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 여행 이야기/러시아 - 중앙 지역

러시아(Russia) 모스크바 (Москва́, Moscow) - 모스크바 크렘린 (Moscow Kremlin, Московский Кремль)

YK Ahn 2020. 9. 12.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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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Россия, Russia) 에 여행을 가기 전까지는 러시아는 도대체 어디에 속하는 나라일까라는 질문을 해본적이 없었던 듯 하다. 러시아가 엄청나게 크긴 하지만, 그냥 당연히 유럽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러시아 여행을 생각하니 도대체 러시아라는 나라는 어디에 속하는 것일까 라는 질문이 굉장히 답하기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러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영토가 큰 국가이다. 인구는 1억 5천만정도로 그 엄청난 크기에 맞지 않게 적기는 하지만, 극동아시아부터 동유럽까지 뻗이 있는 이 무지막지하게 큰 국가를 '동유럽'이라고 하기에는 동유럽이 러시아에 속한다고 보는게 어울릴만큼 초라한 단어이지만, 그렇다고 유럽과 아시아를 아우르는 '유라시아'라고 하기에는 아시아의 어디, 유럽의 어디라고 말하지 않고  '유라시아에 속한 나라'라고 말할 수 있는 나라가 러시아 빼고는 없을 것 같아, 그냥 동유럽이라고 하였다. 이번에 여행한 러시아의 지역이 모두 러시아 서부에 속하기 때문에 우선 동유럽이라고 말한 것도 있기에 나중에 바이칼 호수나 블라디보스토크같은 '동유럽'이라고 부르기에는 웃긴 지역을 가게 되면 러시아의 소속을 바꿔야 할 수 밖에 없을 듯 하다. 

 

 원래는 블라디보스토크나 바이칼 호수에서부터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고 러시아를 길게 횡단하며 여행하고자 하였지만, 시간상 제약과 중국인에게 나오는 러시아 여행비자의 유효 기간이 너무 짧아 이번에는 러시아의 심장부인 모스크바를 중심으로 여행하기로 하였다. 

 

 모스크바

(Москва́, Moscow)

는 러시아의 수도이자, 러시아에서 가장 큰 도시이며 서울의 4배정도 크기이다. 1천2백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살고 있으며, 러시아의 서부에 위치하여 있다. 현대 러시아의 전신인 모스크바 대공국의 수도였으나, 모스크바 대공국의 한계를 넘어 차르황제가 지배하던 러시아 제국으로 발전하면서 더 서쪽에 있는 발트해의 

상트페테르부르크(Санкт-Петербург, Saint Petersburg)로 수도가 이전되어어 그 영향력이 줄어드는가 싶더니, 러시아 혁명 이후 다시 러시아의 수도가 되었다.

 

 

 

러시아에 도착해서 받았던 느낌은 우선 '뭐든 엄청 크다'였다. 도로며 건물, 음식, 건축상 등 모두 정말 컸다. 이후에도 이런 느낌은 점점 강해지다가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지금의 기억은 '러시아는 뭐든 크다'로 각인되었다. 두번째는 '무뚝뚝하다'였다. 사람들이 정말 웃지 않는다. 상점, 음식점, 공항, 지하철역, 터미널, 공원등에서 웃는 사람들을 보기 힘들 정도로 표정이 딱딱하고 가끔 '내가 뭘 잘 못해서 짜증이 났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매우 사무적인 태도를 보였는데, 나중에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러시아 사람들이 원래 외지인한테 좀 그런것 같았다. 그렇다고 뭔가 기분나쁜 것은 아닌데 너무 서비스업의 사람들은 웃으면서 손님을 맞아주는 생활에 익숙하다보니 그런 습관적인 기대에서 오는 편견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어쨌든, 저녁 늦게 호텔에 도착하고 방으로 배달되는 간단한 호텔 조식을 먹고 본격적인 모스크바 여행을 시작하였다.  모스크바 여행에서 첫 목적지는 당연히 그 유명한 모스크바 크렘린 (Moscow Kremlin, Московский Кремль). 

크렘린은 도시 안에 성벽으로 둘러쌓인 복합공간을 의미하는데, 모스크바 크렘린이 워낙 유명하기 때문에, 실제 크렘린은 러시아의 도시 곳곳에 있지만, 크렘린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모스크바 크렘린을 말할 때도 많다. 모스크바 크렘린 안에 있는 크렘린 궁전은 예전에는 차르가, 지금은 러시아 대통령이 관저 등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미국의 백악관이나 한국의 청와대 같은 러시아 정치의 중심을 상징하고 있다. 모스크바 크렘린에는 

성 바실리 대성당 (Saint Basil's Cathedral)

과 붉은 광장(Red Square) 등 

이곳에 세계 유네스코 유적에 지정된 곳이 많아 여행객들이 모스크바에 오면, 아니 러시아에 오면 꼭 방문하는 곳이다. 

 

 모스크바의 교통 상황을 전혀 모르기 때문에 우선 도심지에 있는 호텔을 구했기에 호텔에서 30분정도 걸어가면 모스크바 크렘린이었다. 금방이라도 비가 떨어질 듯 한 하늘 때문인지, 토요일이어서 그런 것인지 아침 9시임에도 거리는 텅텅 비어 있었다.  

 

 

 

 어제 밤에 나온 지하철역. Metro의 M자가 써 있는 곳이 지하철역이다. 

 

 

 

 9월 중순이었지만, 이미 쌀쌀한 날씨의 모스크바와 조만간 단풍이 노랗게 들것 같은 나무들. 

 

 

 

 

 

 

 고요한 토요일 아침에 모스크바를 산책하다보니 어느샌가 뭔가 화려한 곳에 도착하였다. '사계(

четыре времени года)

 분수'

 

 

 

 

 

 크렘린 둘러쌓고 있는 정원. 

 

 

 

 정원 앞에는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들이 늘어서 있는데, 아직 열지 않았다.

 

 

 

 

 저 멀리 성 바실리 대성당 (Saint Basil's Cathedral)이 보인다. 어렸을 적 오락실에서 했던 테트리스의 배경에 나오는 그 성당이다. 

 

 

 

 러시아 국립역사박물관(

Государственный исторический музей, State Historical Museum)과 그 앞에 있는 게오르기 주코프 장군의 동상(Гео́ргий Константи́нович Жу́ков). 

 

 

 

게오르기 주코프 장군은 1차 세계대전, 러시아 내전, 러일전쟁, 2차 세계 대전에 참전하여 결국 나치 독일의 항복을 이끌어 낸 전쟁영웅이다. 러시아 국민들의 그의 인기는 높아 이후 승승장구하였으나 스탈린이 경쟁상대로 생각하며 강제로 퇴역 및 러시아 정치에서도 강제 은퇴하였다고 한다. 

 

 

 

 

 

 국립역사박물관 옆을 지나 드디어 붉은 광장으로 들어갔다.

Kazan Cathedral

 

 

 

러시아 정교회의 교회인 카잔 대성당(Kazan Cathedral). 

 

 

 붉은 광장은 붉어야 하는 줄 알았다. 러시아어로 '붉은'의 뜻이 옛 러시아어로 '아름다운'이라는 뜻일 줄 몰랐는데, 그렇게 당황하기도 하였지만 그 규모와 비범한 풍경에 놀라며 붉은 광장으로 들어갔다. 

 

 

 

 붉은 광장의 동북쪽에 있는 이 화려한 건물은 쇼핑센터.

 

 

 

 

 

 붉은 광장에 있는 레닌의 묘(

Lenin's Mausoleum)

 

 

 

 크렘린의 주요 타워이며 붉은 광장을 바라보고 있는 

스파카냐 바쉬냐(Spasskaya Bashnya). 

 

 

 

 모스크바 크렘린의 아이콘 중 하나인 성 바실리 대성당. 안으로 들어갈 수는 없지만 알록달록하면서 거대한 성당이 매우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넋놓고 성당을 보다가 비가 갑자기 후두득 떨어지기 시작해서 아까 보았던 럭셔리한 쇼핑몰로 들어갔다. 

 

 

 

 

 상점들이 이제 막 열기 시작하여 딱히 볼 곳이 없어 쇼핑몰 안을 대충 돌아다니며 시간을 보냈다.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고 비가 그쳐서 다시 나온 붉은 광장은 조금 더 맑아진 날씨 아래로 더욱 놀라운 풍경이 펼쳐지며, 더욱 많은 관광객들이 모여들었다. 

 

 

 

 

 성 바실리 대성당의 뒷 모습. 거인이 만들어 놓은 예쁜 장난감 같다. 

 

 

 

 

 

 

 

 목적지 없이 크렘린 주변을 구경하다보니 엄청나게 큰 동상이 나타났다. 블라디미르 1세 기념비 (

Monument to Vladimir the Great)

 

 

 

 

 또 걸어가다 보게 된 동상과 엄청나게 큰 건물. 러시아 국립 도서관(Российская государственная библиотека, Russian State Library)이며 그 앞에 고뇌하듯 앉아있는 동상은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과 <죄와 벌>의 저자인 러시아 대작가 도스토예프스키 동상 (

Dostoyevski statue, Памятник Ф. М. Достоевскому)

이다. 

 

 

 

 

 

 한참을 걷다가 지쳐서 근처에 있던 쇼핑몰에 다시 들어가 점심을 먹었다. 

 

 

 

 점심을 먹고 조금 쉬다가 다시 출발. 

 

 

 

 

 걸어걸어 온 곳은 아르바트 거리(

Арба́т,

 Arbat street). 대략 1km정도 걸이의 거리인데, 15세기부터 존재했던 거리라 러시아에서 가장 오래 된 거리라고 한다. 다양한 상점들과 고풍스러운 건물들로 서울의 대학로나 명동과 같은 곳인 듯 하다. 예전에는 장인들이 많이 살았으나 이후에는 정부 관료들, 다시 예술가들의 거리로 변했다가 2016년에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을 거쳐 지금처럼 화려한 거리가 되었다고 한다. 

 

 

 

 

 

 

 

아르바트 거리를 앞뒤로 걸어다니며 구경하다가 콜로멘스코에(

Коло́менское, 

Kolomenskoye)로 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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