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시아 여행 이야기/스리랑카

스리랑카(Sri Lanka) 케갈레(කෑගල්ල, Kegalle) - 밀레니엄 코끼리 재단(Millennium Elephant Foundation)

YKAhn 2024. 5. 21.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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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스리랑카 여행 글의 수정본>

캔디(මහනුවර, Kandy)에서 서쪽으로 35km정도 떨어진 곳에 케갈레(කෑගල්ල, Kegalle)라는 도시가 있다. 스리랑카의 남서쪽 내륙에 위치한 사바라가무와(සබරගමුව පළාත, Sabaragamuwa) 지방의 가장 큰 도시이지만 워낙 내륙에 위치하고 있는 곳이라 그런지 거주 인구는 10만명이 안된다. 하지만 이곳이 유명한 이유는 바로 케갈레의 동북쪽에 위치한 피나왈라(පින්නවල, Pinnawalal)라는 작은 지역에 있는 피나왈라 코끼리 고아원(පින්නවල අලි අනාථාගාරය, Pinnawala Elephant Orphanage) 때문이다. 다음 목적지인 누와라 엘리야(නුවර එළිය, Nuwara Eliya)가 캔디에서 남동쪽으로 75km 떨어진 곳에 있기 때문에, 캔디에서 오히려 서쪽으로 35km정도를 가야하는 이 코끼리 고아원은 사실 계획에서 약간 보류하던 곳이었다. 처음에 여행을 계획할 때에는 가보려고 했었으나, 스리랑카의 교통 수단을 보고 힘들수도 있겠다 싶어서 거의 취소했던 곳인데, 왕립 식물원을 보고 나와서 잡은 뚝뚝 운전기사가 추천해서, 코끼리를 보고 누와라 엘리야로 이동하는 것으로 변경한 것이었다. 

 피나왈라 코끼리 고아원이 가장 유명하지만, 뚝뚝 운전기사가 3km정도 남쪽에 비슷한 것이 하나 더 있고, 오히려 피나왈라 코끼리 고아원은 사람도 많고 코끼리도 멀리서 봐야 하지만, 자기가 추천하는 곳은 코끼리를 바로 앞에서 볼 수도 있고 목욕을 시켜주거나 타는 것도 가능하는 등, 더 좋다고 해서 그곳으로 가보게 되었다. 즉 우리가 방문한 곳은 밀레니엄 코끼리 재단(Millennium Elephant Foundation)이라는 곳이었다. 

 이 밀레니엄 코끼리 재단은 1979년에 삼 사마라싱허(Sam Samarasinghe)라는 사람이 코끼리를 목욕시킬 수 있는 곳으로 만들었으나, 그의 사후 1999년 세계동물보호협회의 도움으로 현재의 비영리 밀레니엄 코끼리 재단으로 설립되었다고 한다. 뚝뚝 운전기사가 자기는 밖에서 기다릴텐니 가방은 차에 맡겨두면 된다고 해서 차에 가방을 놓고 중요한 물건만 챙겨서 코끼리 재단안으로 들어갔다. 생각보다 규모가 작아 보였는데, 들어가자마자 거대한 코끼리 뼈가 전시되어있어서 약간 놀랐다.

 야생에서 버려지거나 위험에 처한 코끼리를 구해서 보호하는 곳이라고 했는데, 코끼리를 타고 돌아다니는 관광객들을 보고 나니 정말일까 싶었다.

 입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코끼리에게 먹을 것을 주거나 만질 수 있는 곳이 있었다. 왠지 나이들고 힘들어 보이는 코끼리였다.

 생각보다 굉장히 유순한 코끼리들이다.

 이 밀레니엄 코끼리 재단의 가장 큰 특징은 코끼리를 목욕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10달러를 더 내면 코끼리 목욕을 시킬 수 있었던 것 같은데, 굳이 하고 싶지는 않았다.

 코끼리 목에 주렁주렁 걸려있으며 다리에 연결되어 있는 저 무거워 보이는 쇠사슬이 보는 내내 눈에 걸렸다.

 황소 코끼리의 테스토스테론이 급격히 증가하여 난폭한 성향을 지니게 되는 머스트(Musth) 주기의 코끼리라고 한다. 굉장히 공격적일 수 있기 때문에 따로 격리되어 있는 듯 하다.

 $30~40이면 코끼리를 탈 수 있지만, 왠지 코끼리를 보호하는 곳에 와서 코끼리를 타고 논다는 것이 아이러니하게 느껴져서 도저히 탈 수가 없었지만, 멋진 경험이 될 수 있을 것도 같다.

 비영리 기관이기 때문에 아마 관광객들의 입장료와 이런저런 수입으로 운영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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