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여행 이야기/대만

대만(臺灣, 台湾, 타이완) 화롄(花蓮, 화련) - 치싱탄(七星潭, 칠성담) 해변

YK Ahn 2023. 7. 19.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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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이완(臺灣, 台湾) 동부 중앙에 위치한 화롄(花蓮)은 제주도의 2.5배 크기로 대만에서 가장 큰 현이지만 90%넘는 지역이 산악지형이어서 거주 인구는 32만명으로 인구가 가장 적은 현 중 하나이다. 하지만 서쪽으로는 대만의 중앙산맥, 동쪽으로는 태평양이 펼쳐진 천해의 풍경 때문에 대만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휴양지라고 한다. 

 대만의 원주민들이 원래 살던 곳이나, 1851년 중국 한족이 이곳에 와서 이곳 삼각주에 물이 거세게 회오라치는 것을 보고 대만방언 발음으로 호에리안(洄瀾)이라고 불리다가 이후 대만어 발음인 화롄(花蓮)으로 변경되었다고 한다. 이 화롄에서 가장 아름답고 가장 유명한 세 곳이 치싱탄(七星潭), 칭슈이뚜안야(清水斷崖), 타이루거 국가공원(太魯閣國家公園)이다. 이 중 숙소에서 가장 가까운 치싱탄부터 가보았다. 

 화롄에서도 역시 전동스쿠터를 빌려서 타고 돌아다녔는데, 화롄은 대중 교통이 별로 발달하지 않은데다가 위의 세곳이 모두 화롄 중심지에서 조금 떨어져 있기 때문에 자동차든 전동스쿠터이든 오토바이든 뭐든 이동수단이 필요했다. 치싱탄은 화롄 중심지에서 6km정도 북쪽에 위치한 해변이다. 해안을 따라 북쪽으로 올라가다보면 공군비행장을 지나자마자 나오는 넓은 해변이 나오는데 이곳이 치싱탄이다. 

 치싱탄(七星潭, 칠성담)은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사실 해변이 아니라 연못(潭, 담)이다. 원래 치싱탄은 지금 공군비행장이 있는 지역으로,  'L'자 모양처럼 저지대 습지였다. 북두칠성처럼 생겼다하여 치싱탄이라 불리다가,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군이 이곳에 군용비행장을 만들기 위해 저지대를 매립하고 이곳에 살던 원주민들을 현재의 치싱탄 지역인 해변으로 강제 이주시켰다고 한다. 이 이주민들은 예전에 자신이 살던 치싱탄 지역을 그리워하여, 해변으로 이주한 이후에도 스스로를 치싱탄인이라고 불러 이후, 현재 이곳의 이름이 치싱탄으로 알려지게 되었다고 한다. 

 크고작은 동글동글한 자갈들로 이루어진 이 해변은 초승달처럼 생긴 만인데 그 풍경이 정말 비현실적으로 멋있다. 개인적으로 대만 여행에서 가장 멋진 곳을 뽑는다면 이 화롄지역일 정도로 멋진 절경이다.

 햇볕이 살갗을 파고드는 느낌의 뜨거운 여름이지만 꽤 많은 사람들이 치싱탄의 풍경을 즐기고 있었다.

 모래사장이 아니라 조금 아쉽기는 했지만, 이런 자갈해변은 모래가 없기 때문에 해변의 물이 더 투명한 듯 하다. 

 투명한 에메랄드 색의 바다가 너무 매혹적이지만, 화롄의 해변은 물살이 거칠고 파도가 세서 대만에서 가장 위험한 해안 중 하나로 꼽힌다고 한다. 

 정말 멋진 풍경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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