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이야기 75

중국의 새우 요리 - 옌주샤(盐焗虾, 염국하)

최근에는 잘 안가지만 한동안 자주 갔었던 동관른자(东莞人家, 동관인가)라는 음식점은 그 이름처럼 광동음식, 그 중에서도 동관음식을 먹을 수 있는 식당이다. 아무래도 규모가 좀 크고 저렴하다보니 회식으로도 자주 갔었고, 때로는 몇명이서 맥주를 마시려고 가기도 했었는데, 이곳에서 가장 기억나고 인기있었던 요리 중 하나는 중국식 새우 찜요리인 옌주샤(盐焗虾, 염국하)가 아닐까 한다. 찜요리이긴 하지만 물에 찌는 것은 아니고 굵은 소금과 후추로 찐다. 잘 씻고 손질하여 물기가 없이 말린 대하를, 따뜻하게 데워진 소금과 후추로 가득채워진 냄비에 올리고 뚜껑을 닫은 후 10~15분정도 찌는 요리인데 바삭하고 통통한 대하의 맛과 매우 짭짜름한 맛이 잘 어울려서 맥주를 부르는 맛이다. 다만 좀 많이 짜다보니 그렇게 많..

중국 후난(湖南, 호남) 음식 - 마라샤오롱샤(麻辣小龙虾, 마랄소용하)

한국에 치킨과 맥주가 있다면 중국에는 마라샤오롱샤(麻辣小龙虾, 마랄소용하)와 맥주가 있다. 안그래도 익으면 빨갛게 변하는 민물 가재를 마늘, 파, 생강, 고추등 갖가지 양념을 넣고 기름에 볶는 요리이다. 쓰촨(四川, 사천)의 자랑인 훠궈(火锅)와 비슷한 맛이 나서 쓰촨 음식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 민물가재는 아시아에 없던 종이지만, 20세기 초에 미국에서 일본으로 그리고 다시 중국으로 전파되었는데, 이후 후난성의 음식으로 자리 잡은 후 20세기 말에 중국 전역에 유행처럼 퍼져나가게 되었다고 한다. 한국 사람들에게는 조금 생소한 음식이지만, 중국에서는 저녁에 친구들이나 가족들과 같이 이 마라샤오롱샤를 먹으며 맥주를 마시는 풍경은, 한국에서 치맥을 하는 모습처럼 매우 자연스럽다. 워낙 노점상에서 많이 파는 ..

중국의 짜장미엔(杂酱面, 작장면)과 한국의 짜장면 혹은 자장면

예전에 중국에 오기 전 한국에 있을 때, 간혹 들었던 말이 '중국에는 짜장면이 없다' 혹은 '짜장면이 있지만 우리가 먹는 짜장면과는 다르다', '예전에는 짜장면이 있었지만 지금은 없다' 등이었다. 중국 식당의 대표적인 음식이자 어렸을 때 외식, 성인이 되어서는 별미, 이사하는날 꼭 먹는 음식의 대명사였던 중국 식당의 짜장면이 중국에 없다니? 이게 뭔가 싶었다. 사실 중국에도 짜장면이 있다. 중국어로는 자장미엔(杂酱面)이라고 부르며 한국식 한자로는 작장면이라고 읽어야 하는 이 자장미엔이 우리가 부르는 중국 짜장면이다. 중국이 워낙 크고 다양한 민족들이 만든 역사가 길다보니 지역에 따라 짜장면도 각기 조금씩 다른데, 이 중 한국에서 파는 짜장면은 중국의 화북지역인 베이징(北京, 북경)의 자장미엔이 한국식으로..

중국 사천의 소세지 - 쓰촨 샹창 (四川 香肠, 사천 향장)

서양에는 소시지(Sausage), 한국에는 순대가 있다면 중국에는 라창(腊肠, 랍장)이라는 소세지 음식이 있다. 중국이라는 나라가 워낙 크고 역사라 오래되다 보니 각 지역별로 각기 다른 라창들이 있는데, 이 중에서도 쓰촨(四川, 사천)지역의 음식인 쓰촨 샹창(四川 香肠, 사천 향장)이 굉장히 맛있다. 와이프 고향이 사천지역이다 보니 장모님께서 종종 이 샹창을 보내주셔서 집에서 먹는데, 한국에서 젊은 세대들이 스팸과 김친만 있어도 밥 한공기는 뚝딱 해치울 수 있다는 것처럼, 이 샹창도 샹창과 김치만 있으면 밥 한공기는 정말 쉽게 없어진다. 특히 샹창은 쓰촨 음식답게 약간 매콤한 맛과 돼지고기의 기름진 맛이 나는데, 여기에 생마늘을 얇게 잘라서 같이 먹으면 정말 맛있다. 딱히 음식을 하기 귀찮지만 잘 먹고 ..

중국 신장 (新疆, 신강) 요리 - 신장다판지(新疆大盘鸡, 신강대반계)

한국에 찜닭 혹은 닭도리탕과 비슷한 음식이 중국에도 있는데, 신장의 요리인 신장다판지(新疆大盘鸡, 신강대반계)가 바로 그것이다. 직역하자면, '신장지역의 큰쟁반닭 요리'정도일 듯 한데, 먹기 좋은 크기로 썰은 닭에 감자, 피망, 파, 후추, 양파, 생강, 고추가루를 넣어 끓인 닭고기 요리이다. 생김새는 닭도리탕과 비슷한데, 맛은 매콤한 양념의 찜닭과 비슷하다. 신장사람들이 매운 음식을 좋아한다는 것을 들은 적이 없어 찾아보니 쓰촨(四川, 사천)사람이 이 신장지역으로 이주해 와서 쓰촨음식 요리법과 신장요리법을 합쳐서 만들어낸 음식이라고 한다. 이제는 중국의 도시마다 볼 수 있는 신장 음식점에서 신장다판지를 시켜서 밥 한공기를 뚝딱해보자.

중국 쓰촨 (四川, 사천) 요리 - 훠궈(火锅, 화과)

한국인이 좋아하는 중국 요리 중 많은 것들이 쓰촨(四川, 사천) 요리인데, 사천 요리 중 으뜸은 훠궈(火锅, 화과)이지 않을까 싶다. 팔팔 끓는 마라(麻辣, 마랄) 맛이 굉장히 강한 국물에 샤부샤부와 같이 여러 종류의 고기(소고기, 돼지고기, 양고기, 내장 등), 채소, 생선 등을 익히거나 데쳐 먹는 음식이 바로 훠궈인데, 여러 지방마다 각기 독특한 훠궈가 있기는 하지만, 훠궈의 시초는 바로 쓰촨과 총칭(重庆, 중경)이다. 총칭이 중국 현대에 들어와 쓰촨에서 분리되었기 때문에 쓰촨음식이라고 해도 좋으나 쓰촨의 훠궈와 총칭의 훠궈는 그 맛이 약간 다르다고 하며, 총칭의 훠궈가 더 마라맛이 강하다고 한다. 한국의 매운맛과는 다르게 쓰촨의 매운맛은 매운 것과 더불어 입안이 얼얼한 느낌도 굉장히 강하기에 처음에..

중국 베이징(北京, 북경) 요리 - 베이징 카오야(北京烤鸭)

중국의 각 지방 특색음식 혹은 유명한 음식들 중에서, 베이징 음식으로 가장 잘 알려진 것이 이 베이징 카오야(北京烤鸭)가 아닐까 생각한다. 흔히 베이징 덕 (Peking duck)이라고 불리는, 간단히 말하면 오리 구이로, 양념 후 오븐에 구워 바삭한 껍질과 부드러운 살코기가 어우러진 음식이다. 중국의 대표적인 왕실에 제공되던 음식이며, 말그대로 '북경의 구운 오리'라는 이름이다. 먹기 좋게 썰어나온 오리 고기와 함께, 밀전병 및 소스와 오이나 파 같은 야채들이 나오는데 이 밀전병에 기호에 따라 싸 먹으면 된다. 동북성쪽 음식과 비슷한 느낌이 나기도 하는데, 아마 같은 북방음식이라 그런것이 아닐까도 싶기도 하다. 한국에도 오리 구이 음식이 있기 때문에 뭔가 많이 색다르다라고 느끼기는 힘들 듯 하나, 바삭..

중국 쓰촨 (四川, 사천) 요리 - 쑤안차이위(酸菜鱼, 산채어)

중국 쓰촨 (四川, 사천) 요리인 쑤안차이위(酸菜鱼)는 물고기와 중국식 김치인 파오차이(泡菜)를 넣어 끓이는 탕요리 인데, 사천의 요리 대부분이 한국 사람들의 입맛에 맞듯이 쑤안차이위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샹차이(香菜, 향채)가 많이 들어가는 요리임에도 불구하고 샹차이를 생으로 먹는 것이 아니다보니 그 맛이 그렇게 강하게 나타나지도 않고, 생선의 부드럽고 두툼한 살과 더불어 중국 사천성 파오차이의 맛이 매우 잘 어울리는 음식이다. 사천 음식점에 가면 큰 그릇에 생선탕 같은 것을 많이 먹는데, 그게 이 쑤안차이위이다. 한국 탕음식은 국물을 주로 마시는 음식이지만, 중국의 탕은 건더기만 먹고 국물은 먹지 않는 문화이기 때문에 국물은 보통 먹지 않는다. 한국 사람들이라면 밥 한공기 달라고 해서 먹..

중국 신장 (新疆, 신강) 요리 - 신장 반미엔 (新疆拌面, 신강 반면)

신장웨이우어즈즈추(新疆维吾尔自治区, 신장 위구르자치구)는 줄여서 보통 신장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중국의 가장 북서부에 위치한 성이며, 중국과 주변 국가의 경계지역이다보니 위구르족과 한족 외에도 카자흐족, 몽골리안, 러시안 등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섞인 지역이다. 신장 음식 중 신장반미엔은 신장의 비빔면으로 야채와 고기등을 면과 따로 요리하여 비벼먹는 면이다. 사진에서 왼쪽 밑이 면이며 왼쪽 위가 양념이고, 두번째 사진이 비비고 난 후이다. 기호에 따라 양념 양을 조절할 수 있고 샹차이등 중국 특유의 맛을 내는 향신료가 별로 없어 부담없이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중국 간수 (甘肃, 감숙) 요리 - 란조우 라미엔(兰州拉面, 란주랍면)

중국 간수셩 (甘肃省, 감숙성)은 중국 서북부에 위치하여 있으며 내몽골과 칭하이셩 사이에 길게 껴있는 형상으로, 이슬람과 중국의 불교 문화가 어우러져 있는 곳이라고 한다. 란조우 음식 중 중국에서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란조우 라미엔(兰州拉面, 란주랍면)이다. 란조우는 간수셩의 성도인 란조우이며, 라미엔은 한국어로는 랍면이며 흔히 중국집에서 보는 밀가루를 반죽하여 길게 당기는 작업을 반복하여 만들어진 면을 랍면이라고 부른다. 이렇게 만들어진 면은 우리가 보통 말하는 수타면으로 면발이 얇으나 각 면발의 굵기가 일정하지 않다. 란조우 라미엔은 뉴로우미엔(牛肉面, 우육면) 중 하나로 분류할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뉴로우 미엔이 진한 국물을 가지는 것과 달리 란조우 라미엔은 맑은 국물이다. 맑은 국물..

중국 중경 (重庆, 총칭) 요리 - 총칭 샤오미엔(重庆少面, 중경 소면)

중국 중경 (重庆, 총칭) 요리 - 총칭 샤오미엔(重庆少面, 중경 소면) 중국 총칭(重庆, 중경)은 1997년에 쓰촨성(四川省, 사천성)의 한 도시에서 독립된 도시로 분리되었는데, 그러다보니 총칭 음식은 쓰촨음식과 사실 같지만 총칭 이름이 들어가는 요리 중 총칭 샤오미엔(重庆少面, 중경 소면)은 쓰촨이나 타 지방에서도 유명한 요리이다. 총칭 샤오미엔은 쓰촨요리와 같이 매운 고추기름이 그대로 보이는 면 요리이다. 밀가루 면으로 간단히 요리할 수 있는 음식으로 아무리 비싼 곳에서 먹어도 20원이 넘지 않을 만큼 저렴하고 주문하면 10분안에 음식이 나올 정도로 빠르다. 우리 나라에도 사천 음식이 맵다고 알려져 있지만, 곧잘 한국 사람은 매운 음식을 잘 먹어 문제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나, 쓰촨음식이나 총칭 음식..

대만 (台湾) 음식 - 台湾胡椒虾 (타이완후지아오샤/대만호초하), 秘制奶油玉米 (위미나이요미쯔/비제내유옥미), 盐酥鸡 (옌수지/염소계)

솔직히 대만 음식을 먹을 때 딱히 '와, 정말 맛있다'라고 느꼈던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대만 음식은 완전 일본 음식이거나 아니면 그냥 중국 음식 같은데, 중국 음식은 아마도 푸젠성(福建省)쪽 음식인 것 같다. 대만 음식점에 가면 보통 새우음식을 많이 파는 것 같은데, 그 중 타이완후쟈오샤(台湾胡椒虾)라고 불리는 구운 새우와 미쯔나이요위미(秘制奶油玉米)라고 불리는 버터옥수수구이, 그리고 옌수지(盐酥鸡)을 시켜 보았다. 개인적으로 새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그런지 구운 새우는 딱히 맛있지는 않았지만, 새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좋아할 음식 같다. 새우가 크다보니 껍데기를 벗긴 새우의 살을 씹는 맛이나 식감이 좋은 것 같다. 버터 옥수수 구이는 딱 예상하는 그 맛에서 전혀 벗어나지 않는다. 미쯔나이요..

중국 운남성(云南省) 음식 - 윈난궈차오미씨엔 (云南过桥米线, 운남과교미선)

중국 운남성(云南省) 음식 - 윈난궈차오미씨엔 (云南过桥米线, 운남과교미선) 중국 운남성 음식 중 윈난궈차오미씨엔(云南过桥米线)은 광서성(广西省) 계림쌀국수(桂林米粉)와 비슷한 국수인데, 국물이 훨씬 진한 육수라는 것이 다른 것 같다. 국수 자체로는 계림 쌀국수와 같은 면이고, 먹는 방식은 약간 사천성(四川省)의 훠궈(火锅)와 같이 육수에 갖은 채소와 고기등을 넣어 먹는 것인데 훠궈가 국을 끓이면서 채소, 야채, 고기등을 넣어먹는 것이라면 윈난궈차오미씨엔은 이미 끓여서 나온 국에 이런 것들을 담궈먹는 형태이다. 아무리 국이 뜨겁게 끓여서 나온다한들 야채등을 직접 넣어서 끓이는 것이 아니다보니 살짝 데쳐먹는 느낌이고 훠궈보다 훨씬 채소 그대로의 맛이 난다. 운남성이 지리적으로 광서성과 사천성 중간에 껴있다..

대만 (Taiwan, 台湾) 음식 - 대만식 뉴로미엔 (牛肉面, 우육면)

대만이 아무리 일본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하더라도, 중국인들이기 때문에 중국과 문화가 정말 많이 비슷하다. 사회범절이나 공공법규등은 일본문화 영향이 큰 것 같지만, 그 나라의 가장 깊숙한 문화 중의 하나인 식문화는 거의 중국과 동일하다. 중국내에도 같은 음식이라고 하더라고 지방마다 그 맛이나 조리법이 약간씩 다른데, 중국 음식과 대만 음식과의 차이는 딱 이정도 차이이다. 뉴로미엔(牛肉面)이라고 부르는 우육면 또한 중국 내륙에도 있는 음식인데, 그 맛도 대만의 우육면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다만 대만 음식이 중국음식보다 뭔가 더 쾌쾌한 혹은 걸죽한 맛이 더 강한데, 대만의 뉴로미엔도 중국의 뉴로미엔보다 더 맛이 강하다.

중국 광동(广东)지역의 브런치, 얌차(饮茶)

서양에 아침과 점심을 겸해서 먹는 브런치(Brunch) 문화가 있다면, 중국의 광동지역에는 얌차(饮茶) 문화가 있다. 우리나라 말로 하면 음차(飲茶), 즉 차를 마신다라는 의미이다. 중국 표준어인 보통화 발음은 인차(饮茶, Yin Cha)이지만, 이 식문화 자체가 광동 문화이다보니 광동어로 얌차(Yam Cha)라고 하는 것이 더 적절할 것 같으며 광동에서는 인차 보다는 얌차로 얘기한다. 당연히 광동어를 주로 사용하는 홍콩에서는 얌차로 통한다. 서양의 브런치가 커피와 함께 베이컨, 스크램블 에그, 소세지나 빵등을 먹는 것이라면, 얌차는 멋들어진 차와 함께 다양한 딤섬(點心)을 즐기는 것이다. 딤섬을 우리나라말로는 만두라고 표현해야 하겠지만, 단순히 만두라고 하기에는 무언가 부족한, 'Lost in tran..