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 여행 이야기/러시아 - 중앙 지역

러시아(Russia) 모스크바 (Москва́, Moscow) - 중국(中国)에서 모스크바로 날아가기

YK Ahn 2020. 9. 4.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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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전쯤, 캐나다 (Canada) 몬트리올(Montreal)에서 2달정도 머물 때 YMCA에 가서 영어 수업을 들었던 적이 있었다. 한달에 $300로 굉장히 저렴했었는데, 수업도 나쁘지 않았던 듯 하며,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배웠던 것은 영어 말하기에 대한 두려움을 조금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이었던 것 같다. 2달 영어를 현지에서 아주 저렴하게 들었다고 해서 영어가 많이 늘었던 것은 아니고, 그렇다고 영어를 부끄러움 없이 좔좔 말 할 수 있게 된 것도 아니지만, 나름 재미있었던 기억인 듯 한데, 그 때 수업 중 자기가 여행가고 싶은 도시나 지역을 말해보는 시간이 있었다. 초급반이라 다들 더듬더듬 영어 단어를 힘겹게 생각해내며 말했던 수업인데, 내 차례에서 가고 싶은 도시를 모스크바라고 했었다. 딱히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고, 한국 밖을 나가본 곳이라고는 여권 발급받고 입국 도장을 처음 찍은 곳이당시 수업을 듣고 있던  캐나다 몬트리올이 처음이었으며 딱히 가고 싶었던 나라가 있던 것도 아닌 상태에서 그냥 얼떨결에 모스크바라고 말했던 것 같다. 몇몇이 의아해하며 왜 굳이 모스크바가 가고 싶냐고 물어보았다. 별 생각이 없던 나는, 2차 세계대전에서 소련이 어쩌구 저쩌구, 거대한 소련 제국의 수도가 어쩌구 저쩌구 하며 대충 마무리 지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진짜 모스크바가 내가 말했던 그런 곳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이번에 겸사겸사 가보게 되었다.

중국에서 모스크바는 직항은 너무 비싸기 때문에 당연히 경유를 하는 비행기를 탔다. 중국에서 점심 때 출발하여 카나흐스탄(Қазақстан Республикасы)의 수도인 누르술탄(
Нұр-Сұлтан, Nur-Sultan)에서 환승을 한 다음 모스크바에 저녁에 도착하는 노선이었다.

누르술타 공항의 모습. 이곳에서 7시간을 넘게 기다렸다가 환승하였다. 수도 공항이라 깨끗하지만 크지는 않아 책을 읽다가 커피마시다가 졸다가 하며 지겨운 7시간을 보냈다.

기나긴 기다림 끝에 모스크바행 비행기를 타고 도착한 모스크바 세레메티예보 공항

(Международный Аэропорт Шереметьево, Sheremetyevo International Airport). 모스크바 시내에서 30km정도 밖에 떨어져 있지 않는 비교적 도시에 가깝게 위치한 공항이다.

입국 수속을 하고 짐을 찾아서 나오자, 서양국가같은 느낌이었다. 여타 아시아 국가들과는 확실히 분위기가 다르며, 미국이나 캐나다의 공항과 매우 흡사한 느낌이다.

시간이 이미 9시가 넘어 서둘러 모스크바 시내에 예약한 호텔로 향하기로 하였다.

낯선 곳에 오면 익숙한 것들이 반갑다. KFC와 조금 지나서 만난 McDonald에 괜히 안도.. 공항에서 도심으로 들어가는 기차역이 연결되어 있는데, 기차를 간당간당하게 놓쳐서 공항에 있는 맥도날드에서 빅맥셋트를 먹었다. 기본 빅맥이 햄버거 패티가 세장부터 시작했다....

엄청나게 배부른 빅맥을 먹고 다음번에 온 공항열차를 타고 모스크바 도심으로 출발.

모스크바 시외 야경을 구경하다보니 어느샌가 내릴 때가 되었다. 기차역에서 내려 조금 걸어 모스크바 지하철로 환승하였다. 정말 옛날 지하철 같은데, 평양 소식을 말해줄 때 나올 법한 끝도 없이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를 보며 핵전쟁을 위해 이렇게 깊게 만들었을까 생각하였지만, 생각이 모두 끝난 후에도 도착하지 않은, 저 멀리 보이는 에스컬레이터의 끝을 보며 '이게 진짜 지하철'이라는 생각을 하다보니 탑승구에 도착하였다.


몬트리올의 지하철을 빌려온 듯 한 모스크바의 낡은 지하철.

우리가 모스크바에서 머물 호텔이 있는

트베르스카야(Tverskaya)역에 내려 지상으로 힘겹게 올라오니 이미 어둔 밤이었다. 왠지 어디선가 갑자기 중국 아주머니들이 나와 음악을 틀어놓고 단체로 춤을 추는 상상을 해보지만, 모스크바는 굉장히 조용했다.

호텔 앞 도로. 우리가 머물렀던 호텔은 Mini-hotel Moroshka인데, 구글 맵에는 Mini-Otel' Moroshka로 나온다. 호텔 입구가 건물 뒤 쪽에 있어 좀 찾기 힘들다는 것을 빼고는 아담하고 깨끗한 작은 호텔이다. (트립닷컴, 1박 7만5천원정도이며 조식 2인 포함)

러시아에 왔으니 러시아 맥주와 함께 첫날밤을! 이라며 샀던 맥주인데, 사고보니 체코(Czech Republic)
맥주였다. 지금은 하이네켄(Heineken) 소유. (심지어 맥주 캔에 체코맥주라고 써있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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