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여행 이야기/중국 - 화동 지역

중국 저장성(浙江省, 절강성) 항저우(杭州, 항주) - 시후(西湖, 서호) 산책하기

YKAhn 2024. 10. 2.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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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여행의 추가/수정글>

 

중국 저장성(浙江省, 절강성) 항저우(杭州, 항주) - 시후 (西湖, 서호)

중국 동부 해안가에 위치한 절강성 (浙江省, 저장성)은 항주(杭州, 항저우)를 성도로 가지고 있다. 항저우라는 도시는 이전에도 몇번 들어본 적이 있지만, 뭔가 딱히 강한 임팩트가 있는 도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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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과 경기도를 합친 것보다 1.5배 더 큰 항저우를 하루이틀만에 구경한다는 것은 사실 완전한 어불성설이지만, 그래도 항저우(杭州, 항주)의 시후(西湖, 시후)를 구경한다는 것은 조금 다른 의미가 될 것 같다.

 중국에는 사실 시후라는 이름을 가진 호수가 정말 많다. 그 중에서도 그 항저우의 시후는 만리장성, 계림의 풍경, 베이징의 자금성, 안휘성의 황산, 장강삼협, 진시황의 병마용 등등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중국의 문화유산과 풍경 중 하나로 뽑힌다.

 지도에서 보면 항저우를 북동-남서로 가로지르는 첸탄장(钱塘江, 전당강)의 왼쪽에, 항저우 도시의 남서쪽에 위치한 호수이다. 워낙 거대한 호수들이 많은 중국에서 가로-세로길이가 각각 3km정도 밖에 되지 않고 호수 둘레도 15km정도 밖에 되지 않는 크기의 호수이지만, 중국 최초 10대 명승지 중 하나이자, 최초 5A급 관광지 중 하나로 지정되었을 정도로 유명하다. 이런 시후의 풍경은 1위안짜리 지폐의 뒷면에 각인되어 있으며, 중국 여권의 한 페이지에도 들어가 있다. 

 아침부터 시후를 구경하기 위해 호텔을 나섰다. 항저우는 오대십국 중 하나인 900년대인 오월국(吴越国)과 1,100~1,200년대였던 남송(南宋)의 수도였을 정도로 역사가 깊은 도시이다. 이런 화동지방의 오래된 도시들은 뭔가 특이한 그들만의 분위기가 있다. 

 아침으로 먹은 샤오롱바오(小笼包, 소롱포)와 훈툰(馄饨, 혼돈). 

 간단한 아침을 먹고 시후쪽으로 이동하였다.

 드디어 도착한 그 유명하다는 시후. 도시 거리에는 사람이 없었는데, 시후에 도착하니 여기저기 사람이 북적거리는 것이 보였다.

 항저우가 중국 문헌에 처음 등장하였을 때는 우린(武林, 무림)으로 불렸기 때문에 시후도 처음에는 우린슈에(武林水, 무림수)로 불렸다. 이후에도 여러가지 이름으로 불렸다고는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항저우의 옛이름 중 하나인 첸탕(钱塘, 전당)의 이름을 따서 첸탕후(钱塘湖, 전당호)나 또는 항저우의 서쪽에 있다고 하여 시후(西湖, 서호)라고 불렸다고 한다. 당나라의 시인이자 항저우의 관리였던 백거이(白居易, 빠이주이)가 자신의 시에서 이 호수를 시후라고 지칭하면서 이후 대부분의 문인들이 시후라는 이름을 쓰기 시작했고, 이후 시후라는 이름이 통용하는 이름이 되었다.  

 오월국과 남송의 수도가 되면서 항저우는 매우 발전하였는데, 시후도 이때에 급속도로 개발이 되었다. 이후 원나라 시대에는 방치되었다가 다시 명나라 시대에 복원되었고, 시후의 가장 유명한 풍경 중 하나인 싼탄인위에(三潭印月, 삼담인월)은 청나라 시대에 다시 복원된 것이라고 한다. 

 시후에는 남송시대에 그려진 서호산수화에서 유래한 시후스징(西湖十景, 서호10경), 현대에 추가된 신시후스징(新西湖十景, 신서호10경), 청나라때 불린 시후스빠징(西湖十八景, 서호 18경)등 다양한 경치들이 있는 이들은 한번에 다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봄-여름-가을-겨울에만 볼 수 있는 경치들도 있다.

 아래는 지셴팅(集贤亭, 집얼정)이라는 정자로 청나라 시대의 서호 18경 중 하나이다.

 중국 춘절의 풍습 중 하나는, 가족과 친지들이 모인 날에 이렇게 모두 나와서 산책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딜가나 사람이 북적거린다. 

 궁전을 물에 띄어 놓은 듯 한 저것은 유람선이다.

 또다른 거대한 유람선.

용진챠오(涌金桥, 용금교). 청나라 때 만들어진 다리라고 한다. 

 호수의 동쪽에는 물에 반쯤 잠긴 황금소의 동상이 있다. 시후는 고대에는 진뉴후(金牛湖, 금우호), 즉 '황금소의 호수'라고 불렸다고 한다. 전설에 의하면, 고대 사람들은 이 호수의 바닥에는 황금소가 있는데, 호수가 마르면 황금소가 나타난다고 믿었다고 한다. 한나라 시대에 관리들은 이 황금소를 잡아서 황제에게 바치기 위해 호수의 물을 모두 빼내었고, 마침내 황금소가 나타나자 관리들은 황금소를 잡기 위해 바닥이 들어난 호수로 뛰어 들어갔다고 한다. 이를 본 황금소가 입을 벌려 물을 뱉어냈었고 순식간에 호수에는 다시 물이 차면서 관리들은 모두 잠겼다고 한다. 이후 서호는 더이상 물이 마르지 않았고 따라서 황금소도 다시 볼 수 없었다고 한다. 

 소가 뱉어내기에는 물이 너무 많지 않나 싶다.

 서호 10경의 하나인 리우랑원잉(柳浪闻莺, 유랑문앵)은, 버드나무가 가득한 시후의 이 남동쪽 지역에서 여름 바람에 물결치는 버드나무를 보며 꾀꼬리 소리를 듣는 것이라는 뜻인데, 쌀살한 춘절에는 볼 수 없는 풍경이긴 하다. 

 시후의 북쪽에 있는 콰홍챠오(跨虹桥, 과홍교). 이 콰홍챠오의 동쪽에는, 비록 서호 10경에는 없지만 시후에서 가장 큰 섬이자 역사적으로도 매우 유명한 구샨(孤山, 고산)이 있다.

 이 구샨을 통과하면 시후의 북쪽에 있는 베이리후(北里湖, 북리호)와 시후를 나누는 빠이디(白堤, 백제)라는 제방길이 나온다. 

 2km정도되는 이 제방길의 양옆으로는 서호와 북리호를 볼 수 있는데다가, 길 위에는 갖가지 나무들이 심어져 있어 계절별로, 봄에는 복숭아 나무, 여름에는 버드나무, 가을에는 계수나무들이 서로 다른 풍경을 만들어주는 곳이다. 

 긴 시후 산책을 마치고 빠이디 제방길을 따라서 시후를 나오자 보이는 맥도날드. 배가 고파서 들어가보니 매장 안에도 사람이 가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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