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여행 이야기/중국 - 화남 지역

중국 광동성(广东省) 강문(江门, 장먼) - 개평조루여촌락(开平碉楼与村落, 카이핑띠아오로우유춘루오) 자력촌조루군(自力村碉楼群, 쯔리춘띠아오로우춘)

YK Ahn 2022. 8. 14.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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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광동성(广东省)의 중심에서 흐르며 광저우, 동관, 주해, 심천, 홍콩, 마카오 등이 있는 주장(珠江, 주강) 삼각주의 서쪽에 카이핑(开平, 개평)이라는 작은 도시가 있다. 75만명의 적은 인구인 이 도시에는 카이핑띠아오로우유춘루오(开平碉楼与村落, 개평조루여촌락)이라는 특이한 건축물들도 이루어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된 마을이 있다. 동관에서 자동차로 운전해서 가면 3시간 안에 도착하는 멀지 않은 곳인데, 최근에 이 곳에 대해서 알게되어 가보기로 하였다.

 카이핑은 현급 도시이며, 장먼(江门, 강문)시 안에 소속되어 있다. 장먼은 인구가 480만명 가까이 되는 꽤 큰 규모의 도시로 카이핑같은 현급 도시가 4개가 더 있다. 카이핑띠아오로우(开平碉楼, 개평조루)를 보기 위해서는 카이핑에 머무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카이핑은 워낙 도시가 작다보니 호텔은 없고 여관이나 호스텔밖에 없어서 장먼에 있는 호텔에 머물게 되었다. 사실 장먼도 카이핑보다 호텔이 많다는 것 뿐이지, 카이핑띠아오로우를 제외하고는, 온천을 중심으로 한 리조트가 대부분이어서 일반적인 호텔은 그렇지 많지 않다. 

 최근에 매일같이 소나기가 내리는 날씨인데, 호텔 앞에 도착해서 아직 체크인 시간이 되지 않아 기다리는 중 비가 쏟아져서 호텔 앞 커피숍으로 비를 피하며 시간을 약간 보낸 후 방을 배정받아 짐을 풀 수가 있었다. 신축 오피스텔 중 일부를 분양받아 호텔로 운영하는 방식의 호텔인데, 이런 호텔들의 장점은 가격이 저렴하며 일반 호텔보다는 넓지만, 청소나 위생이 그리 좋지 않다...

 호텔에 짐을 풀고 1시간정도를 다시 운전해서 쯔리춘띠아오로우춘(自力村碉楼群, 자력촌조루군)에 도착하였다. 명나라 시기 당시 중국 내의 불안한 상황과 더불어 미국과 캐나다에서 발생한 골드러쉬로 수많은 이민자들이 발생하였는데 이 때 미국과 캐나다로 온 이민자들이 중국에 남아 있는 가족들을 위해 외화를 보내거나 혹은 당시 미국과 캐나다의 중국인에 대한 배화정책으로 강제로 미국과 캐나다에 귀화하여야 했는데, 이를 거부하여 다시 중국으로 돌아오기도 하였다. 이렇게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 사람들과 송금된 돈으로, 당시 창궐하던 도적들과 함께 홍수를 대비하고자 서양의 건축양식과 중국의 건축양식을 합쳐서 만들어진 건물이 띠아오로우(碉楼, 조루)이다. 두꺼운 콘크리트 벽이나 단단한 벽돌로 만들어진 4~9층 높이의 건물들이며, 원래는 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지어졌으나 사람들이 그 안에서 거주하기도 하였다고 한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는 싼먼리(三门里, 삼문리), 쯔리춘(自力村, 자력촌), 진장리(锦江里, 금강리), 마장롱춘락로우춘(马降龙村落群, 마강용촌락군) 등 4개의 마을이 등재되어 있으나, 실제로 띠아오로는 더 있다. 이 중 쯔리춘은 4개의 마을 중 가장 크며 가장 유명하기도 하여 이곳을 가보았다.

 도착하기 소나기가 내렸다가 그쳤다가를 반복하고 있었다.

 영락없이 중국의 오래된 시골마을의 모습이다.

 쯔리춘띠아오로우춘(自力村碉楼群)에서 처음으로 볼 수 있는 띠아오로우(碉楼, 조루).

 사진을 찍고 구경한지 2분도 되지 않아 다시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잠시 건물 밑에서 억수같이 쏟아지는 비를 피하는 중.

 빗줄기가 조금 가늘어진 틈을 타서 다시 촌락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평평한 들판과 논 옆에 불쑥 솟아오른 띠아오로우들이 굉장히 인상깊다. 이 쯔리춘의 띠아오로우들은 대부분 청나라 때인 1900년대 초반에 만들어진 것이라고 한다. 

 100년이 지난 지금까지 멀쩡하게 원래의 모습대로 서있는 건물들이 신기하지만, 몇몇 건물들은 당시의 지반 공사가 부실했는지 눈에 띄게 건물들이 기울어져 있다.

 2~3개의 띠아로우는 건물 안을 구경할 수 있다.

 부엌은 여전히 작지만, 서양식 욕조가 있는 것은 매우 놀라웠다.

 이 건물은 4층 높이로 높지 않은데다가 주변에 건물들이 있어 시야가 많이 트이지는 않는다.

 건물들이 비슷하면서도 조금씩 다르다. 

 캐나다로 일하러 갔다가 돌아온 사람이 만든 집이라고 한다. 

 또다른 건물에 들어가 보았다. 이전 건물은 벽돌 건물이었으나 이 건물은 콘크리트 건물이다.

 각 층마다 구조는 모두 같은데, 중간에 거실이 있고 양 옆으로 4개의 방과 두개의 부엌이 있다. 

 쯔리춘의 띠아오로우 중 가장 높은 건물 중 하나라서 시야가 많이 트인다. 

 아까 보았던 기울어진 건물.

 이정도의 시야이면 망루로써는 그 역할을 매우 충실히 할 수 있을 듯 하다. 상대적으로 산이 적고 넓은 평야지대이기에 조금만 높아도 넓은 시야가 확보된다. 

 기울어진 또다른 건물. 오른쪽의 건물이 많이 기울어져 있다.

 쯔리춘 구경을 마치고 나가는 길.  

 이 띠아오로우는 카이핑 외에도 광동성의 다른 지역에서도 간간히 있으며 대략 3,000개정도가 지어졌으며, 그 중 아직까지 남아 있는 것은 1,800개정도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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