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여행 이야기/중국 - 화남 지역

중국 광동성(广东省) 선전(深圳, 심천) - 시총(西冲, 서충)

YK Ahn 2021. 10. 24.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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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의 남쪽은 남중국해와 넓게 맞닿아 있어 넓은 해안선을 자랑하며 많은 해변들이 있다. 하지만 유명하다고 하는 해변을 몇군데 가봤으나 생각보다 맑지 않은 물과 너무 많은 사람들, 그리고 사람들이 많아지면 더불어 같이 많아지는 쓰레기들 때문에 항상 실망하였었는데, 지난 여름의 끝자락인 8월-이라고 하지만 중국 남부는 9월까지도 매우 덥다-에 선전(深圳, 심천)에 있는 꽤 유명한 시총(西冲, 서충)이라는 해변을 시도해 보기로 하였다.

 시총은 심천의 동쪽 끝에 있는 다펑반다오(大鹏半岛, 대붕반도)의 남쪽에 있다. 행정구역상으로 심천에 속하여 있지만, 지도에서 보듯이 홍콩의 동쪽이 심천의 중심가보다 훨씬 가깝다. 이 때문에 2차 아편전쟁 당시 영국이 이 대붕반도까지 가져가려고 하였으나, 사실상 영국군은 이 반도를 한번도 점렴한 적이 없어 무산되었다고 한다. 

 이 대붕반도는 중국판 내셔날지오그래피에 중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들이 있는 곳으로 뽑혔으며, 그 중 시총이라는 해변이 가장 유명하다. 아마 대부분의 중국 해변들이 한국과 마찬가지로 심각한 관광지 개발로 인해 망가져가고 있지만 이 시총 해변은 중국 정부가 개발을 하지 못하게 막고 있어서 그런지 아직 개발이 되지 않아서 그런 듯 하다.

 동관에서 150km정도 떨어져 있지만 심천의 북부인 롱화(龙华, 용화) 지역을 통과해야 하고, 중국 고속도로 특유의 자잘한 교통사고가 많아, 실제로는 편도 4시간정도 걸렸다. 시간상 당일치기 여행이 힘들기 때문에 우선 호텔에 짐을 풀고 다음날 해변으로 향하였다.

 해변의 입구가 가까워지자 좁은 왕복 2차선 도로에서 얽키고 섥킨 차들로 인해서 한참을 기다린 후에야 해변 입구에 도착하였다. 특이하게 심천의 해변들은 입장료가 있다. 주차비용은 별도. 주차장이라고 해봤자, 흙바닥의 공터이다. 해변의 입구에서 해변까지 거리가 꽤 되니 차를 가지고 오는 것이 편하다. 가까운 호텔이나 민박까지도 거리가 꽤 된다. 주차장에서 10m정도 걸으면 바로 나오는 해변. 중국의 해수욕장에서는 한국의 해수욕장에서는 보기 힘든 대형선박들이 자주 보인다.  생각보다 사람이 별로 없다

 해변은 굉장히 길지만 실제 수용을 할 수 있는 지역은 매우 한정되어 있다. 한국의 해변들이 젊은 사람들이 태닝과 유흥을 만끽하기 위한 곳이라면 중국의 해변들은 보통 아이들을 데리고 온 가족단위 여행객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다보니 술을 마시거나 시끄럽게 떠드든 단체들은 없고 대부분 돗자리를 펴넣고 간단히 먹으면서 아이들과 같이 노는 분위기이다. 

 중국의 다른 해변들과는 다르게 꽤 깨끗한 바닷물이다.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 살짝 벗어나면 매우 한적하게 여유롭게 해변을 산책할 수 있다. 해변이 너무 길어 끝에서 끝까지 걸어가 보는 것은 포기. 

시총 해변에서 직선거리로 6~800m정도 떨어진 곳에 라이스조우(赖屎洲, 뇌시주)라는 작은 섬이 있는데, 이 곳에 가는 모터보트가 있어 타고 가보기로 하였다. 상당히 특이한 이름의 섬이다. 

 이 보트를 타고 가는 것인데, 사진에서 오른쪽에 보이는 작은 섬이 우리가 갈 섬이다. 보트 비용은 인원수당 계산하지 않고 횟수로 계산하기 때문에 1명이 가던 6명이 가던 동일한 가격이다. 

출발. 대략 10~15분정도면 도착한다.

 수면 아래가 모래가 아니라 돌이라 그런지 해수욕장보다 물이 훨씬 깨끗하다.

 해변보다 섬에서 노는게 더 재밌다. 다들 동심으로 돌아가 바닷가 돌 아래에서 개와 성게 등을 찾는데 열중하였다.

 한참을 섬에서 놀다가 돌아온 시총 해변. 왠지 대만의 컨딩 해변이 생각나는 곳이다.

 중국에서 돌아본 해변 중 가장 깨끗하고 가장 여유로우며 가장 조용하게 즐길 수 있는 해변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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