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여행 이야기/중국 - 화중 지역

중국 호남성(湖南省, 후난성) 악양(岳阳, 위에양) - 동정호(洞庭湖, 동팅후)

YK Ahn 2023. 2. 11.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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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화중지역에는 중국 최대 담수호 중 하나인 동팅후(洞庭湖, 동정호)가 있다. 호수의 남쪽이라는 뜻의 후난(湖南, 호남)과 호수의 북쪽이라는 뜻의 후베이(湖北, 호북)에서 일컫는 호수가 바로 이 동팅후(洞庭湖, 동정호)일 정도로 동팅후는 정말 거대하다. 장강(长江, 창장)의 하류를 일컫는 양쯔강이 지나가며 만들어낸 이 호수의 크기는 실로 어마어마한데, 평상시의 호수 크기는 서울의 4배가 넘는 2,500제곱킬로미터 이상, 양쯔강의 물이 불어나는 여름에는 그 면적이 경기도 면적에 두배가 넘는 20,000제곱킬로미터까지 커진다고 한다. 워낙에 큰 호수이기 때문에 호수 주변에 굉장히 많은 도시들이 있는데, 그 중에서 위에양(岳阳, 악양)에 들러서 동팅후를 구경해 보기로 하였다.
위에양시는 2,500년 이상의 역사를 갖은 도시라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왠지 느낌이 베이징(北京, 북경) 거리의 느낌이었다. 도시가 굉장히 오래되었지만, 인구는 500만명정도로 중국의 도시들에 비하면 인구가 큰 도시는 절대 아니다. 우리에게는 삼국지에 오나라의 도시 중 하나로 나와 익숙하며, 중국에서는 중국 문화의 발원지로 평가되는 도시라고 한다.

중국 북경(北京, 베이징)  - 연대사가(烟袋斜街, 옌다이씨지에)와 하화시장(荷花市场, 허화스창)

전날 늦은 저녁에 도착한 베이징(北京, 북경)의 호텔에서 첫밤을 보낸 후 다음날 아침부터 베이징을 구경하기 위해 길을 나섰다. 코로나의 전파를 매우 강하게 통제하기 시작한 중국정부의 결정

rootahn.tistory.com

이런 위에양에서 가장 유명한 것 중 하나는 위에양로우(岳阳楼, 악양루)와 도시를 품고 있는 동팅후이다.

중국에서는 옛부터 '동정천하수, 악양천하루(洞庭天下水,岳阳天下楼, 동팅티엔샤슈이, 위에양티엔샤로우)'라고 불릴만큼 동팅후와 위에양로우는 유명하였다. 위에양루는 '강남 3대 명루(江南三大名楼)'이자 '중국 10대역사문화 명루(中国十大历史文化名楼)로 분류될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애완동물입장이 되지 않아서 이번에는 들어가서 볼 수가 없었다. 위에양로우는 꽤 크기가 크지만, 역시 중국 관광지답게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지 않는 이상, 외부에서는 볼 수 없도록 나무들로 가려 놓았다. 입장료는 1인당 70위안으로 13,000원정도이다.

위에양로우는 볼 수 없었지만, 동팅후를 보기 위해 호숫가로 내려가 보았다.

성벽 바로 밖으로는 잘 다듬어진 산책로가 있다.

성벽 바로 밖에서 조금 더 호수변쪽으로 내려갈 수 있다. 원래 동팅후는 중국 최대 담수호였으나, 호수가 장강의 하류에 있고 대부분의 강물이 이곳을 통과하면서 퇴적물이 계속 쌓이다보니 이제는 크기에서 포양후(鄱阳湖, 파양호)에 밀려 두번째로 큰 호수가 되었다고 한다.

이런 견고한 성벽이 있다면 외부에서 침입하기가 정말 어려웠을 듯 하다.

호수가 워낙 거대하다보니 호수에 떠 있는 배들도 거대하다. 동팅후는 고대에는 윈멍(云梦, 운몽)이라고 불리었다가 언젠가부터 동팅후로 불리기 시작하였는데, 동팅후 이름의 기원에 대해서는 명확하지 않다. 하나의 추측은 호수 한쪽에 준샨(君山, 군산)이라고 불리는 산이 있는데 이 산의 다른 이름이 동팅샨(洞庭山, 동정산)이었다고 한다.

아마 여름에 물이 불어날 때는 이곳까지도 물이 올라오는 듯 하다.

동팅후 석판. 두보가 지은 <등악양루(登岳陽樓, 덩위에양로우)>라는 시로 동팅후가 매우 유명해졌다고 한다 (위키피디아 발췌)

昔聞洞庭水 오랜 전에 동정호에 대하여 들었건만
今上岳陽樓 이제야 악양루에 오르게 되었네
吳楚東南瞬 오와 초는 동쪽 남쪽 갈라 서 있고
乾伸日夜浮 하늘과 땅이 밤낮 물 위에 떠 있네
親朋無一字 친한 친구에게조차 편지 한 장 없고
老去有孤舟 늙어가며 가진 것은 외로운 배 한 척
戎馬關山北 싸움터의 말이 아직 북쪽에 있어
憑軒涕泗流 난간에 기대어 눈물만 흘리네

동팅후가 유명한 다른 이유 중 하나는, 중국의 단오 명절에 하는 용주(龙舟, 롱조우) 대회와 중국 단오절의 전통 음식인 종쯔(棕子, 종자)의 시초가 이곳이기 때문이다. 초나라 시인이자 정치가인 추위엔(屈原, 굴원)이 반대파의 모함으로 인해 성밖으로 추방당하고 슬픔에 젖어 떠돌다가 이곳에서 투신하였는데 이때가 마침 단오절이었다고 한다. 당시 사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시인이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를 찾기 위해 배를 타고 그를 찾아 호수를 헤매던 것이 현재의 용주 대회가 되었다. 또한 당시 굴원을 찾지 못하자 안타까움에 대나무통에 쌀을 넣어서 호수에 던지며 제사를 지냈던 행동에서, 단오때 대나무에 찹쌀을 싸 먹는 종쯔의 풍습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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