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여행 이야기/중국 - 화북 지역

중국 북경(北京, 베이징) - 연대사가(烟袋斜街, 옌다이씨지에)와 하화시장(荷花市场, 허화스창)

YK Ahn 2021. 4. 10.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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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날 늦은 저녁에 도착한 베이징(北京, 북경)의 호텔에서 첫밤을 보낸 후 다음날 아침부터 베이징을 구경하기 위해 길을 나섰다. 코로나의 전파를 매우 강하게 통제하기 시작한 중국정부의 결정으로 인해, 베이징에서 거의 모든 관광지들이 영업을 중단하여 다시 동관으로 돌아가야 하나라는 고민도 계속했던 그런 베이징 여행이었다.

 

 호텔에서 앞 거리. 번화가 거리가 아니기도 하지만, 이른 아침도 아닌 11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인데 거리에 사람이 정말 없다. 인도에 걸어다니는 사람도 거의 없지만, 도로에 차도 거의 없었다.

 

 베이징의 특징이며 중국 북방지역의 특색 중 하나가 후통(胡同, 호동)이라고 불리는 이런 좁은 골목길이라고 한다. 원나라 시대에 처음으로 그 이름이 나타난 이래로, 명나라 때부터 대대적으로 발전되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호텔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정도에 있는 베이징구로우(北京鼓楼, 북경고루)와 베이징종로우(北京钟楼, 북경종루). 베이징이 통일 중국의 수도가 된 원나라이후 명나라와 청나라 시대까지 공식적인 시간을 알려주는 용도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종루와 고루는 50m정도를 사이에 두고 서로를 마주보고 있는 형상이다. 밝은색 벽돌의 건물이 종이 있는 종루이며, 붉은색 벽돌의 건물이 북이 있는 고루이다. 거대한 자금성 주변은 종과 북을 위한 누각들도 웅장했다.

 

 베이징구로우허종로우(北京鼓楼和钟楼)를 뒤로 하고 그 옆에 바로 붙어 있는 옌다이씨지에(烟袋斜街, 연대사가)로 들어섰다. 옌다이씨에는 베이징 특유의 느낌이 물씬나는 후통이라고 한다. '옌다이(烟袋)'는 곰방대와 같은 중국에서 피는 파이프 담배인데, 예전에 이곳의 사람들이 담배를 많이 피었고, 그래서 담배 상점이 도로변에 많이 있어서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또한 이 길은 베이징의 다른 후통들이 보통 남-북, 동-서 방향으로 바르게 나아 있는 반면, 이 거리는 약간 기울어져 있어서 기울어져 있는 길이라는 뜻의 '씨지에(斜街)'라고 불린다고 한다. 

 

 옌다이씨지에 안에는 이제 담배 상점이 아닌 다양한 상점들이 사람들을 불러모으고 있었다. 코로나19의 여파만 없었다면 원래는 굉장히 붐비는 곳이었을 것 같다. 

 옌다이씨지에를 걷다보니 인딩차오(银锭桥, 은정교) 근처에 굉장히 많있어 보이는 만두가 있어 사먹어 보았다. 꽃게의 살과 향이 가득한 국물이 만두 안에 있어서 빨대로 먼저 국물을 마시는 만두이다. 가격이 정확히 생각이 나진 않는데, 생각보다 꽤나 비쌌던 기억이다. 아마 한 개당 한국돈으로 5,000원정도 했던 듯... 맛은 그냥 별로였다. 이날 베이징의 날씨가 추웠기에, 적은 양이지만 따뜻한 게맛 국물을 먹은 것에 만족하였다.

 

 인딩차오(银锭桥, 은정교)는 스차이하이(什刹海, 십찰해) 중 호우하이(后海, 후해)에 있으며 옌다이씨지에와 허화스창(荷花市场, 하화시장)을 이어주는 작은 다리인다. 이 다리가 있는 스차이하이는 베이징의 중심 자금성 주변에 있는 호수로 치엔하이(前海, 전해), 씨하이(西海, 서해)와 호우하이(后海, 후해)등 세개의 호수로 이루어진 거대 호수이다. 이 호수는 중국 금나라 시절부터 대대적으로 사용되어, 원나라 때부터는 중국의 거대 운하의 터미널이 있던 곳이라고 한다. 당연히 많은 사람들과 상인들이 모여들어 이 주변이 경제적으로 많이 발전하였다. 이 호수 주변에 바로 허화스창이라는 연꽃이 만발하는 중국의 전통시장이 있으며, 또한 이름이 말해 주듯이 이 호수 주변에 10개의 도교와 불교 사찰들이 있다고 한다. 

 

 

 여름에는 이 호수에 연꽃이 만발하여 많은 사람들을 끌어모은다고 한다. 

 

 겨울이라 그런가, 왠일인지 중국의 도시에 있는 호수가 생각보다 맑다!

 

 사실 이런 분위기로 만들어진 호수나 강들은 베이징 말고도 중국의 다른 도시에도 많이 있다. 하지만 이곳 베이징 거리의 느낌은 지방 도시와 확실히 다른 듯 하다. 

 

 이 곳이 허화스창인 듯 하다. 그러나 상점은 모두 닫았고 길에는 우리와 같은 관광객들이 하염없이 걷고 있었다. 

 

 여름에는 이 호수에 연꽃이 가득 피어 있어 매우 아름답고, 겨울에는 이렇게 호수가 꽝꽝 얼어 스케이트를 탈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이런 관광지들은 모두 휴업을 하고 있었다. 살벌하게 얼어있는 호수 넘어 저 멀리 베이징구로우가 보인다. 

 

 허화스창 입구. 허화는 중국어로 연꽃이라는 뜻이다.

 

 다음은 이 연꽃시장 바로 건너편에 있는 북해공원(北海公园, 베이하이공위엔)으로 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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