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여행 이야기/중국 - 서북 지역

중국 신장 웨이우얼 쯔즈취(新疆维吾尔自治区, 신강위구르자치구) 푸캉시(阜康市, 부강시)- 티엔샨(天山, 천산) 티엔츠(天池, 천지)

YK Ahn 2020. 5. 10.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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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신장 웨이우얼 쯔즈취(新疆维吾尔自治区, 신강위구르자치구)의 성도인 우루무치 (乌鲁木齐, ئۈرۈمچى شەھرى)의 동쪽에 있는 티엔샨(天山, 천산)에는 티엔츠(天池, 천지)라고 불리는 아름다운 호수가 있다. 직선거리로는 45km정도 밖에 되지 않지만 도로를 따라 가려면 100km정도 달려서 가야 하는데, 신강의 우루무치 근처에서 가장 유명한 곳이다. 


 티엔샨은 중국을 포함한 6개 국가(중국 외 타지키스탄, 아프카니스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에 걸쳐 장대하게 펼쳐져 있는 산맥이기도 하다. 최고봉은 중국과 키르기스스탄 국경에 있는 포메다산 혹은 托木尔峰(투어무어얼펑)으로 불리는 산으로 해발 7,439m라고 한다. 티엔샨은 또한 유네스코에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티엔츠는 이런 티엔샨 산맥의 동북쪽에 있으며 중국 내 행정구역상으로는 푸캉시(阜康市, 부강시) 창지 후이주 쯔즈조우(昌吉回族自治州, 창길휘족자치주) 소속인 해발 1,907m의 고지대에 위치한 호수이다. 한반도와 중국의 경계에 있는 백두산의 천지와는 이름은 같지만 다른 호수이며, 크기도 백두산 천지의 반정도이며, 높이도 백두산 천지(2,257m)보다는 낮은 1,907m이다. 다만 백두산 천지가 지리적 여건 때문에 등반하는 것이 힘들고 호수내 안개가 많이 끼는 지형이라 선명하게 천지를 볼 수 있으려면 운이 필요하지만, 이 천산의 천지는 중국의 관광지들이 그렇듯이 관광지로서 매우 잘 정비되어 있고 날씨도 맑아 저 멀리 설산을 늘 볼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티엔샨을 가기 위해 호텔 근처 버스터미널에서 표를 구매하였다.




 1~2시간정도 버스를 타고 달려서 티엔샨 입구 주차장에서 내려주어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구매하였다.




천산천지. 게이트를 통과하면 나오는 메인 건물로 가서 다시 셔틀버스를 타면 천지가 있는 곳으로 갈 수 있다.





 셔틀 버스를 타고도 한참을 올라와야 한다. 나무들이 듬성듬성 자라는 고도까지 올라왔다. 셔틀 버스를 타지 않고 걸어서 들어올 수도 없기는 하지만, 걸어서 오기에는 너무나도 힘든 곳인 듯 하다. 





 셔틀버스가 천지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정차하여 내리면, 걸어서 천지까지 가거나 다시 코끼리 열차같은 전기 셔틀을 타고 올라갈 수 있다. 주변 경치가 너무 좋고 날씨가 너무 맑아 여기서부터는 걸어서 올라가기로 하였다. 





 그렇게 멀지 않는 거리를 걸어 언덕에 올라와 보니 어느 순간 눈앞에 확 트인 천지가 펼쳐져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천지가 한눈에 보이는 입구에 위치한 전망대에서 열심히 사진을 찍은 후 다시 돌아가거나 배를 타고 호수를 유람하는 듯 하였다. 이런 멋진 풍경을 이렇게 적당히 보기에는 아쉬워 호수변에 나아 있는 길을 따라 하이킹을 하기로 하였다.





 호수 입구에 있는 전망대와 호수 유람선의 선창장




 드문드문 하이킹하는 사람들과 테이블에서 휴식을 즐기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호수를 따라 구불구불하고 오르락내리락하는 길을 따라 계속 하이킹을 하였는데, 생각보다 햇살이 너무 강했다.






 한참동안 걷다가 쉬어가는 길...저 멀리 보이는 설산이 보거다샨(博格达山, 박격달산)으로 최고봉은 해발 5,445m라고 한다. 





 다시 출발...







 저 멀리 입구에 있는 전망대가 점으로 보인다. 






 호수를 바라보는 뜬금없이 나타난 선녀상. 이 선녀상에 관련된 얘기를 언젠가 한번 들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안난다...




 컴퓨터 그래픽 같은 풍경이다.






 드디어 호수로 물이 흘러 들어오는 곳까지 왔다. 호수 입구의 반대편에 있다. 






 여기까지 와보니 다시 돌아갈 길이 막막해지긴 했다...입구가 이제 잘 보이지도 않는다..





 여기까지 올 때 걸었던 호수의 오른편에 나아 있는 길과는 달리 왼편에 나아있는 길은 길이 보수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고 언덕을 위아래로 왔다갔다 해야 하는 길이 많아 왔던 길로 다시 돌아갈까 잠시 고민했지만, 그래도 어차피 한번 밖에 걷지 못할 길이라 생각하고 호수를 쭉 한바퀴 도는 길을 선택하였다. 






 가끔 중간중간에 길이 없어지기도 해서 약간 당황스럽게도 하였다.






 호수의 오른쪽 길이 호수변을 따라 쉽게 걸을 수 있는 길이라면, 왼편의 이 길은 산도 많이 오르고 길도 구불구불하며 도로 사정도 중간중간에 좋지는 않다. 진짜 산을 타는 느낌...






 여기까기 걸어오면서 중간에 너무 산을 넘어가는 길이 있어 망설이는 사이에, 누군가 지나갔던 길이 살짝 나있어 그 발자국을 따라 갔으나 오히려 더 힘든 길로 가게 되어 이번에는 그냥 정상적인 길을 따라 산을 올라가기로 하였다....






 시작지점에 가까워지자 보이기 시작한 사찰. 도저히 저기까지 갈 생각은 들지 않았다..






 갑자기 이렇게 길이 없어져서 당황했는데, 나중에 가보니 이 호수의 왼쪽길은 사실 정식으로 갈 수 있는 하이킹 코스가 아니었던 듯 하다. 처음부터 왼쪽길을 따라 왔다면 사찰에서 출입금지가 있는 표지판을 비켜서 들어갔어야 했다.




 오늘 하이킹의 끝자락 




 천지 입구로 다시 돌아왔을 때는 비가 오려는 듯 날이 흐려져 있었고 해도 거의 저물어져 가고 있었다.




 멋진 풍경과 피곤한 다리를 교환한 후, 셔틀버스를 타고 다시 매표소가 있는 주차장으로 왔을 때는 이미 우무루치로 돌아가는 버스는 모두 떠난 상태였다.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택시를 타고 푸캉시내로 이동한 후 그곳에서 다시 차를 불러 우루무치로 이동하기로 하였다. 


 푸캉시내에서 우루무치로 차를 찾는 것도 쉽지는 않았으나, 어찌하여 차를 타고 다시 우루무치로 향하는 도중 고속도로에서 검문을 하고 있었다. 역시 외국인이었던 나는 다시 차에서 내려 몇가지 서류를 작성한 후 차로 돌아왔다. 신장에 온 목적, 기간, 동행자들과의 관계에 대한 심문과 여권 및 비자검사들이었는데, 이는 이번 신장 여행에서 매일 하루에 한번 이상해야 했던 것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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