥주의 본고장이다 보니 칭다오 맥주 공장이 관광지가 되었다. 

 칭다오 맥주 '박물관'이라고 하지만 박물관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초라하기 때문에 그냥 예전 공장 견학이라고 부르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 이 곳 칭다오 맥주 공장은 1903년에 산동성을 점령하고 있던 독일에 의해 설립되었다가 1916년에 일본의 맥주 회사인 다이-니뽄에 팔렸다. 이 다이-니뽄은 이후 사포로와 아사히 맥주로 각각 분리되었다. 이 후 1945년 일본이 2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한 후 중국인에게 넘겨졌다. 이후 국공내전 중 칭다오 맥주 공장은 국유화가 진행되었다가 1990년에 다시 사유화되어 미국 회사인 Anheuser-Busch Companies가 27%의 지분을 소유하여 Anheuser-Busch Companies가 최대 주주인 유한공사 형태로 탄생하게 되었다. 이후 Anheuser-Busch Companies는 자신의 지분을 조금씩 팔고 아사히 맥주는 조금씩 사들여, 현재는 아사히 맥주가 칭다오 맥주 지분의 20%를 소유하고 있다. 


 각설하고, 칭다오 맥주 공장 앞은 칭다와 맥주를 파는 술집들로 가득하다. 밤에는 차들은 없어도 많은 사람들을 늦게까지 술집에서 볼 수 있는데, 밤 늦게까지 술을 잘 마시지 않는 중국에서 보기 힘든 풍경이기도 하다. 다만 칭다오가 해안 도시이고 우리와 맥주를 마시는 문화가 달라서 그런지, 맥주 안주로 해산물을 많이 먹는데, 맥주와 해산물들이 맛이 그렇게 어울리지는 않았다. 



 칭다오에서 맥주에 관해서 좋은 것 중 하나는, 생맥주가 맛있다는 것인데, 그 이유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공장이 옆에 있어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더 신선한 맥주를 접할 수 있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칭다오 맥주는 집에서도 자주 마시는데, 집에서 마실 때는 상당히 묽어 맥주라고 하기에도 애매한 맛임에도 불구하고, 여기 칭다오에서 마셨던 맥주는 훨씬 쉽게 취했었다. 


솔직하게 말하면, 칭다오 여행 중 가장 실망한 곳이 이 칭다오 맥주 공장 혹은 박물관인데, 앞에서 말한 것처럼 박물관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말도 안되게 초라하며, 그냥 공장견학이라고 말하는 것이 더 적합할 것 같은데, 문제는 이 공장 견학을 위해서 꽤 많은 돈을 지불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제조업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굳이 남의 공장을 돈내고 관람했던 이유가 뭔지 아직까지도 납득이 되지 않는다. 

 

 게다가 입장료가 놀이공원 수준으로 비싸다... 중국어 까막눈이다보니 각 입장권별로 뭐가 다른지 자세하게는 모르겠고 80원짜리 A코스로 했는데, 80원이면 환율이 한참 떨어진 지금으로서도 13,000원정도이다. 입장권이 뭐가 이렇게 비싸냐고 물으니, 맥주를 무료로 1잔씩 제공하고 있다고 하는데, 공장에서 바로 만든 신성한 생맥주이다보니 맛있는 것은 사실이나 맥주 1~2잔에 비싼 입장료가 무마될 것 같지는 않았다. 어쨌든 칭다오까지는 왔고, 딱히 시내에서 할 것도 없다보니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긴 하였다. 


(중국에서 여행할 때마다 늘 느끼지만, 입장료가 한국이나 해외에 비해서 너무 비싸다. 그런데 멀리 여행을 왔는데, 몇만원하는 입장료 때문에 반쪽차리 여행을 만들기는 뭐해서 대부분 망설이다 사게 되지만....그래도 너무 비싸다. )



 추가로 칭다오 맥주 공장의 입장권 구매가 가능한 시간은 아침 8:00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이다. 5시 30분 이후에도 입장은 가능하나 입장권 판매가 중단되며 이미 구매하였던 사람들만 입장이 가능하다. 입장제한 시간은 6시였던 것 같은데, 정확한 시간은 기억이 안남....


입장을 하게 되면, 칭다오 회사의 내부로 들어가는 것인데, 회사 내부 뜰에서 딱히 볼 것은 없다. 사진을 찍기에도 괜찮은 배경이 없다... 대부분 망설이다 대충 찍고 패스...




 별관 같은 곳에 박물관같이 꾸며놓은 곳이 있다. 




 칭다오 공장 초반의 조경도.




 칭다오가 독일 소유였을 때 나왔던 맥주. 나찌문양이 맥주병에 선명하게 그려져 있다. 




 맥주 광고에 여자가 등장했던 것이 특징일 것 같다. 주류의 주요 소비 대상이 남자이다보니 지금이야 주류 광고에 여성이 많이 등장하지만, 100년가까이 되는 과거에도 여성을 등장시켰다는 것이 신기하다. 




 당시 맥주 광고를 재연한 것 같은 홀로그램 광고.




 다시 외부로 나와 맥주 제조 공장으로 들어간다. 






 예전 방식의 맥주 제조를 꾸며놓은 공간들이 지나면, 약간의 땅콩이 들어있는 안주와 맥주를 마실 수 있는 방이 나온다. 칭다오 맥주 공장 견학 중 하이라이트. 단체관광객들이 있으면 이렇게 줄을 서서 맥주를 받아야 하지만, 시간이 좀 지나면 훨씬 한산해진다. 




 무료 한잔이라고 되어 있으나, 계속해서 받아가는 사람들도 꽤 많고, 심지어 여러번 맥주를 받아 자기 물통에 채워넣는 할아버지도 보았다.




 200cc정도되는 작은 잔에 맥주를 받아 넣어두면 사람들이 가져간다. 



 공장견학은 실망스럽지만, 이 생맥주맛은 정말 맛있었다.



 맥주 취음 후 다시 견학 시작. 이후에도 딱히 볼 것들이 있지는 않고, 현대화된 맥주제조공장 견학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저 관 내부는 어떻게 청소를 할까라고 궁금해질 정도로 관들이 많다. 



예전의 맥주병 청소 기계와 배달을 위해 맥주를 담아놓던 모습.  중국에서는 20년전까지만 해도 이렇게 맥주를 배달했다고 한다..



 견학이 모두 끝나면 조금만 바가 나오는데, 여기서 입장권을 보여주면 맥주를 다시 한잔 준다. 이건 무료가 아니라 입장권에 포함된 것이기 때문에 한잔만 마실 수 있으며, 더 마시기 위해서는 추가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여기서는 맥주 외에도 몇가지 안주도 사먹을 수 있는데, 비싸다... 바 옆에는 기념품 가게도 있으나 딱히 사고 싶은 것이 없어서 구경만..




 바에 의자가 있는 테이블은 돈을 추가로 지불하고 음식을 즐기는 사람들을 위한 곳이고 입장권에 있는 맥주 한잔만 마시는 사람들은 서서 마셔야 한다... 때로는 중국이 오래된 자본주의 사회보다 돈에 유무에 대해 더 가차없다는 느낌이 든다. 





 박물관 앞에 있는 칭다오 맥주거리. 




 많이 실망스러웠던 칭다오 맥주 박물관 관람 혹은 맥주 공장 견학은 끝으로 칭다오 도심에서 벗어나 도교의 시작이라고 불리는 라오산(崂山, 노산)으로 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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