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여행 이야기/중국 - 화남 지역

중국 광동성(广东省) 조경(肇庆, 자오칭) - 정호산(鼎湖山, 띵후샨)

YK Ahn 2023. 1. 8.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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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서 경상도의 옛이름이 영남인 것과 같이, 중국에도 영남(岭南, 링난)이라는 옛이름을 가진 지역이 있다. 지금은 화남(华南, 화난)이라고 불리는 지역과 꽤 겹치는데, 중국의 영남, 즉 링난은 난링(南岭, 남염)산맥의 남쪽이라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이다. 이 난링산맥은 그 산이 매우 험해서 중국의 중원과 교류가 거의 없었으며 문화와 말도 달랐다고 한다. 그래서 이 지역을 따로 링난이라고 부른 것인데, 지금의 광동(广东, 광동), 광서(广西, 광시), 하이난섬(海南岛, 하이난다오), 마카오(澳门, 아오먼), 홍콩(香港, 샹강) 그리고 후남(湖南, 호남)의 남부 일부지역 등이 포함된다고 한다.

 중국 링난 지역의 4대 명산이라고 불리는 산들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이 자오칭(肇庆, 조경)에 있는 딩후샨(鼎湖山, 정호산)이다. 이 4대 명산에는 띵후샨 외에도 광동 샤오관(韶关, 소관)의 딴샤샨(丹霞山, 단하산), 광동 후이저우(惠州, 혜주)의 루오푸샨(罗浮山, 나부산), 역시 광동 포산(佛山, 불산)의 씨치아오샨(西樵山, 서초산)등이 있다. 이 4대 명산들이 모두 광동성에 있기 때문에 광동 4대 명산이라고도 불린다. 중국 링난 4대 명산 중 하나인 이 띵후샨은 치씽옌(七星岩, 칠성암)과 같이 묶여서 자오칭 씽후루요우징추(肇庆星湖旅游景区, 조경 성호여유경구)란 이름으로 5A급 국가관광지로 등록되어 있다.

 

중국 광동성(广东省) 조경(肇庆, 자오칭) - 칠성암(七星岩, 치씽옌)

중국 광동성(广东省)의 성도인 광저우(广州, 광주)에서 서쪽으로 100km정도 떨어진 곳에 자오칭(肇庆, 조경)이라는 인구 400만명의 도시가 있다. 경사가 시작되는 곳이라는 뜻의 자오칭은 원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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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장권은 70위안이나 치씽옌에서 100위안에 두 곳을 모두 볼 수 있는 표를 구매하였기에 QR코드로 확인만 하고 입장할 수 있었다.

 호텔 퇴실전까지 다시 돌아가야 했기에 아침부터 부지런히 등산을 시작하였다.

 등산로의 초반은 전기셔틀을 타고 갈 수 있게끔 도로가 포장되어 있어서, 약간 동관(东莞)의 관음산국가삼림공원(观音山国家森林公园, 관인샨궈지아선린공위엔)을 떠올리게 하는 모습이다.

 

중국 광동성(广东省) 동관(东莞) - 관음산국가삼림공원(观音山国家森林公园, 관인샨궈지아선린

중국 광동성(广东省) 동관(东莞)의 동남쪽, 동관과 심천(深圳, 선전) 그리고 혜주(惠州, 후이저우)의 경계지점에 관음산(观音山, 관인샨)이라는 나름 유명한 산이 있다. 광동성에 살다보면 언젠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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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금 더 걸어가자 드디어 아스팔트 길이 아닌 등산로가 나오기 시작했다. 중국의 등산로는 한국의 자연적인 등산로와는 다르게 이렇게 다 시멘트와 벽돌들로 이루어진 계단이다.

 중국도 이런 계곡의 물은 굉장히 맑다.

 얼마 올라가지 않아 페이슈이탄(飛水潭, 비수담)이라는 멋진 폭포도 볼 수 있다. 중국은 아직 한국처럼 등산을 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고 보통 가볍게 산책하는 식으로 낮에 왔다 가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열심히 땀 흘려서 등산하는 사람들보다는 일상생활복을 입고 갑자기 나온 것 같은 복장이 많고 생각보다 하이힐같은 구두를 신고 오는 사람들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폭포를 지나자 산으로 올라가는 길이 가파라지기 시작했다.

 중간에 산의 거대한 암석을 정을 하나씩 다듬어서 계단처럼 만든 듯한 곳도 나왔다.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들었을 듯...

 그렇게 올라가다보니 띵후샨의 이름의 근원인 띵후(鼎湖, 정호)를 볼 수 있었다. 원래 이 호수의 이름은 산꼭대기에 있는 호수라는 띵후(頂湖, 정호)였으나, 중국 문명의 시조이자 황제(黃帝)가 치우(蚩尤, 치요우)를 물리친 후, 이곳에 띵(鼎, 정)을 던졌다고 하여 띵후(鼎湖, 정호)라고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사천(四川, 쓰촨)의 구채구(九寨溝, 주자이거우)에서나 볼 수 있을 줄 알았던 에매랄드색의 호수를 생각보다 더 자주 접할 수 있는 듯 하다.

 원래는 이 띵후를 지나서 한참을 더 올라갈 수 있지만, 숙소 퇴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그만 내려가기로 하였다. 영남의 4대 명산이라고 하지만 큰 산이 많이 없는 중국 남부이기 때문이라 그런지 높이는 해발 1000m로 그렇게 높지 않다. 설악산이 1700m이고 지리산이 1900m이니 설악산과 지리산보다 한참 낮은 산인 셈이다.

 내려가는 길에 경운사(庆云寺, 칭윈스)를 볼 수 있었다.

 당나라때 생긴 사찰인데, 계속 그 규모를 키워나가고 있다고 한다. 

 산을 내려오기 위해서는 이 사찰을 통과해야 했다. 

산 정상까지 가지 않고 띵후까지만 갔다가 돌아오는 코스는 대략 3시간 반정도 걸렸다. 거리로는 왕복 12km정도인데, 그렇게 높지 않아서 크게 무리가지 않는 등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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