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이야기/다른 맛 72

중국 베이징(北京, 북경) 음식 - 징장로우쓰(京酱肉丝, 경장육사)

중국의 베이징(北京, 북경) 음식인 징장로우쓰는 언뜻 보이게는 우리에게 익숙한 짜장면이 아닌가 싶다. 베이징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음식이지만, 베이징 뿐 아니라 중국의 산동 및 동북쪽에서도 자주 먹는 음식이라고 한다.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베이징 근처에서 두부를 팔아서 생계를 꾸리던 한 노인이 춘절에 손자를 위해 두부대신 돼지고기를 얇게 썰어서 춘장에 볶은 후 얇은 두부포에 싸서 줬던 음식을, 이 손자가 커서 정식 요리로 만든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이름도 경장육사, 즉 베이징의 장에 볶은 얇게 썰은 돼지고기라는 의미이다. 짜장면 맛에 익숙한 한국인에게는 춘장에 면 대신 돼지고기를 볶아 두부포에 싸 먹는 맛으로, 이질감이 전혀 없고 자꾸 손이 가게 만드는 음식이다.

중국 광동(广东) 음식 - 주두바오지(猪肚包鸡, 저두포계)

중국 광동(广东) 음식 중 주두바오지(猪肚包鸡, 저두포계)라는 음식이 있다. 이름 그대로 돼지고기와 돼지 내장, 닭고기를 넣고 끓인 음식인데, 광동의 동쪽지방의 하카(Hakka) 민족의 전통 음식이라고 한다. 한국 음식에서 비슷한 것을 찾는다면, 삼계탕과 돼지국밥을 섞은 듯 한 음식인데, 돼지국밥이나 삼계탕이 모두 깊이 우려낸 국물맛이 나는 것과 달리 이 주두바오지는 그렇게 깊이 있는 국물맛이 나지는 않는다. 처음 먹었을 때는 너무 밍밍하다는 느낌이었지만, 몇번 먹다보니 꽤 맛있다고 느끼게 되는 음식이 되었다. 특히 날씨가 쌀쌀할 때, 따끈한 주두바오지 국물을 먹으면, 돼지국밥이나 삼계탕 보다는 못하지만 그래도 속이 따뜻해지는 만족감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음식이다.

중국 광동(广东)음식 - 돼지족발면(猪脚面, 주자오미엔)

한국에 한우사골 설렁탕이 있다면 중국에는 주자오미엔(猪脚面)이 있다. 한우 사골을 우려내듯이 돼지 족발을 우려내어 만든 국물에 국수를 넣고 삶으면 되는 광동음식이다. 한국에서는 사골국물을 만들때 소뼈를 사용하지만, 중국에서는 거의 돼지뼈를 사용한다. 소뼈를 우려내서 먹는 문화가 없다보니 소뼈는 거의 버리는데, 그래서 정육점에서 소뼈를 사려고 하면 특이하게 쳐다보면서 엄청 싸게 살 수 있다. 사실 정육점에서 소뼈를 구하는 것도 쉽지는 않은데, 살을 발라서 뼈는 바로 버리다보니, 미리 정육점에 부탁해서 버리지 말고 모아달라고 해야 구할 수 있다. 중국인들 입장에서는 버리는 뼈를 돈주고 사겠다고... 예전에 캐나다에서는 소뼈나 돼지뼈는 버리고 대신 닭뼈로 사골국을 만드는 것을 보고도 신기했는데, 비슷하기는 해..

중국 쓰촨(四川, 사천) 음식 - 홍요우량미엔(红油凉面, 홍유양면)

한국에 냉면이 있듯이, 중국에도 량미엔(凉面, 양면)이 있다. 물냉면같은 량미엔도 있는지 모르겠지만, 비빔냉면같은 량미엔은 확실히 있다. 중국이 워낙 크기도 크고 지역마다 식문화가 조금씩 다르다보니, 량미엔도 각 지역마다 자신들의 특색에 맞춰 변화되었다. 올해에는 와이프가 량미엔 조리법을 배워 쓰촨(四川, 사천)식 량미엔을 자주 먹는데, 쓰촨식 량미엔은 홍요우량미엔(红油凉面, 홍유양면)이라고 불린다. 매운 음식을 '사랑하는' 한국의 비빔냉면보다야 매운 정도가 비교도 되지 않기는 하지만,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쓰촨사람들답게 량미엔도 고추기름을 포함한 양념을 비벼먹는 방식이다. 한국의 비빔면보다 훨씬 간단하고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산이나 공원등에서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중국음식 구운돼지족발(烤猪蹄, 카오주티)

한국에 돼지족발 음식이 있듯이, 중국에도 돼지족발 음식이 있다. 다만 한국의 족발은 돼지족발을 손질 후 양념에 삶은 것인 반면, 돼지족발 음식은 삶은 후 다시 그릴에 굽는다. 그래서 음식 이름도 구운돼지족발이라는 카오주티(烤猪蹄)이다. 굽다라는 뜻의 카오(烤)와 돼지족발이라는 뜻의 주티(猪蹄). 한국의 족발은 살을 다 바르고 잘라서 나오는 반면, 카우주티는 돼지족발이 통째로 나온다. 이것을 손을 잡고 (보통 일회용 비닐장갑이 같이 나온다) 갈비를 뜯듯이 족발을 뜯어먹는 것인데,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맛있다. 족발을 손으로 잡고 먹는 방식이다보니 꼭 음식점이 아니라 길거리 노점상에서도 파는 것을 볼 수 있다. 한국 족발음식은 족발뿐 아니라 쌈을 먹을 수 있는 상차림도 되어 있고 양도 더 많다보니 좀 비싸다..

중국 후난(湖南, 호남) 음식 - 홍샤오지위(红烧鲫鱼, 홍소적어)

지위(鲫鱼, 적어)는 중국어로 붕어를 뜻하는데, 홍샤오지위(红烧鲫鱼, 홍소적어)는 대략 붕어 조림이라고 해석되는 듯 하다. 하지만 한국의 생선 조림 음식과는 조금 다른데, 중국의 이런 생선 조림 요리들은 한국과는 달리 생선을 기름에 데친 후에 양념에 살짝 조린다. 그래서 한국 조림음식과는 달리 양념이 생선 안쪽까지 깊이 녹아들어가지 않아 겉에는 양념범벅이지만 안은 햐얀 생선 속살이 그대로이다. 또한 조리기 전에 먼저 생선을 기름에 데쳤기 때문에 껍질은 바삭하고 안은 부드럽고, 양념은 짭짤하며 약간 매콤하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중국에서 이렇게 기름에 데친 후 다시 조림을 한 생선 요리 중 맛있게 먹어본 음식이 별로 없어서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이 홍샤오지위는 이제까지 중국에서 먹어본 생선조림 요리 중 ..

중국 후난(湖南, 호남) 음식 - 칭지아오먼따구(青椒焖大骨, 청초민대골)

중국의 후난(湖南, 호남) 음식 중 가장 인상깊었던 음식 중 하나는 칭지아오먼따구(青椒焖大骨, 청초민대골)이 아닐까 싶다. 칭지아오(青椒)는 중국어로 피망이란 뜻으로, 피망과 소뼈를 양념에 버무려 찐 음식이다. 원래 그런 것인지 아니면 우리가 갔던 음식점이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뼈에 한가득 붙어 있을 고기를 생각하고 주문한 음식인데, 고기보다는 뼈가 대부분이었다. 대신 뼈 안에 있는 골수를 먹는 음식인듯 한데, 빨대와 젓가락으로 골수를 요리조리 빼내면서 먹어야 하는 음식이었다. 맛은 한국의 갈비탕과 매우 비슷하고 아마 살이 많았다면 한국의 갈비탕이라고 해도 믿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뼈가 매우 크고 무겁기 때문에 젓가락을 사용해서 먹는 것은 사실 불가능할 듯 하고, 뼈를 손으로 잡고 고기를 뜯어먹거..

중국 후난(湖南, 호남) 음식 - 샤주펀(杀猪粉, 살저분)

중국 후난 여행 중, 아침에 강아지 산책을 위해 동네 주변을 걷다보니 아침에도 사람들이 꽤 많이 있는 면 음식점이 있어 강아지 산책을 마치고 가보았다. 샤주펀(杀猪粉, 살저분)은 대표적인 후난의 면 요리로, 한국음식으로 치면 약간 부산 돼지국밥에 밥 대신 면이 들어간 느낌이다. 돼지고기로 우려낸 국물과 쌀국수, 그리고 갖가지 재료와 돼지고기는 아침에 굳이 찾아가 먹고 싶게 만드는 맛이다. 기름이 많아 국물을 마시지 않는 중국의 요리들이 많지만, 이 샤주펀 국물은 돼지국밥의 국물과 다름없이 구수하다. 이 음식점의 음식 비법인지는 모르겠지만, 같이 시킨 뉴로펀(牛肉粉, 우육분)도 샤주펀과 같이 돼지고기로 우려낸 육수 국물에 쌀국수를 삶고 고추, 샹차이 등의 재료와 양념, 그리고 소고기를 넣어서 만든 국수이다..

중국 후난(湖南, 호남) 음식 - 샤오지공(烧鸡公, 소계공)

중국 후난 음식 중 샤오지공(烧鸡公, 소계공)이라는 닭고기 요리가 있다. 한국의 안동찜닭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안동찜닭보다 더 투박하게 혹은 소박한 모습이다. 중국의 쓰촨(四川) 음식이 맵고 얼얼한 마라(麻辣)의 맛이라면, 후난 음식은 매운 라(辣)의 맛이다. 그래서 이 샤오지공도 매운 안동찜닭의 맛이다. 특히나 이 샤오지공은 후난성 중에서도 천처우(郴州)의 토속요리라고 한다. 맛은 매운 안동찜닭 맛인데, 한국사람이라서 그런지 개인적으로는 안동찜닭이 더 맛있는 듯 하다.

중국 쓰촨(四川, 사천) 음식 - 간궈투(干锅兔, 간과토)

한국에는 토끼요리가 없지만, 생각보다 해외에는 토끼고기를 먹는 국가들이 꽤 있다. 그 중 중국에서도 쓰촨사람들은 토끼고기를 유난히 좋아한다. 역시 중국 쓰촨요리인 마라투(麻辣兔, 마랄토)를 먹었을 때가 생애 처음으로 토끼고기를 먹었던 때였는데, 최근에 쓰촨에 놀러가서 또 토끼요리를 먹어보았다. 중국 사천(四川) 토끼요리 - 마라투 (麻辣兔 , 마랄토) 보통 음식의 다양한 문화는 아시아만큼 발달된 곳도 없을 것 같다고도 하며 아시아에서도 그 중 중국과 한국은 그 음식문화가 매우 발달되어 있다고 한다. 중국에 살면서 느끼는 것도 음식 문 rootahn.tistory.com 이번에 먹어본 토기요리는 간궈투(干锅兔, 간과토)라는 요리이다. 마라투를 먹었을 때는 자잘한 뼈들이 많아서 먹기 불편했는데, 이번에 먹어..

중국 쓰촨(四川, 사천) 음식 - 차이훠지(柴火鸡, 시화계)

중국 쓰촨(四川, 사천) 음식 중 차이훠지(柴火鸡, 시화계)라는 닭고기 요리가 있다. 시골에서 땔감에 토종닭을 양념에 끓여서 만드는 요리인데, 쓰촨의 닭도리탕 같은 맛이다. 물론 중국의 향신료가 들어가기 때문에 닭도리탕보다 맛은 훨씬 강하지만 그 맛은 둘이 우열을 가릴 수 없을 만큼 맛있다. 아마 신장의 신장다판지(新疆大盘鸡)가 이 음식의 변형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잘게 썰은 닭고리를 기름에 한번 튀긴 후, 간장과 마늘, 양파, 후추, 감자 등등을 넣고 땔감에 끓인 후 먹는 음식인데, 그 솥의 옆에 붙여 놓는 빈대떡같은 것이 하나의 트레이드 마크이다. 솥에서 끓고 있는 차이훠지의 냄새를 맡고 있으라면 입속에 침이 고이는 것을 멈출 수가 없다. 중국은 법으로 도시에서 땔감을 때는 것이 금지되어 있어 보통..

중국 요리 - 우화로우차오 샹하이칭(五花肉炒上海青, 오화육초 상해청)

우화로우차오 샹하이칭(五花肉炒上海青, 오화육초 상해청)라는 요리는 중국의 어느 지방에서나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음식이라 딱히 어디 음식이다라고 말하기 힘들정도로 대중적인 음식이다. 우리가 부르는 삼겹살을 중국에서는 우화로(五花肉, 오화육)라고 부르는데, 다섯겹의 비계와 고기가 서로 겹쳐서 있어 꽃같이 보이기 때문에 우화로라고 불린다고 한다. 샹하이칭(上海青, 상해청)은 청경채를 부르는 중국어이다. 즉 청경채와 삼겹살을 같이 볶은 요리인 것이다. 이외에 마늘과 고추, 후추등을 같이 넣어서 볶기 때문에, 삼겹살의 고소한 맛과 청경채의 시원한 맛 그리고 마늘과 후추등의 맛들이 곁들어져 입맛이 없을 때 입맛을 되살려주는 그런 음식이다.

중국 후난(湖南, 호남) 요리 - 샤오차오로우(小炒肉, 소초육)

중국의 후난(湖南, 호남) 음식 중 하나인 샤오차오로우(小炒肉, 소초육)은 사실 후난성 뿐 아니라 쓰촨(四川, 사천)같은 다른 성에서의 일반 음식점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는 음식이다. 그만큼 중국에서 후난음식 중 대표적이기도 하거니와 대중적인 맛이어서 중국 음식 중에서도 '밥도둑'이라 볼 수 있다. 돼지고기, 고추, 쓰촨 후추라고도 불리는 화자오(花椒, 화초)를 넣고 기름에 볶는 음식인데, 매운 맛과 얼얼한 마라의 맛 그리고 돼지고기 맛이 어우러져 우리나라의 매운 돼지고기 볶음과도 비슷한 맛을 낸다. 집에서도 와이프가 종종 이 요리를 해주는데, 정말 밥 한그릇이 후딱 없어지게 하는 밥도둑이다. 그래서 단점이라면, 이 요리가 나오면 밥을 너무 많이 먹게 된다는 것.

중국 쓰촨(四川, 사천) 음식 - 뉴로미엔(牛肉面, 우육면)

중국의 대표적인 면음식 중 하나인 뉴로미엔(牛肉面, 우육면)은 중국 어느 지방을 가던, 쉽게 찾을 수 있는 대중 음식이다. 원래 이 음식의 유래는 중국 사천(四川, 쓰촨)지방에서 대만으로 넘어간 사람이 만든 음식으로 당시 공산당과 국민당과의 내전 중 국민당 군인들에게 제공되었던 음식이라고 한다. 그래서 대만에도 대만 뉴로미엔이 있다. 대만 (Taiwan, 台湾) 음식 - 대만식 뉴로미엔 (牛肉面, 우육면) 대만이 아무리 일본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하더라도, 중국인들이기 때문에 중국과 문화가 정말 많이 비슷하다. 사회범절이나 공공법규등은 일본문화 영향이 큰 것 같지만, 그 나라의 가장 깊숙 rootahn.tistory.com 하지만 사천에서 파는 뉴로미엔은 아무래도 매운 것을 좋아하는 사천지방의 음식 영향..

중국의 구운 가지 요리, 카오치에즈(烤茄子)

한국에는 가지로 하는 요리가 몇개 없는 반면, 중국에는 가지 요리가 굉장히 다양하게 있다고 한다. 사실 가지를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굳이 음식점에 가서 가지요리를 시키지 않아서, 그렇게 많은 종류의 가지요리가 있다고 하는 중국에서도 가지요리는 몇개 먹어보지 못하였지만, 왠지 사람들과 시장이나 노점상에서 맥주를 마실 때 꼭 시키는 음식 중에 하나가 구운 가지 요리이다. 가지를 중국어로는 치에즈(茄子, 가지)라고 부르며, 이 가지를 꼬치구이 하듯이 불에 그냥 굽기 때문에 카오치에즈(烤茄子)라고 부른다. 가지를 길게 반으로 잘라서 넓게 핀 후 그 사이에 기름에 볶은 마늘과 고추를 넣어서 굽는, 굉장히 간단한 요리이지만 맥주를 마시기 위해 시켰던 이 구운 가지요리는 맥주를 한병도 못 마시고 가지를 다 먹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